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진 목사

윤동주 시인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사랑하겠다.”고 노래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고 가치 있지만 죽은 것은 아름답지도 않고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육의 생명을 위해 음식을 먹어야 하듯이 영의 생명도 영양공급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육신과 함께 영혼도 살아야 하고,  영혼을 살리는 양식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뜻입니다.
영혼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양식을 공급합니까?

첫째,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설교 듣기와 성경읽기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주는 것을 받아먹는 수준입니다. 성숙한 사람은 스스로 찾아먹고 골라 먹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가끔 설교를 듣고 성경공부를 하는 것은 보신과 같습니다. 보약도 좋지만 매일 세 때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 주일에 한 번씩 보약만 먹고 살겠다는 교인들이 있습니다. 육의 식사를 거르고는 못 견디면서 영의 양식은 며칠씩 굶고도 배고픈 줄 모르니 어딘가 단단히 잘못되었습니다.
믿는 사람이 왜 낙심하고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만사가 귀찮고 피곤합니까? 왜 봉사가 지겹고, 예배에 기쁨이 없고, 성도의 교제가 시들합니까? 영혼의 영양실조가 그 원인입니다. 
하루에 30분씩만 성경을 펴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세요. 목사의 설교나 선생의 강의가 아니라 성경에서 들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세요. 매일 30분만 영혼의 식사를 하면 머잖아 시들어 가던 영혼이 서서히 소생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식사를 맛있게 하는 요령이 있듯 영혼의 식사도 요령을 터득하면 좀 더 맛있게 때 거르지 않고 계속할 수 있습니다.
먼저 겸손하게 듣는 자세로 성경을 폅니다. 성경읽기는 학문연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고요히 귀를 기울이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 내게 주시는 말씀으로 받습니다. 깨닫기 어려워도 성급히 따지지 말고 우선 이해되는 만큼 듣고 응답하세요. 말씀에 따라, 감사로, 반성으로, 회개로, 혹은 결단으로 응답하세요.
이어서 내게 주시는 교훈을 적어봅니다. 할 일의 분부나 명령일 수도 있고, 책망과 경고일 수도 있고, 순종과 결단의 촉구일 수도 있고, 피할 일의 지시일 수도 있습니다.
교훈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적용하고,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적용하고, 일반화, 객관화하지 말고 주관적으로 적용할 때 비로소 내가 읽은 말씀은 내 삶 속에 자리잡게 됩니다.
 
둘째, 말씀 따라 행해야 합니다. 말씀이 내 속에서 소화되어 영적 에너지로 화하면 그것은 행동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교인들이 귀가 높아서 웬만한 설교에는 감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다는 말과 한 가지입니다. 실천이 없다는 말입니다. 실천 없는 성경지식은 인간을 교만에 빠뜨릴 뿐입니다. 글이나 말이 아니라 삶으로 번역된 말씀만이 생명 있는 말씀입니다.
실천은 물론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해야 합니다. 성경에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한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고 했고,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가는 것이 아니오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고 했습니다.
쉽지 않지만 깨달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에 옮기는 버릇을 익혀 가면 언젠가는 단단한 식물도 먹을 수 있는 날이 옵니다(히 5:13-14).
실천적 믿음의 삶은 외롭고 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과 동행한 의인들은 외롭고 괴로운 길을 간 사람들이었습니다. 에녹도, 노아도, 아브라함도 모세도 이사야도 예레미야도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세상에서 나의 택함을 입은 자인고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한다”(요 15:19)고 하셨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그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다”(마 7:14)고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길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길입니다. 보이는 소망이 아니라 보지 못하는 것에 참 소망이 있음을 아는 자가 이 길을 갑니다.
영적으로 지친 성도들이 보입니다. 영혼의 식사가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나를 만나 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찾고, 내게 주시는 교훈을 발견하여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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