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모든 비즈니스와 가게들이 전과 같지 않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식당들도 웬만큼 잘하지 않고서는 사람들이 눈에 뜨일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언제든지 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쇼핑몰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말이 되어야 조금 사람들로 가득차고 그렇지 않은 평일에는 한산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사람이 줄지 않은 곳이 있는데 바로 병원이다. 언제든 병원에 가 보면 많은 사람들로 정신이 없다. 여기저기에 환자들과 의사, 간호사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더구나 요즘 같이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지는 날에는 연로하신 분들이 심장과 관련된 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시카고 지역은 병원들이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응급실에 들어가려 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고, 또 거기서 응급치료를 다 받고 나서도 일반 병실로 빨리 옮겨지기가 쉽지 않다. 몇 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옮겨지는데 일반 병실이 없을 경우는, 심하면 병원 복도에서, 아니면 MOU라는 곳으로 옮겨서 병실을 기다린다. MOU란 Medical Observation Unit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중환자실은 아니지만 일반병실보다 작고 화장실도 따로 없는 그런 곳이다. 여기는 TV 등 환자를 위한 편의시설은 없고 이름도 잘 모르는 비싸게 보이는 기계들이 여기저기 있고, 환자가 조용히 회복할 수 있게끔 꾸며놓은 방이다.
일반 병실에 비해 조용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다. 따라서 이곳에 있는 환자들은 아주 답답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독방이라고 할지라도 갇혀 있는 것 같아서 하루라도 빨리 퇴원했으면 하는 마음뿐인 것이다. 아마 병원에 입원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성경에도 이처럼 독방에서 외롭게 지낸 사람이 있었다. 우리들이 너무나 잘 알고 존경하는 바울 사도이다. 말이 독방이지 쾌적한 환경 속에서 편안하게 누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로마의 한 감옥, 어두컴컴하고 축축하고 음산한 곳에 갇혀 있었다.
언제 풀려날지도 모르고, 어느 순간 갑자기 간수가 들이닥쳐서 형을 집행한다고 데려갈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게다가 손과 발에는 차갑고 무거운 쇠사슬이 채워져 있다. 그런데 이런 환경에서 바울 사도는 불평이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입을 벌려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는 말이다.
바울 사도는 감사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달았던 사람이었다. 비참한 지경에 있을지라도 그는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너희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라고 고백했던 것이다.

바울에게 감사라는 것은 일 년 중 하루 날을 잡아서 하는 그런 감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바울에게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기쁨의 탄성이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부어주신 복을 생각하면서, 또 예수 그리스도의 말할 수 없는 풍성한 은혜를 생각하면서, 매일의 삶 속에서 터져 나오는 찬송과 감사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수감사절의 절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 절기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마음과 삶의 모습은 어떤지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정말로 하나님 앞에 바른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리고 있는지, 혹시 일 년에 한 번씩 추수감사절이라는 날을 정해 놓고 한 번의 감사로 그냥 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지 않는 것과 배은망덕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로마서 1장 21절에는,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으로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치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라는 말씀이 나온다. 감사치 아니하는 심령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아니하는 차가운 마음을 가진 것이고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하심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다. 또 이렇게 감사치 아니함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행하신 모든 일들을 다 잊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이다.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많은 복들과 우리 주위에 허락하신 이웃들로 인해 감사해야 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들은 모든 것에 만족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돈이 많고 적고, 건강하고 안 하고는 별개의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전능하신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의 삶을 바꾸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이웃들, 나의 부모, 나의 아내, 남편, 자식들, 친구들, 성도들, 모든 사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
또 설령 우리들이 고난이나 어려움을 당한다 할지라도 항상 감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본성상 고난이 오면 한 걸음 물러서고 아니면 어떻게 해서든지 도망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누구도 어려움이나 고난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을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내가 저 사람만큼 돈이 있으면, 혹은 내가 저 사람만큼 좀 건강했으면, 또는 내가 저 사람만큼 잘 생겼으면...” 한다. 하지만 그 사람 역시 우리가 모르는 고민과 걱정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이 세상에 살면서 많은 것들로 고난과 시험을 당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기뻐하고 감사해야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늘 동행하여 주시고 우리를 도와 주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들을 그냥 두시지 않고 늘 함께 하시며 능력 주심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주님께로 나아가면 이제 이것이 바로 우리 삶의 새로운 출발이 된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고 또 주님이 친히 우리의 친구가 되서 도와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그것도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아주 기쁜 마음으로 도와 주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땅에서의 삶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니 우리들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께로 방향을 돌리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해 주신다는 말이다. 모든 것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 이 계절에, 내 욕심에만 사로잡혀서 불평하지 말고 모든 일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는 성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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