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화 대사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세 가지 금을 주셨는데, 그것은 황금, 소금, 지금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하는 황금, 인간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음식에 들어가는 소금, 과거를 만들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수적 시간인 지금, 이 세 가지는 말 그대로 금(gold)과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 금(황금, 소금, 지금) 중에서 한 가지만 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예,‘지금’입니다. 지금이라는 현재의 시간은 당신과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가장 중요한 ‘금’입니다. ‘지금’이 없으면 당신과 내가 없고, 당신과 내가 없다면 황금과 소금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 전도서 3장 1절-8절은 크게 두 종류의 때(시간)를 말합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첫째, 정해진 때(appointed time)입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의 “기한”이라는 ‘때’입니다. “기한”의 히브리어는 “즈만”인데, “구체적으로 정해진 시간”을 의미합니다. 즉, 어떤 일이든지 “정해진 때”가 있다는 말입니다. 태어나는 때, 죽는 때, 심는 때, 수확하는 때, 허는 때, 세우는 때, 우는 때, 웃는 때, 슬퍼하는 때, 춤추는 때, 사랑할 때, 미워할 때… 입니다. 어떤 일이든 정해진 때가 있습니다.

둘째, 반응의 때(time of response)입니다.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의 “때”를 가리킵니다. 히브리어로 “예트”인데, 원인이 있으면 ‘결과의 때’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태어남은 죽음의 때를 수반하고, 심음은 거둠의 때를, 허뭄은 세움의 때를, 울음은 웃음의 때를, 찢음은 꿰맴의 때를, 전쟁은 평화의 때를 수반한다는 말입니다. 무엇을 하든 그와 관계된 반응(또는 열매나 결과)을 경험하는 때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전도서의 이 두 때를 잘못 이해하면 허무주의(nihilism)나 숙명론에 빠질 수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위의 본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때의 한가운데에는 항상 열심히 뭔가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목적을 이루는 사람, 심고 거두는 사람, 치료하는 사람, 헐고 세우는 사람, 울고 웃는 사람, 찾고 지키는 사람, 찢고 꿰메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당신과 나입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 일을 하는 시간, 즉 ‘지금’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일이 이루어지던 당시(當時)의 ‘지금’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열심히 일하는 ‘지금’의 ‘내(당신)’가 없다면 정해진 때와 반응의 때는 무의미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전도서는 숙명론이나 허무주의를 말하지 않습니다.

1990년대 중반, 한국의 어느 중소도시에 목욕탕을 확장 개업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처음 인수할 때보다 훨씬 많은 돈을 들여, 제반 시설들을 최고급으로 바꾸었습니다. 사우나실과 욕탕을 두 배 이상으로 넓힘과 동시에 고급 자재로 바닥과 벽, 그리고 수도시설들을 치장했습니다. 종업원들의 숫자도 두 배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확장 개업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손님은 일 주일에 한두 명뿐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는 형국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보다못한 종업원이 자신이 받을 월급이 걱정되어 사장에게 근심어린 얼굴로 물었습니다. “사장님, 손님이 너무 없습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이대로 있어도 괜찮은 겁니까?” 사장은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표정으로 종업원의 얼굴을 쳐다보며 이렇게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사업에는 다 때(dirt and time)가  있는 법이야!” 이 목욕탕 주인이 말한 때와 전도서 3장이 말하는 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2012년이 시작된 지 벌써 3월이 되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세운 당신의 목표는 어떤 진척을 이루고 있습니까? 현재라는 시간을 향해 다가오는 미래의 밭에서 수확할 열매를 위해 ‘지금’ ‘당신’은 무엇을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습니까? 그 일을 위해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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