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성탄을 기다리면서,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영화 없나 하고, 기독교 서점인 Family Christian Store를 뒤져 보았다. 일반 극장에서는 개봉되지 않고 TV 영화로 제작된 것으로 Christmas Blessing, Christmas Child, Christmas Hope, Christmas Shoes가 눈에 들어왔고, 그 중에서 Christmas Blessing을 소개하려고 한다. (Christmas Child는 지난 2008년 12월 본 칼럼에서 소개했으며, Blessing은 Shoes에 이어 같은 배우가 출연하는 시리즈 영화이다) 

나단(Nathan)은 레지던트 의사인데, 수술에 성공하지 못해 십대 소년 환자가 죽는 일이 생긴다. 선임 의사는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고 위로하지만, 성탄절에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환자의 소원을 이루어 주고 싶었던 그는 자책감에 빠져 의사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며 아버지가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나단의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단은 소년의 성탄 소원을 들어 주지 못한 것이 못내 괴로웠던 것이다. 

나단이 어렸을 적에 아내를 잃은 아버지는 계속 혼자 살아왔다. 자동차 정비공인 아버지를 도우면서 지내기로 한 나단은 타이어를 고치러 정비소에 온 초등학고 선생 메간(Meghan)을 만나게 되고, 또 할머니의 부탁으로 방과 후 교실의 농구 코치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되면서 초등학생인 찰리(Charile)와도 만나게 된다.

메간은 단정한 모습의 선생님보다는 활기차고 명랑하기 그지없는 꿈 많은 아가씨로 그려진다. 메간은 참으로 소중한 꿈을 갖고 있다. 일하는 싱글 맘들을 위한 어린이 놀이방(Day Care Center)를 세우기 위해 보아 둔 건물도 있고 이런 저런 프로그램 계획도 갖고 있다. 어릴 적 자신의 어머니를 연상케 하는 춤 솜씨를 지니고 있는 메간인지라 나단은 짧은 시간 안에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다.

찰리는 간단한 집수리나 청소일을 하는 아버지의 직업이 불안정하여 최근에 나단의 동네로 이사왔다. 수업이 끝나면 잘하는 농구를 실컷 하고 싶지만, 아버지 일을 도우러 집으로 달려가야 한다.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단둘이 지내는데,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아버지는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해 잘 말해 주지 않아서 찰리는 많이 답답해한다.

한편, 나단의 아버지와 찰리의 아버지는 동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나,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 지내는 홀아비의 사연을 서로 주고 받는다. 찰리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보내고, 스스로 힘들어 하면서도 아들이 너무 어리다는 생각에 슬픈 사연을 아들에게 제대로 들려 주지 못한다. 최근에는 엄마가 춤을 잘 추는 댄서였노라고 꾸며대고 교회 앞 기부함(donation box)에서 예쁜 댄스 슈즈를 발견하자 아들에게 엄마 것이었다면서 그것을 보여 준다. 그런데 그 댄스 슈즈는 나단의 아버지가 아내의 짐을 정리하면서 기부함에 넣었던 것으로, 영화 마지막에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저마다 사연을 지닌 나단, 메간, 찰리 세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영화는 흘러간다. 농구를 하던 찰리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영화의 반전이 일어난다. 어릴 적에도 수술한 적이 있을 정도로 찰리의 심장이 좋지 않다. 나단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잘 치료받고 찰리는 퇴원했는데, 이번에는 메간이 춤을 추다가 쓰러진다. 메간의 간이 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안 좋다는 것이다.

찰리가 다시 입원한다. 이번에는 병세가 심각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어린 찰리는 나단에게 두 가지 부탁을 한다. 하나는 자신의 간을 메간에게 이식해 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엄마가 신었던 댄스 슈즈를 메간에게 전해달라는 거였다. 나단은 자신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엄마의 댄스 슈즈를 찰리가 가지고 있어 의아해 하지만 아무 말 없이 그것을 받는다. 자신의 집에서 기부함(donation box)을 통해 찰리에게 전해졌다가, 이제 사랑하는 연인에게 주어진 것이다. 나단의 어머니가 쓰던 것이 돌고 돌아 배우자 될 사람에게 전해지는 기이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또, 다른 신기한 스토리도 있다. 메간이 어린이 놀이방(Day Care Center)을 구입할 때, 부족한 금액을 메간의 지인이 지원해 준다. 그 뿐만 아니라 메간의 지인은 어렸을 적의 나단이 어머니의 댄스 슈즈를 살 때 옆에서 도와 주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 준다. 그 당시까지 일만 열심히 하며 살았는데, 소년인 나단에게 어머니 슈즈를 사주면서 자신의 가족을 소중히 돌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개최된 어린이 놀이방(Day Care Center) 운영 기금 마련 음악회 장면이다. 나단의 아버지도 할머니의 중매로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 참석하면서 새 인생을 시작한다. 퇴원한 메간은 자신에게 간 이식을 해준 찰리의 뜻을 기려 센터 이름에 찰리를 포함시킨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격언대로 어린 찰리가 세상을 떠나면서 큰 일을 한 것이다. 아내와 아들을 떠나 보낸 찰리 아버지의 외로운 모습이 안타깝지만 혹 다음 시리즈에서 더 좋은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가족들이 그 상처를 회복하는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이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지만, 성탄을 앞두고 이웃에게 주고 또 주는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 메간의 지인이 어린 시절의 나단에게 사준 엄마를 위한 댄스 슈즈가 찰리와 메간에게 이어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에게 더 잘하게 된 메간의 지인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히브리서 13:1,2).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디모데전서 5:8).

이번 성탄에 돈으로는 못해도 혹 마음으로 따뜻하게 사랑을 전해 줄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랑이 가족을 더 잘 돌보는 것으로 이어져 모두가 축복받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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