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훈련소에서는 훈련병들을 아주 지독하게 다룬다. 20kg이 넘는 완전군장을 짊어지고서, 또 무거운 소총을 든 것만도 힘이 든데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나중에는 그것도 모자라서 연병장을 몇 바퀴씩 돌게 만든다. 그러고 나서는 지칠 대로 지쳐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뉘엿뉘엿 해가 지는 서쪽 하늘을 쳐다보라고 하면서 노래를 부르게 한다.
바로 “어머니의 마음”을 부르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연병장를 몇 바퀴씩 돌면서도 끄떡없던 훈련병들의 눈에 닭똥 같은 눈물이 하나 둘씩 흐르기 시작하여 결국 모두가 다 울면서 노래를 마치지 못한다. 어떤 누구도 부모 없이 태어난 자식 없고 그 부모의 사랑과 은혜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마 한국 사람치고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흥렬씨가 작곡하고 양주동씨가 작시를 한 것으로 유명한 노래이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일제시대에 이흥렬씨는 음악을 공부하는 청년이었다. 어렵게 일본까지 와서 유학을 하였지만 궁색한 가정 형편 때문에 음악을 공부하면서도 변변한 피아노 하나가 없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해서 한국에 있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써서 도와달라고 하였다. 홀로 자식을 기르던 어머니는 집안에 돈이 되는 물건을 찾아보았지만 피아노를 살만한 뭔가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산에 가서 솔방울을 모아서 팔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침저녁 산으로 가서 수백, 수천 개 아니 수만 개의 솔방울을 주워 그것들을 팔았고 그 당시 돈 400원을 만들어 가지고서 아들에게 보내 주었다. 그 아들은 그 돈을 가지고 피아노를 사서 그것으로 공부하여 결국 성공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어머니의 은혜와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일 처음 작곡한 노래가 바로 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노래였던 것이다.

요즘 믿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부모에 대한 효도나 공경은 동양적인 윤리이지 하나님의 말씀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이것은 성경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성경을 보면 신구약 할 것 없이 부모 공경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 중에 몇 가지를 보면, 출 20:12,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신 37:16, “그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딤전 5:4, “만일 어떤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들이 있거든 저희로 먼저 자기 집에서 효를 행하여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 만한 것이니라.”
부모를 공경하고 경홀히 여기지 말라는 것은 부모라는 존재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말이다.
그저 부모가 나이가 들어서 힘을 못 쓰게 되었다고 그것이 안 되어서 동정적으로 마지못해 하는 그런 효도가 아닌 신앙적인 마음을 가지고 효도를 하라는 말씀이다.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것을 우상숭배나 심각한 수준의 성적 타락과 견줄 정도의 아주 커다란 범죄처럼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모를 공경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경이란 말 그대로 부모를 높이고 섬기는 것인데, 이처럼 부모를 공경하려면 가장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로 공경할 수 없다.
만일 부모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공경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거나 아니면 혹시라도 부모에게 받을 유산이나 뭔가 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사랑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만 부모를 공경할 수 있고, 또 공경하는 마음이 있을 때만이 부모에게 순종하는 마음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부모님이 내 곁에 계시고 살아계신다는 것 자체를 무거운 부담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으로, 하나님이 내게 주신 선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섬기면 부모에 대한 효도, 공경이 희생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진심으로 부모를 사랑하게 되고 소중한 분으로 모시게 되는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세상의 윤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다. 부모님으로 인하여 기쁨을 누리고 소중히 여길 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임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믿지 않거나 아직 믿음이 약해서 모든 면에서 신앙으로 잘 통하지 않을 때에는 부모와의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님께 아무리 잘하려고 하여도 온전한 순종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때로는 신앙 안에 바로 서있는 자녀가 영적으로 부모를 대신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육신의 아버지에게 순종하기 위해 하늘의 아버지께 불순종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육신의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부모님의 생각이 설령 내 마음에 들지 않고 싫다 하더라도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 혹시라도 부모가 불신자이거나 형식적으로 믿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부모에게 무조건 순종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이다.

부모가 믿지 않는 경우에도 우리가 사랑을 가지고 순종하면 자녀를 통해서 부모도 하나님을 알게 되는 복을 받게 될 것이다. 부모의 말에 순종치 않는 사람은 하나님도 기뻐하시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늘 하는 말 중에 내리 사랑이라는 것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자식이 부모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 믿는 사람들은 이제 부모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명령이다. 우리를 위해 그 사랑하는 아들을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 신앙 안에서 부모를 깊이 사랑하고 순종하는 것이다. 부모를 기뻐하고 소중히 여기며, 사랑의 마음으로 부모에게 온전히 순종하는 자녀들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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