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는 설날이 되면 굉장히 기뻤다. 그래서 12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벌써 마음이 설레며 빨리 새해가 되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우선 12월 중순쯤 되면 학교가 방학을 해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니 좋고, 또 이맘때는 뭔가 집에 먹을 것이 많아져서 좋고, 설을 위해 부모님이 새 옷을 사 주셔서 더욱 좋은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은 것은 세뱃돈을 두둑이 받는 것이었다. 나이가 든 지금은 새해가 오는 것이 마냥 좋은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오히려 “또 벌써 한 해가 지나갔구나”라는 그런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2011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빨리 지나갔으며, 그 동안 내가 무엇을 했는지 한편으로는 후회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2012년이 이미 시작되었는데 올해에는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으며, 요즘 경기가 너무나 좋지 않은데 이것이 좀 해결될 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믿는 기독교는 한 마디로 새로움의 종교, 변화의 종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든 면에서 새롭게 변화되고, 변화시키는 종교이다. 물이 포도주가 되는 역사를 우리는 경험해 보았다. 그리고 단순히 양만 늘어나는 것을 본 것이 아니라 그 질적인 면에서도 변화되는 아주 새로운 체험을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고 하셨다. 주님이 이 땅에 오심으로 인해서 우리들이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바울과 같은 사람은 주님을 만나고 사울에서 바울로 바뀌게 되었다. 이름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그의 인생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의 모든 것들이 주 안에서 새롭게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된 모습은 그의 고백에서 잘 알 수 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이제 2011년을 보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들이 어떤 새로운 존재로 살 것인지를 기도하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우리들이 사는 이 세상에서는 새로운 것을 기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큰 일, 어려운 일, 깜짝 놀랄 만한 일들도 일어났지만 결국은 재작년, 작년, 또 올해 다 그렇게 지나가는 것이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통해서 우리들이 뭔가 특별하고 대단한 것을 기대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이 매사를 이렇게 심드렁하게 그냥 그런 식으로 보내도 된다는 말 역시 아니다. 오히려 우리 성도들은 세상을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로 불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어떤 면에서 이 세상이 이해되지 않고 엉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세상의 경험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판단하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낙심되는 것이 수도 없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히 2011년 한 해는 좋은 일, 기쁜 일, 감사한 일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사람 때문에 실망하고, 경제 때문에 걱정하였다. 우리들의 육신적인 눈으로만 보면 낙심하고 걱정할 것 밖에는 새로운 것이 한 가지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날이 갈수록 새로워지는 것은 우리들의 속사람이고, 영적인 것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참된 성도라면 이 세상의 눈을 가지고 내 경험에 따라 허무한 세상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이제 예수를 믿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그 말씀을 의지하여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이제까지 살던 우리 삶의 방식대로가 아니라 변화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이에 따르는 새로운 방식을 가지고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성도의 모습이다. 물론 이렇게 말씀대로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또 우리들이 사는 곳과는 상관없이 말씀대로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이에 따르는 핍박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들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임을 성경은 분명히 말씀하고 계신다.

우리들이 가진 소망은 우리 육신의 것들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열심히 수고하고 장사해서 십일조라고 교회에 갖다 바친다. 이런 불경기에도 여전히 주님께 모든 것을 바친다. 그리고 교회도 힘든데 선교지에 가서 교회를 세우고 그들을 돕는 데 힘을 쓴다. 세상의 눈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을 우리가 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믿는 것과 세상의 가치관이 부딪쳐서 충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또 우리들이 예상하고 있어야 하는 일이다.
우리들의 소망은 이 땅에서 육신의 편안함을 가지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환난을 당해도 낙심치 않고 충성을 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이 세상에 살지만 이 세상은 우리들의 편이 아니다. 세상의 복음 전도의 장이지 우리 성도와 화합해서 살아가는 그런 좋은 세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세상을 적대시하여 살아가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들이 포용하되 의지하고 우리와 함께하는 곳이 세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들이 예수 믿어서 그 믿음이 우리 안에 들어오면 새로운 것들로 인생이 다시 시작됨을 경험하게 된다. 한 마디로 모든 것들이 새롭게 바뀌는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가? 예수를 믿으면 우리가 먼저 새로운 존재가 된다. 그 전에 소망을 두고 살았던 세상의 모든 것들이 부질없이 생각되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새로운 소망을 가지고 살게 된다. 이 말은 단순히 육체적인 것을 부정하거나 세상 것들을 다 무시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이 전에 가지고 있던 세상적인 목표, 이런 것들에서 하늘에 뜻을 두는 새로움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내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내 사명으로, 주님께서 내게 부탁하신 모든 명령, 이 모든 것들로 삶의 목적을 삼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내가 경험해 본 것들, 그리고 우리 이치로 따지는 것들, 말이 되는 것들로 살았지만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영원한 세계를 품고 사는 것이다.

이제 또 새해가 시작되었고, 언제 시작되었냐는 듯이 빠른 속도로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더욱 더 이기심과 세속주의, 물질주의로 흘러갈 것이다. 잠시 우리들의 걸음과 생각을 멈추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정말로 주 안에서 새로운 참 소망을 가진 성도인지를 살펴 보며 다시 한 번 새로운 각오를 하여 이제는 정말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존재로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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