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은 일제 36년간 망국 백성의 치욕을 겪었습니다. 겨레는 낙심하여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암흑기에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세계 제2차 대전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고, 삼천리강산에 광복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금년은 광복 66주년이 됩니다. 국권회복을 축하하는 한편, 피로 되찾은 나라를 목숨 걸고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광복절은 남북이 통일되는 날입니다. 그 날이 까마득해 보일 때는 가슴이 답답하고 낙심하기도 합니다.
선지자 엘리야도 낙심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엘리야를 낙심의 골짜기에서 일으켜 민족의 운명을 바꾸는 큰일을 맡기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먹을 것을 주셨습니다.
낙심 끝에 쓰러진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 깨우시고 떡과 물을 먹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영혼뿐 아니라 육신의 가치도 인정하십니다. 영과 육은 불가분리의 관계이며, 양자는 서로 피할 수 없는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그러므로 육신이 연약하면 영혼이 낙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아시는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먼저 먹을 것을 주어 지친 육신을 회복시켜 주신 것입니다.
떡과 물은 하나님의 말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육신이 굶주리면 기운을 잃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못 들으면 영혼이 시듭니다. 그래서 선지자 아모스는 외쳤습니다.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암 8:11).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할 일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호렙산 동굴 속에 엎드려 있는 엘리야에게 “엘리아야 네가 왜 여기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엘리야의 대답은 처량했습니다.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열심이 유별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제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들이 내 생명을 찾아 빼앗으려 하나이다”(왕상 19:10).
엘리야가 동굴 앞에 섰더니 무서운 폭풍이 불어왔습니다. 지축을 흔드는 지진이 일었습니다. 불이 붙어 화염이 충천했습니다.
그러나 바람과 지진과 불 속에 하나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세미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동굴 앞에 선 엘리야의 심령 깊은 데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 것입니다. 엘리야가 할 일을 일러 주시는 말씀이었습니다.
낙심하면 “나는 할 수 없다”고 절망합니다. 무슨 큰 힘이 찾아와 이 고비를 넘겨 주지 않으면 끝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엘리야의 경우와 같이 외부의 힘은 해답이 아닙니다. 바람, 지진, 불로는 낙심의 사슬을 끊지 못합니다.
낙심될 때 심령 깊은 곳을 더듬어 하나님의 음성을 찾아내야 합니다. 바람과 지진과 불 앞에 기대의 시선을 던지고 있는 자에게 대답은 들리지 않습니다. 겉옷으로 세상을 향한 눈을 가리고 자신의 깊은 내면에 귀 기울일 때 하나님의 음성은 들려옵니다. “네가 할 일을 일러 주리라.”
앞이 캄캄해도 지금 할 일이 무엇인지 알면 길을 찾은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구원의 방향을 붙잡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엘리야의 소외감을 해소시켜 주셨습니다.
“오직 나만 남았거늘 저희가 내 생명을 찾아 취하려 하나이다.”
고독의 광야에서 소외감으로 기가 죽어 있던 엘리야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 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왕상 19:18).
만일 정계와 교육계와 교계의 엘리야들이 패배감에 빠져 광야로 쫓겨 가지 않는다면, 칠천 명 아군의 존재를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소외감을 극복하면 낙심도 사라집니다.
우리는 외톨이가 아닙니다. 칠천 명의 아군이 어딘가 반드시 포진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리라”(요 14:18).
외톨이가 아님을 깨달을 때, 우리는 낙심을 극복하고 승리의 행군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광복 66주년을 맞았습니다. 조국의 온전한 해방과 함께 교회와 가정과 나 자신의 참 해방을 위해 고독과 낙심의 광야에서 일어나 하나님 앞에 서기 바랍니다. 세상을 향한 시선을 거룩한 사명의 외투로 가리고, 심령 속에서 울리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입시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