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백년해로하면서 살면 좋겠지만 예외가 많이 생긴다. 이혼으로 또는 사별로 재혼을 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어떻게들 남녀가 만나는 것일까? 초혼보다 재혼이 더 어렵다는데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를 생각하며 이 영화를 소개해 본다. 또한‘부부 함께 보는 영화’시리즈를 통해 성격유형을 말하는 MBTI의 여러 선호 경향(preference)을 소개해 왔다.‘생활 방식’이 서로 다른 판단형J / 인식형P,‘에너지의 방향과 근원’을 말하는 외향형E / 내향형I 의 관점에 이어 오늘은‘외부로부터 인식하는 정보 수집의 유형’을 말하는 감각형S / 직관형N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감상해 보자.

오랫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은 사실 재혼 그 자체를 다룬 영화는 아니다. 아내와 사별한 남편이 새로운 짝을 만나는 과정이자 미혼 여성이 배우자를 찾는 과정의 로맨스가 줄거리이다. 주연 배우로 나온 톰 행크스(Tom Hanks)의 조금 촌스런 모습과 맥 라이언(Meg Ryan)의 귀엽고 깜찍한 연기, 시카고 다운타운의 고층빌딩 전경을 시작으로 시애틀의 바닷가에 위치한 집에 이르는 아름다운 풍경,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이다.

시카고에서 한 젊은 남자가 아내를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고 영문을 모르는 어린 아들에게는 엄마가 여행 갔노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건축가인 남자는 지인들의 돌봄과 조언에도 불구하고, 일이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다. 그래서 시애틀로 이사할 것을 결심하는데, 나름 새로운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노력이 보는 이들의 심정을 짠하게 한다. 평소에 가까웠던 부부가 공항에 배웅 나와 좋은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조언하지만 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시카고에서 머나먼 시애틀까지 이사와서 잘 살아 보려 애쓰지만, 남자는 여전히 아내를 잊을 수 없어 괴로워한다. 아빠가 밤늦게까지 잠 못 이루는 모습을 본 어린 아들이 라디오 상담 코너에 전화를 걸어 아빠와 연결시켜 준다. 엄마를 저 세상에 보낸 어린 아들이 자신이 힘든 것은 둘째 치고 슬퍼하는 아빠를 염려해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빠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사연으로 전화한 것이다.

“아빠 전화 왔어요!”라는 아들의 말에 늦은 밤 웬 전화인가 하며 받은 아버지는 지금 방송 중이고 아들이 연결했다는 말에 잠시 당황한다. 하지만 차분한 라디오 방송 카운슬러의 설득으로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한 남자의 아픈 사연이 방송을 타게 된다. 영화 제목인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남자 주인공의 잠 못 드는 상황을 방송에서 묘사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방송 후 전국에서 관심 있는 여자들로부터 수백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아들이 먼저 뜯어보고 “이건 아냐!”하며 바로 버리거나 “아빠 이거 읽어봐!”하며 추천해 주는 장면이 재미있다. 아빠는 그 중 한 여자를 만나 나름 좋은 감정을 갖게 되지만, 선물까지 받은 아들은 그 여자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부러 과장한 것처럼 그 여자가 크게 웃는 모습을 보며 아들은 하이에나 같다고 혹평한다.

한편, 동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사는 한 여 기자가 라디오 방송을 우연히 듣고 그를 만나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죽은 아내에 대한 사랑을 회상하는 남자의 상담 내용과 아들이 실의에 빠진 아빠를 돕는 일에 감동한 것이 직업 정신인지 직감적인 사랑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들 앞에서 한 남자와의 약혼 발표를 한 다음,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일어난 일이어서 보는 이가 좀 당황스럽다.
 
