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부부 함께 보는 영화’시리즈를 통해 부부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성격유형을 말하는 MBTI의 여러 선호 경향(preference) 중‘생활 방식’이 서로 다른 판단형J / 인식형P 에 이어, 오늘은‘에너지의 방향과 근원’을 말하는 외향형E / 내향형I 의 관점에서 영화를 감상해 보려고 한다.

<The Painted Veil>은 프랑스 태생 영국 작가 서머셋 모옴(Somerset Maugham)의 소설이 원작이며, 여러 번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내용이 뛰어나고, 1920년대 중국의 이국적인 시골 배경이 큰 묘미인 작품이다. 한편 외교관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가의 아버지가 파리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것, 의학적인 내용은 서머셋 모옴의 의대 수련과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시골 어딘가에 도착한 두 사람이 아무 말 없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어서 남자는 짐 위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여자는 답답해하는 장면이 전개된다.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말 한 마디 없는 둘의 냉랭함이 한 눈에 보아도 뭔가‘잘못된 만남’이구나 싶다.

사연인즉, 파티 모임에서 한 남자가 여자에게 댄스를 청하는데, 그는 곧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며 혼자 멀리 가기 싫어 급하게 짝을 찾던 중이었다. 여자는 이미 여러 남자를 소개받았지만 정작 청혼은 못 받던 중이었다. 여자의 어머니가 “과년한 처녀를 집에서 언제까지 지원해야 하느냐!”면서 공공연히 싫은 내색을 보이자 그야말로 홧김에 여자는 그 남자와 결혼한다.
결혼의 동기가 사랑 때문이어도 잘 살까 말까 한 판에 이렇게 각자에게 엉뚱한 사연들이 있으니 그로부터 2년 후, 영화 첫 장면의 차가운 관계가 되었던 것이다.  

두 사람의 차이점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 대화 등에서 여러 모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남자가 몇 번 만난 다음 청혼하자 여자는 남자에게 말한다. “당신은 그런 낌새를 보여 주지 않았노라”고. 놀라게 하는 데 명수이다! 그러자 남자는 “나는 그런 표현에 서투르다. 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말한다. “노란 샤스 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 어쩐지 맘에 들어...”와 같은 유행가처럼 남자에게 그냥 혹하면 좋으련만, 과년한 처녀를 힘들어하는 부모 때문에 여자는 마지못해 사랑 없는 결혼을 한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배우들은 이런 내면의 감정을 말 없이 표정 연기로 잘 표현해낸다.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즐기는 등 자유분방했던 아내는 중국에 온 이후 집에 틀어박혀 지내자니 보통 답답한 일이 아니다. 반면에 세균학자인 과묵한 남편은 할 말이 있을 때만 입을 열고 감정 표현을 잘하지 않는다. 창문으로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날씨가 변덕이다!”라고 아내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해도, 집에서도 정장 차림으로 타이핑하며 일하는 남편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내가 한 말을 듣지 않았느냐?”고 아내가 따지자 그제서야 남편은 “나는 할 말이 있을 때만 말한다.”고 대답한다.

아내는 황당을 넘어 힘들어 못 견디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러다가 말하는 능력을 잃어 버리게 된다!”고 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일만 한다. 잠시 후, 마음을 고쳐먹은 남편이 하던 일을 멈추고 “카드 게임 할까?”하고 제안하지만 아내는 이미 알고 있다. 남편이 카드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도 없이 카드 게임을 하는 것은 사실 재미 없다. 남편도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활발한 아내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소위 대화가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부부 관계에 금이 가는 것이구나 싶어 보는 이의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는 중국 경극을 관람하러 갔다가 만난 바람둥이 남자(외교관)와 불륜에 빠진다.  불륜을 눈치 챈 남편은 콜레라가 창궐한 시골에 가겠다고 자원한 다음 아내에게 같이 가겠느냐고 묻는다. 아내의 대답은 “No!”이다. 그러자 남편은 “내일 이혼 소송을 하겠다!” 하고, 아내는 “여자가 행복하지 못해 딴 마음을 가지는 것은 남자의 책임 아니냐”면서 항변한다.
문제는 일이 급하게 되었으니 불륜을 저지른 남자를 찾아가는데 여자들이 이렇게도 남자들을 모르는구나 싶은 장면이 나온다. 아내가 “당신도 이혼하면 내 남편이 이혼을 조용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바람둥이는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으므로 이혼 의사는 없다”는 것이다. 아내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다. 

아내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2주나 걸리는 중국 시골 어딘가로 남편을 따라 나서는데, 둘의 냉랭한 관계가 바로 영화 첫 장면에 나온 것이다. ‘바람난 아내를 전염병에라도 걸리게 하고 싶은 걸까? 그 남편 참 무섭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민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리얼하게 표출된다. 

남편은 여전히 일에만 몰두하고 말이 없고 식탁에서도 대화 없이 각자 음식만 먹는다. 아내는 벽 보고 사는 심정이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에다 예쁜 옷을 입어 보지만, 시골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젊은 아내에게 이런 삶은 유배나 다름없어 보인다.

답답했던 아내가 겨우 숨통을 트게 된 것은 수녀원에 나와 봉사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피아노를 치며 아이들에게 밝은 곡을 가르치는데 본인도 좀 활력을 얻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무엇보다 남편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밖에서 보게 되면서 둘은 조금씩 조금씩 관계를 회복해간다.

아내가 불륜에 빠져 사뭇 어두운 내용으로 전개되던 영화가 감사하게도 마지막에는 둘의 관계가 회복되기까지에 이른다. 서로에게 “Sorry”라고 말한다. 아내는 “불륜을 해서 미안해요!” 라는 의미로, 남편은 “내가 너무 모질게 대했지?”라는 의미로 미안하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너무나 짧은 사랑을 나눈 후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던 남편이 그만 콜레라에 전염되어 죽고 만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이 다른 신을 섬기고 건포도 떡을 즐길찌라도 여호와가 저희를 사랑하나니 너는 또 가서 타인에게 연애를 받아 음부 된 그 여인을 사랑하라 하시기로”(호세아 3:1).

우리 또한 하나님을 떠나 신앙의 불륜 가운데 있을 때가 많지만, 그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기다려 주심을 기억하자. 혹 관계의 아픔 가운데 있는 부부들은 영화처럼 회복되기를 기대한다. 그 회복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의 결과물임을 기억하자. 

TEL : 1-224-622-9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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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TI 성격 유형 진단의 E(외향형) / I(내향형)로 본 The Painted Veil 주인공 커플의 차이 이해

사람을 만날 때 충전되는 외향형E,
혼자 있을 때 충전되는 내향형I 

에너지 용량이 다른 외향형E / 내향형I

얘기하고 싶은 외향형E,
쉬고 싶은 내향형I

외부에서 충전되는 외향형E,
혼자 있을 때 충전되는 내향형I

경계를 넘나드는 외향형E,
경계가 분명한 내향형I

속을 드러내야 직성이 풀리는 외향형E,
내 맘을 지키고 싶은 내향형I

사람이 많으면 궁금한 외향형E,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힘든 내향형I

대화를 주도하는 외향형E,
속으로 대답하는 내향형I

외부에서 배우는 외향형E,
혼자 공부하는 내향형I

* Extrovert 외향형 / Introvert 내향형은 여러 선호 경향의 하나로 ‘에너지의 방향과 근원’의 차이를 나타내는 기준
* 출처 : 남편 성격만 알아도 행복해진다(비전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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