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환 지음 / 형공출판사

이 책은 복합장애를 가진 음악가이자 교육가인 황재환의 자서전이다. 1950년 여름,  조부와 부모, 형제 등 일족 183명이 바닷가로 끌려가 몰살당했을 때, 당시 네 살이었던 저자는 어머니 시체 밑에서 기절한 덕분에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눈 앞에서 목격한 마을 사람들은 후환이 두렵다고 그를 돌보아 주질 않아 저자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몰래 돼지죽을 훔쳐 먹고, 바닷가에서 새우나 게, 조개, 곤충을 잡아 연명해야 했다. 1953년 여름, 바닷가에서 가지고 놀던 수류탄이 터져서 그는 거의 목숨을 잃게 되었다.  마을사람들은 살 가망이 없다며 거적대기를 덮어놓았지만, 기적처럼 나타난 미군 헬기가 어린 저자를 수송해 김포의 미군 야전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했다. 목숨은 겨우 구했으나, 저자 황재환은 결국 시각장애 1급, 오른쪽 팔이 없는 지체장애 2급, 왼쪽 고막이 파열된 청각장애자가 되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극심한 가난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피나는 연습을 통해 왼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트럼펫 등의 악기를 다루게 되었으며, 교사자격증을 획득해 장애인 학교의 음악교사로서 장애인 음악교육에 헌신했으며, 사단법인 장애인소리예술단을 창단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2007년에는 UN 본부와 카네기홀에서 피아노 공연을 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내 안의 거인을 깨워라. 깨우면 거인이 되지만 깨우지 못하면 무명초가 되고 만다... 모든 장애와 문제는 극복할 대상일 뿐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가장 절박한 때가 기적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순간 포기하기 때문에 기적의 희열을 맛보지 못한 채 절망감에 빠져서 살게 된다. 신은 절망의 순간에 조금만 더 분발해 주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기적이라는 선물을 준비하고 계신다... 고통이 있어야 행복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정상인 만 명이 장애인 한 명을 구제하기는 어려워도 장애인 한 명은 정상인 만 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장애인을 보살피고 가르치며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신은 우리의 재능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끈기를 시험하신다.’(본문 중에서)
절망을 이겨낸 기적의 피아니스트! 세상을 밝히는 장애인 소리예술단장! UN본부와 카네기홀을 울린 기적의 마술사! 무한 고난을 극복한 인간 승리 등의 각종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저자의 지나온 삶과 인생 철학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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