결국 여기자는 멀리 시애틀까지 날아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주인공 남녀는 시애틀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도 남자는 여자에게서 한동안 눈길을 떼지 못한다. 사실 남자는 자신을 찾아온 여자를 배웅하러 공항에 나온 길이었다. 이윽고 신문 기자가 남자의 집 근처에서 남자와 어린 아들을 발견하고 길을 건너려던 찰나, 그 남자가 어떤 여자와 포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하필이면 시카고의 오랜 친구 부부가 그를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여성 기자는‘짝이 있구나!’하는 생각에 그냥 돌아서고 만다. 자동차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남자와 여기자가 잠깐 마주보기는 하지만 더 이상의 진전은 없다.

어린 아들이 아빠가 만나려고 하는 여성을 맘에 들어하지 않으면서 영화의 반전이 일어난다. 어린 아들은 자기가 아빠의 매니저라도 되는 줄 아는지, 선 본 여자 말고 이번 발렌타인 데이에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있겠다는 사연을 보낸 여성을 찾아가 만나자고 아빠를 조른다. 이미 한 번 만난 여성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던 아빠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아들은 대들고 아빠와 아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감돈다.

아빠가 선 본 여자를 만나러 가기로 한 날 아침, 집안에 아들이 없다. 전날 밤, 어린 아들이 자신과 여자 친구의 저금통을 털고 나이도 속여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탄 것이다. 놀란 아버지는 급히 일정을 변경해 뉴욕으로 날아간다. 마침내 아빠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홀로 있는 아들을 발견하고 진한 포옹을 한다.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는지 아느냐! 무슨 일 생겼으면 어떻게 할 뻔했냐?”“아빠, 사랑해요!” 라고 서로에게 말하는 장면이 가슴 뭉클하다.

한편 그 시각에 여기자는 약혼자에게 선물받은 반지를 돌려 준다.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여기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하트 모양의 전구들이 밝혀지는 모습을 보더니, 그 빌딩을 향해 바쁘게 달려 간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여자가 탄 엘리베이터와 내려가는 아빠와 아들이 탄 엘리베이터가 엇갈린다.  관람 시간이 끝난 전망대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여자는 그곳에서 작은 가방과 곰인형을 발견한다. 여자가 가방 안에서 곰인형을 꺼내든 그때, 아빠와 아들이 가방을 찾으러 전망대로 올라온다. 남자는 눈 앞의 여자가 이미 시애틀 공항과 자신의 집 근처에서 마주쳤던 그 여자임을 직감한다. 남자와 여자가 손을 잡고 아들과 함께 전망대에서 내려온다. 해피 엔딩!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잠언 31:30).

남녀가 만나서 불 같은 사랑으로 사는 것은 잠시. 미국의 서쪽 끝과 동쪽 끝을 오가며 운명적으로 만난 사랑도 결혼 생활로 접어들면 달라질 것이다. 특히 재혼 가정의 경우, 이전 배우자와의 갈등 패턴의 재현, 이전 가족의 자녀, 새로운 가정에서의 재정 문제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인가?  이들의 짜릿한 직관적인 사랑은  왠지 2% 부족해 보인다.

* MBTI 성격 유형 진단의 S(감각형) / N(직관형)으로 본 영화 ‘Sleepless in Seattle’ 에 나오는 두 커플의‘직관적’만남 이해

현실적인 감각형 S,
의미와 느낌을 중시하는 직관형 N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아는 감각형 S,
안 봐도 느낄 수 있는 직관형 N 

현실에 능한 감각형 S,
미래를 당겨 사는 직관형 N 

순서가 맞아야 이해되는 감각형 S,
척하면 아는 직관형 N 

실생활에 뛰어난 감각형 S,
일상에 서툴러 보이기도 하는 직관형 N 

취조하는 것 같은 감각형 S,
거짓말하는 것 같은 직관형 N
 
지극히 현실적인 감각형 S,
완벽한 하나를 꿈꾸고 있는 직관형 N 

* Sensing 감각형 / iNtuition 직관형은 여러 선호 경향의 하나로 ‘외부로부터 인식하는 정보 수집의 유형’의 차이를 나타내는 기준
* 출처 : 남편 성격만 알아도 행복해진다(비전과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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