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제목처럼 성탄 카드로 시작해서 성탄 카드로 끝나는 영화이다.  성탄 카드를 통해 두 청춘 남녀가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 영화는 캘리포니아의 어느 평화로운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한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카드에 적힌 내용이 낭독된다. 사연인즉 교회에서 감사절 무렵 해외에 복무중인 미군들에게 수신인 지정 없이 성탄 카드를 보낸 것이다. 카드를 보낸 여주인공 페이스 스필맨(엘리스 에반스)은 자신의 교회를 소개하고,  행복한 부모님이 있는 가정을 소개하고, 특히 성탄절 무렵 예배에 참석할 것을 권한다.

아마도 똑같은 내용의 카드를 여러 장 보냈을 것이다. 그 중 한 장의 카드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중인 남자 주인공 코디 쿨런(존 뉴턴)에게 날아간다. 잔잔하고 무엇보다 방문을 권하는 내용과 카드 표지의 배경인 보내는 이의 집 사진이 마음에 남았는지, 코디는 한 번 읽은 카드를 내내 간직한다. 나라를 지키려고, 아니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군인들에게 카드 한 장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영화이다. 어린 시절 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군인 아저씨들에게 위문 편지를 썼을 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부하 사병을 잃은 코디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휴가를 명령받는다. 실은 복무기간 연장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그의 상사는 “여기 전쟁터는 잊고 너의 인생을 한 번 돌아 보라”고 조언한다. 본국으로 휴가를 나온 코디는 전사한 부하 사병의 미망인 아내에게 유품을 전하는 임무부터 수행한다. 마침 성탄 카드를 보낸 사람이 있는 지역이어서 유품을 전하는 일을 마친 뒤,  카드를 보내온 교회부터 찾는다.

그 전에 식당에 들러 간단한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화장실에 갔는데, 그 사이에 웬 여성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먹고 있는 것 아닌가? 알고 보니 두 사람은 같은 메뉴를 선호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에선 둘의 정체가 금방 밝혀지는데, 바로 한 사람은 카드를 보낸 페이스이고, 한 사람은 카드를 받은 코디였다.
교회를 방문한 코디는 매우 친절한 노부부를 만나 이것저것 예배에 대한 안내를 받는다. 알고 보니 노부부는 이미 식당에서 만난 페이스의 부모였다. 이제 뭔가 영화의 스토리가 생겨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예배를 잘 드리고 “굿 바이!” 인사한 다음 코디는 교회 앞 도로를 건너 자신의 오토바이를 향해 간다. 페이스의 아버지가 뭘 잊었는지 코디를 부르며 길을  건너오려 한다. 그 순간 과속 차량이 저편에서 질주해 오고 있다. 코디는 몸을 날려 페이스의 아버지를 보호하고 다행히 자동차도 급정거한다. 코디는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게 된다.

이제 영화의 두 번째 전환이다. 아버지 생명의 은인이 된 코디에게 페이스의 가족이 저녁 식사 초대를 한다. 코디는 사양하지만 페이스의 아버지는 호탕함을 넘어 막무가내로 초대한다. 페이스의 아버지 역시 베트남 전쟁 복무 경험이 있는 베테란이다. 자신을 사고에서 구해 주어 고맙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코디가 맘에 든다. 게다가 코디의 아버지 역시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였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코디 자신도 군에 지원했다는 것이다.

