어른들의 눈에 보이는 요즘 아이들은 뭔가 덜 성숙해 보이고, 책임감도 전만 못한 것같이 느껴진다. 게다가 어른에 대한 예의나 버르장머리도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우리 부모 세대의 책임이겠지만 아무리 보아도 너무나 생각이 짧은 것처럼 느껴지고, 매사에 즉흥적으로 보이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그 즉시 손에 쥐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세대로 비쳐지는 것이 모든 기성세대의 생각일 것이다.

옷 입는 것, 먹는 것, 좋아하는 것, 심지어는 말투까지도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예전에 신세대를 자처하면서 민주화를 외쳤던 386세대가 이미 40대를 넘어 50대를 바라보면서 그들의 자녀들이 자라서 새로운 신세대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들은 19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서 이미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졸업하여 사회에 어느 정도 참여하게 되었고 소비활동이 시작된 소위 Y세대, 혹은 밀레니엄 세대라는 이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다르게 경제적 풍요를 경험하였고, 많아야 한두 명의 자녀로 가정에서 자라났고, 부모와의 수평적 관계를 기대하면서 성장하였다. 또한 경제적 여유 속에서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IT 기술을 실제로 생활 가운데서 사용하는 그런 세대이다.
이런 이유에서 신세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의 기계들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고 서구적인 생활 방식에도 별로 거부감이 없다. 늘 쇼핑을 즐기고, 인터넷을 통한 사회생활에 익숙하다. 어떻게 보면 부모의 과보호 속에서 자라난 왕자와 공주 같은 존재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세대들의 모습은 이런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사고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이전 세대들은 어른을 대할 때 어딘가 함부로 할 수 없는 두려움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좋게 말하면 공경심이고, 나쁘게 말하면 거리감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회나 직장에서 어른이나 상사가 이야기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앞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일단 접고 듣는 것이 옳은 태도였다. 하지만 요즘 신세대에게 이런 것을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오늘 제가 선약이 있어서 참석할 수 없겠는데요.” “그 일은 제 담당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이러한 거침없는 반응은 기성세대를 놀라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기성세대의 눈에는 이처럼 신세대들의 자신만을 위하고 어른들을 배려할 줄 모르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보이지만 이것 역시 좋은 특성과 강점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주장이나 가치관을 숨김없이 표현하는 솔직함이 있고,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모습을 모이며, 모든 일을 낙관적, 진취적으로 생각하여 자신의 행복과 삶을 풍요롭게 만들려는 노력을 하는 등 그들의 단점이 아닌 긍정적인 강점으로 이어간다.

세상은 변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예전의 것이 좋아 보여도 그것은 기성세대의 눈에 좋은 것으로 보일 뿐이지, 신세대의 눈에는 구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것이 좋고 옛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또 옛것이 맞고 새로운 것이 틀렸다는 말도 아니다. 세상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변하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고대 이집트의 오래된 동굴 벽화에서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문구를 발견했다고 하니 세대간의 갈등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고대나 지금이나 어른들에게 젊은이들은 늘 이해하기 힘든 버릇없는 철부지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세대는 변하고 가치관 역시 변하지만 우리 자녀 세대들은 부모로부터 지지와 후원을 받고 격려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의 갈등으로 인한 실망감과 좌절감을 기대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이렇게 험한 세상 가운데서 살아남으려면 먼저 삶을 살고 많은 경험을 한 부모 세대로부터 도움과 인도를 필요로 한다.  힘이 되어 주는 부모, 늘 옆에서 사랑과 관심으로 자식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부모를 원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못한 것이 늘 문제가 된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늘 잔소리만을 일삼으며, 항상 이랬다저랬다 하는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자녀들에게 “역시 기성세대는 할 수 없어.”라는 말밖에는 들을 것이 없을 것이다.

항상 옛날 얘기만을 늘어놓으며, 누가 들어도 억지와 같은 말만 반복하는 기성세대와 함께하려는 젊은 세대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열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건만 부모가 그저 “우리는 전에도 그렇게 해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당신 말만 맞는다고 우긴다면, 그런 부모와는 더 이상 말을 꺼내기도 원치 않을 것이다.
아마도 자녀 세대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부모 세대로 인한 낙담과 답답함을 이미 조금씩 쌓아가서 벌써 많은 거리와 벽이 생겨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와의 관계는 가까워지기는커녕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심지어 서로를 미워하면서 오해만 쌓여가는 것이다.

신세대를 버릇없는 세대라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것이 우리 부모 세대였다면  어른답게 자녀 세대를 이해해 주어야 한다. 자식 세대가 우리를 먼저 이해하라고 소리만 지르지 말고 우리들이 먼저 그들을 받아 주어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가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더 세상을 오래 살았다는 불합리(?)한 이유를 가지고 신세대들에게 우리의 입장과 사고에 따라서 행동하라고 고집한다면 그것은 부모 된 세대가 보여주는 아량 있는 모습이 아닐 것이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우리만의 가치관을 고집하면서 그것을 표준으로 하여 자녀 세대의 행동을 판단하지 말고 그 차이를 인정하여 세월의 변화와 세대의 전환을 넉넉한 마음으로 수용하는 것이 우리 부모 세대가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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