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일들을 나만의 일로 제한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모든 일이 나 이외에도 다른 사람들의 일과 관련되어 있다는 말이다. 작은 일이건 큰  일이건 사람과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동안의 생활을 돌아봐도 다른 사람과 연관되지 않은 일은 거의 없다. 이처럼 우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혼자 독불장군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도록 창조되었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연결이 되어 산다는 것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관계라는 것이 항상 만족과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힘들어지고, 또 자신이 믿었던 사람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고, 미움과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우리 성도들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전하고 받기도 한다. 내가 힘들고 아플 때, 쓰러져서 아무런 힘도 없이 절망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기도 하며, 하나님을 모르고 생명과 아무 관계없는 나에게 복음을 전해 주고 또 말씀을 전해 주고 나를 붙들어 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저 멀리 선교지까지 가서 문화와 언어가 다른 민족에게 생명을 나누어 주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은 멀리 있는 사람들을, 또 내 옆에 가까이 있는 성도들을 섬기기도 하고 섬김을 받기도 한다.

이런 이유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더 힘 있게 할 수 있도록 사람을 사용하신다. 우리 주위의 사람과의 관계를 사용하셔서 우리를 격려해 주시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징계도 하시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들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바른 길로 가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데, 문제는 우리들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늘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내 좋은대로 고집을 부린다는 점이다. 정말 사랑하고 존중해야 할 사람과 별 것도 아닌 것으로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미워하고 원수를 맺는다.

또는 어떤 사람을 너무 생각하고 사랑하고 집착해서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고 그 사람에게만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관계는 오히려 신앙에 방해요소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렇게 사람을 미워하거나 아니면 너무 사람에게만 매달리지 않고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허락하신 모든 사람들과 함께 주님을 섬기기를 바라고 계신다. 하지만 우리들은 바로 그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들에게 때로는 모함을 받고, 쫓김을 당하고, 억울한 소리를 듣고 방황하면서 아픔을 당하기도 한다.

이럴 때면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나에게 고통을 주는 그 사람에 대한 미움을 쌓아가지만 실제로 그 사람들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을 의식하고 하나님 중심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의식하며 살기 때문에 사람으로 인해 실망하고 배신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어려움을 당하거나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아픔을 당하게 되면 마음속에 미움을 품고 기회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 사람에게 멋지게 복수해 주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경외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우리들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안다. 사랑하는 식구들과 성도들과 친구들과 함께 하지만 항상 기쁘고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괴로운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보면 그저 살면서 누구나 다 겪는 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정말 힘이 들고 피곤함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 우연이란 없다. 이 모든 일을 믿음의 눈으로 보면 하나님의 사랑의 역사임을 알게 된다.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핍박을 받고 고통을 당하며 마음 아프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하나님께로 피해야 한다.

그 사람에게 내가 나서서 복수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우리는 하나님께로 마음을 돌이켜야 한다. 계속해서 나의 잘못을 발견하고 돌이킬 때 하나님께서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은혜를, 이미 예비된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것이다.

우리들이 사람을 너무 과하게 믿거나 사람에게 기대하고 의지하고 사람을 하나님 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들이 얼마나 고집이 세고 나를 주장하는지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님과 떨어져서 내가 다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찾으면서 마음은 하나님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진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깊이 의지하고 순종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어려움과 고난을 허락하시는 것이다.

때로는 깊은 벼랑의 끝과도 같은 곳에, 그리고 나를 도와줄 사람도 없는 인생의 캄캄한 외로움 한가운데 우리를 홀로 세워놓으신다. 이런 때는 참으로 너무하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가 왜 이런 지경이 되었는지 하나님이 원망스럽기까지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로 이런 고난이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증거인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참으로 괴롭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들이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살기를 원하고 계신다. 사람에 대해서는 주님의 사랑을 가지고 서로 사랑해야 하지만 사람을 의지해서는 안 된다.

우리들이 사람을 보지 않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면서 “나는 하나님의 힘으로만 삽니다.” 라는 고백을 한다면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며 참된 순종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우리들의 눈으로는 참으로 비참해 보이고 엉망인 상황이지만 이런 처지를 하나님은 사용하셔서 선하신 은혜와 축복을 우리들에게 부어주시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단절이 되고 나 밖에 없는 것 같은 그 순간에 하나님과의 특별한 사랑을 나누는 행복을 경험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고통의 시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특별한 사랑으로 부르시는 그 시간으로 바뀌게 된다.

그 위기를 통해 우리들의 욕심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처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하여 우리들을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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