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갈등은 피할 수 없고 어떻게 처리하느냐(회피, 설득, 강요, 항복, 겉돌기, 타협, 협동의 스타일)에 따라 파괴적인 깨짐이나 창조적인 협동이 되는 것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협동적인 의사결정-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단계’에 대해 소개한다(협동적 결혼 기술 Collaborative Marriage Skills - 시카고 치유목회상담원에서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를 강사로 초청, 개최했던 부부대화1 Workshop 주제, Interpersonal Communication Programs, Inc).

‘의논 전’(1단계-문제 확인하고 정의하기, 2단계-문제 풀기 위해 계약), ‘의논하는 동안’(3단계-문제 완전히 이해, 4단계-자신과 상대방, 우리를 위한 소망 확인, 5단계-대안 만들고 숙고, 6단계-최선의 적합한 행동 선택, 7단계-최선의 적합한 행동 계획과 실천 검증),  ‘의논 후’(8단계-미래 행동 실행, 9단계-결과 평가)로 구분해 본다.

‘의논 전’
1단계 - 문제 확인하고 정의하기. “남편/아내가 관심이 없어요.” “여러 해 살았는데 관심이 없다니요?” “살아 보지 않았으니 모르실 겁니다!” “평소 본 바로는 그럴 분이 아니에요”는 자각의 수레바퀴(감각, 사고, 감정, 소망, 행동)에서 ‘사고’ 곧 추상적인 내용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자 때문에 못 살겠어요! 미워 죽겠어요!”라는 갈등 요인 / 문제를 말하면 “남편의 어떤 모습/행동이 미운지요”라고 좀더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그러면 “집에 돌아왔는데 그냥 잠자고 있다.”“집안 정리를 도와 주지 않는다.”“000 음식을 해주지 않는다.”“일주일에 하루 이틀 빼고 계속 늦게 들어온다”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온다.   

문제를 확인/정의하는 방법으로는‘무엇’이 문제인가?‘누가’ 포함되는가? 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로 ‘무엇’은  주제(음식, 부모 역할, 가사, 금전…), 개인(직업/일, 책임감, 스트레스…), 관계(경쟁, 지지, 의사소통)로 구분해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의 문제는 서로 혼합되어 있기 쉽다. 예를 들어, 내 자신의 경력(개인)을 발전시키고자 다시 학교에 입학할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일을 더하는 것은(주제)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두번째‘누가’는 나, 상대방, 다른 사람으로 구분된다.

2단계 - 문제 풀기 위해 계약하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말하기를 원하며 대화를 주고 받았으나 의논이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문제에 대해 말하기 위한 ‘계약’을 맺지 않아서이다. 문제를 풀기 위한 결심으로서 좋은 계약이 없으면, 의논이 서툴러지고 피상적이거나 지루하고 방어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계약하기의 내용에는 문제를 정의한 후에 누가, 어디에서, 언제, 어떻게, 얼마나 이야기할 것인가가 포함된다.

‘의논하는 동안’
3단계 - 문제 완전히 이해하기. 다음 두 가지 대화 사례를 비교해 본다. 첫번째는 종종 속을 부글부글 끓이다가 “당신 요즘 왜 그래? 좀 일찍 들어와!”라고 과거/현재에 대한 과정 없이 미래의 소망을 밑도 끝도 없이 먼저 말한 경우이다. 또 늦게 들어오는 문제에 대해 비난하는 대화 스타일로 말한 경우이다. 이런 경우 보통 자동적으로 수비적이거나 반대로 공격적인 반응(“요새 얼마나 힘든지 알아!”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 건데?”)을 불러 일으킨다.
두번째, “아무 말도 없이 늦게 들어오니까 무관심해 보이고 슬펐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야”라면서 적절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해서 ~ 했단 말이지” 와 같이 잘 듣는 자세는 바람직한 반응으로 연결되고, 결과적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까지 이를 수 있다. “회사에서 늦게 끝난데다 계속 얘기가 이어지다 보니 연락도 못하고 늦었어. 잊지 않고 먼저 연락할게!”

대화에서 내가 하는 이야기가 잘 이해된다면 사실 해결/치유가 이미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말하고 싶은 것을 과거와 현재의 행동, 감각 정보, 사고, 감정에 초점을 두고 나눈다. 이렇게 잘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이고 적합한 미래행동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간혹 문제를 잘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해결책이 되기까지 한다.

4단계 - 자신과 상대방, 우리를 위한 소망 확인하기. 이제 문제와 관련된 각자의 소망에 초점을 맞추는 단계이다. 나는‘자신’을 위하여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상대방’을 위하여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우리’(상대방과 나)를 위하여 무엇을 원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며 진행되는데, 원하는 것뿐 아니라 원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주의할 것은 내가 상대방을 ‘위하여’ 원하는 것과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혼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나를 ‘위하여’ 원하는 것 아래에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두라고 한다.

5단계 - 대안 만들고 숙고하기.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해결로 나아가기 위하여 무엇을 실제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제안하게 된다. 하나의 큰 해결책을 보여 주기보다 다음 단계로 내가 할 수 있는 작고 긍정적인 행동을 생각해서 목록화한다. 시도해 보지 않았던 가능성 있는 새로운 행동과 과거에 도움이 되었던 행동들을 포함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마!”와 같은 반응보다는 되든 안 되든 제재 없이 전부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

6단계 -‘최선의 적합한’ 행동 선택하기.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하기로 확실하게 결심한다. 그런데 미래 행동이 구체적이고 긍정적이며 달성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큰 변화로 작용할 수 있는 작은 ‘다음 단계’를 취한다.

7단계 -‘최선의 적합한’ 행동 계획과 실천 검증하기. 행동 계획을 선택한 후에 각자 미래에 그 행동들을 실천하고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면서 그 계획의 현실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보고, 듣고, 스스로 경험한다면 그 계획은 적절한 것이다. 반대라면 무엇이 그 계획을 방해하고 있는지, 자각의 수레바퀴(감각, 사고, 감정, 소망, 행동)의 어느 부분에서 적합하지 않은지 확인하고 다시 수정이 필요하다. 때로 양립할 수 없는 두 행동을 비현실적으로 또는 화가 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정한 경우(숙제 안하고 많이 놀기, 바쁜데 무조건 일찍 귀가하기)가 아닌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이다.

‘의논 후’
8단계 - 미래 행동 실천하기 / 9단계 결과 평가하기. 행동으로 실천한 후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하기로 결심한 것을 효과적으로 잘 달성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축하가 필요하다. 바람직한 것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칭찬을 통한 강화가 최선의 방법이다. 혹여 행동 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문제를 다시 그리는 과정을 통해 돌아본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에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희를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18-20).

형제의 죄에 대해 1:1 대화가 잘 되지 않으면, 두세 사람의 증인을 세우고, 그래도 여의치 않거든 교회로 가라고 하신 말씀 뒤에 나오는 부분이다. 이 땅에 살면서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많다. 문제를 푸는 과정으로 이번에는 ‘단계’를 소개했다.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나가고, 합심하여(마음을 모아, 마음을 같이하여 - 동의) 기도하는 과정 중에 문제가 해결되고 갈등이 풀리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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