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2일에 치러지는 시카고 시장 선거가 점점 더 뜨거운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제까지 21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현 시장인 Richard M. Daley가 맡아서 시카고 살림을 살아왔지만 그가 올해 불출마를 선언함으로 미국 권력의 실세인 Rahm Emanuel을 비롯한 후보들이 시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요즘처럼 경제가 좋지 않을 때에는 사람들이 시장 후보들의 공약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세금 인상을 얼마나 억제하고 또 어떤 일자리를 창출해 낼지에 대해서 몹시 궁금해 한다. 그래서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들을 뽑아주면 가능한 한 세금을 올리지 않고, 공립학교의 교육 수준을 올리고, 또 시카고의 치안을 강화할 것이라는 등의 약속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들이 정말 시장 당선 후에도  얼마나 잘 지켜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실제로는 본인도 모를 것이다. 아무리 약속대로 하고 싶어도 그렇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약속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 약속을 실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가들은 늘 더 좋은 사회, 빚이 없는 국가와 도시를 만들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지만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치가뿐만이 아니라 우리들과 같은 일반인들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늘 약속을 하면서 살아간다. 부모에게 약속하고, 자녀에게 약속하고, 또 내 주위의 모든 사람과 알게 모르게 약속을 주고받으며 지낸다. 또 요즘처럼 새해를 맞으면서 이런 일, 저런 일들을 꼭 실천해 보겠다고 스스로 약속해 보지만 스스로 세운 약속조차도 지키기 힘든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우리들은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믿을 수 있는 약속이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들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주신 약속이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맺는 약속과는 달리 반드시 그 약속을 하나씩 실천해 주실 것이다. 우리들이 가야하는 길, 그리고 바라고 원하는 것, 또 이루어야 하는 일들, 이 모든 것들을 우리들의 생각과 지혜를 앞서서 행해주시고 우리를 보호하여 우리들을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에 이르게 하시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우리에게 약속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늘 내 수준과 기준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달려간다. 마음 같아서는 금방이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잡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생각한 곳과는 정 반대로 향하여 가고 있으며 나중에는 어디로 가는지 조차 모르고 헤매는 것이다.
처음 가는 곳, 지리가 생소하여 잘 찾기 힘든 곳을 운전하면 길을 잃을 때가 있다. 이런 때를 위해 차에 GPS를 달고 다닌다. 네비게이션이 있으면 모르는 길을 가더라도 마음이 놓이는 것이 계속해서 내가 가야하는 길을 정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을 하면서 네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소리만을 듣고 있지는 않는다. 라디오도 듣고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다가 길을 안내하는 소리를 무심결에 듣고 가야하는 길을 놓치기도 한다.
그래서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면 다른 길로 가기가 무섭게 기계에서 소리를 지른다. 가능하면 빨리 길을 돌려서 다시 오던 길로 돌아가라고 계속해서 이를 알려준다. 한 5초에 한 번씩 그러는 것 같다. 처음엔 그저 그러려니 하다가도 나중엔 짜증이 나서 같이 기계에다 대고 소리를 지른다. “알았다고 돌아갈 테니 좀 조용하라고....”

하나님도 이처럼 우리가 잘못된 길을 갈 때 바른 길로 가도록 종용해 주신다. 우리는 하나님과 약속을 맺은 사람들이다.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고, 또 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그렇다면 다른 약속은 몰라도 이 약속만큼은 깨뜨리지 않도록 잘 지켜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잘 듣고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를 유혹하고 우리의 눈과 귀를 현혹하는 다른 것들을 쳐다보지 않고 주님만 바라보고 앞을 향해 나가야 한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으로부터 멀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나님과의 약속보다 더 근사해 보이는 것, 하나님 보다 더 사랑하는 것,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정욕과 탐심이다. 재물과 명예와 권력이다. 이런 것들을 세상에서 누리는 가장 큰 복으로 알고 좇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복은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섭리에 속한다. 우리들이 노력한다고 양식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또 물이 땅에서 솟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우리가 사는 미국은 그야말로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심는 대로 무엇이든지 잘 열매 맺는다.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모든 계절에 비와 햇빛과 더위와 추위를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열매 맺을 수 있고 복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땅이 좋아도 비가 오지 않고 햇볕이 내리 쬐지 않으면 우리 힘으로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땅에서 먹고 마시는 것, 누리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복임을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이런 세상에서 누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영생의 복을 약속해 주셨다.
하나님은 이처럼 우리들에게 무한한 축복을 약속하셨다. 인도해 주시고, 늘 지켜주시고, 또 우리 삶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채워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이제 우리는 우리들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답게 거룩한 삶을 살며 말씀에 순종해야 할 것이다.
Harvard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가르치시던 교수님께서 갑자기 교수직을 사임하고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정신박약자들이 있는 시설의 직원으로 들어갔다. 그 교수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정신박약자들을 세수시키고 화장실 가는 것을 돕고, 옷을 입히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일개 직원으로 들어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였다. 왜 좋은 보수와 명예가 있는 대학 교수직을 포기하고 그곳으로 들어갔느냐고 물었더니 “예수님을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였다. 바로 Henri Nouwen 교수의 이야기이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사람들이다. 하나님께서는 신실하게 그 약속을 오늘도 지켜주시고 계시다. 주님께서 우리들을 저 천국까지 인도하실 것이다. 우리들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실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하나님과의 약속을 우리도 이행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목소리를 청종하자. 그 말씀대로 행하여 주님과 내 이웃을 섬기는 사람들이 되자. 하나님과의 약속을 확실하게 지키는 우리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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