초대받은 그 집이 바로 카드 속의 사진과 똑같은 집인 것을 알고 코디는 깜짝 놀란다. 자신에게 카드를 보낸 페이스를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 이미 전날 샌드위치 사건부터 둘의 운명적 만남은 시작된 것이다. 이들의 인연은 저녁 초대로 끝나지 않는다. 페이스의 가족이 제재소를 운영하는데, 성탄 시즌까지 일을 도와달라고 코디를 붙잡는다. 사실 페이스의 아버지가 카드를 보낸 사람이 바로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딸에게는 그 사실을 비밀로 한 채 호탕함과 막무가내로 일단 코디를 붙들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페이스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와인 판매업자로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는 세련된 사업가이다. 페이스의 부모는 겉으로 내색은 못하면서 새로 등장한 코디가 믿음직스럽기만 하다.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하도록, 아버지는 베트남전에 참전했을 때 어머니가 매일 기도를 드리며 기다렸던 호숫가로 보내기도 한다. 멋진 경치에 더해 마법의 장소라고 소개한다. 이제 다음 세대 두 사람의 사랑이 호숫가에서 시작된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코디는 수십 피트나 되는 나무를 옮기고, 자르고, 다시 쌓는 등 제재소 일을 너무 잘 감당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성탄 선물을 준비하는 교회 행사에 물품을 내놓는 등 인간 됨됨이도 좋아 보인다. 페이스의 부모들은 멀리 출장 다니는 애인을 따라 앞으로 고향을 떠날지도 모르는 딸이 걱정된다. 해외 세일즈를 하는 사업가 사위가 그들 집안에 잘 맞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렇다고 부모가 딸의 배우자 선택에 간여할 수도 없고, 그저 끙끙 앓으면서 새로 나타난 젊은이에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끌린다. 코디 역시  이들 가족의 따뜻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코디의 부모는 다 돌아가셨기에 페이스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두 내외는 마차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는 등 노년의 낭만적인 사랑을 만끽하고 있다.

하루는 코디와 페이스가  부모님이 마법의 장소라고 소개한 곳에서 눈길에 미끄러지며 몸이 엉키고 본의 아니게(?) 키스를 하게 된다. 페이스는 사태를 수습하고 자리를 떠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선 변화가 일어난다. 자연스레 코디와 페이스의 애인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페이스의 애인은 코디의 출현으로 뭔가 이상한 분위기가 생긴 것을 느낀다.
마을에서 댄싱 파티가 있던 날, 블루스 타임에 코디와 페이스가 함께 춤을 추자 페이스의 애인은 항의한다. 그 전에 페이스와 그녀의 애인이 춤을 추고 있었는데 페이스의 삼촌이 다른 여성에게 돈을 주어 페이스의 애인과 춤추게 하고는 코디와 페이스가 파트너가 되게 하는  등 주위 사람들도 노골적으로 코디와 페이스를 응원하고 있다. 결국 페이스는 애인을 사랑하고 있는데, 코디와 키스를 했다고 엄마에게 울면서 의논하기까지 이른다. 엄마가 “누구를 사랑하던 나는 너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달래 주는 모습을 보면서 딸이 크면 엄마와 친구가 된다는 말이 실감난다.

애인은 식당을 통째로 빌려 페이스에게 근사한 반지와 함께 청혼을 하고 허락까지 받아내지만 이미 떠난 페이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애인이 페이스의 마음을 알고 스스로 떠나고, 페이스는 이미 떠나간 코디를 쫓아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다. 코디는 페이스의 부모가 사랑의 꽃을 피운 마법의 장소에 나무 벤치를 성탄 선물로 준비해두었고, 그 위에 페이스를 사랑했노라는 말을 담은 성탄 카드를 남긴다. 마침내 아프간 전장에서 받은 카드에 사랑의 답장을 한 것이다.
페이스의 아버지는 베트남전 기념 다리가 있는 곳을 힌트로 알려 주고, 페이스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같은 메뉴를 시켰던 일을 기억해 샌드위치를 싸들고 코디와 다시 만난다.

“믿음 안에서 참 아들 된 디모데에게‘편지'하노니 하나님 아버지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로부터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네게 있을찌어다”(디모데전서 1:2).
신약성경 중 사도 바울이 쓴 부분은 서신서 즉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그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곧 사랑을 전하고 있다. 이번 성탄에도 많은 카드를 주고받을 텐데 영화 속 페이스처럼 읽는 이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하면 좋겠다. 누가 알랴? 혹 청춘 남녀들은 신앙 가운데 사랑으로 이어지는 좋은 시작이 될지?

참고로 ‘크리스마스 카드'는  RHI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홀마크 채널의 오리지널 영화이다. 2006년 12월에 개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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