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관계 속에서 좌절을 경험한다. 그들은 배우자를 사랑하지만 일단 문제가 생기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남자와 여자가 전적으로 다른 개체임을 이해함으로써 당신은 이성인 상대에게 말을 하고, 그의 말을 들어 주고 그를 도와 주는 새로운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당신의 몫이어야 할 사랑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할 이 책이 없다면 성공적인 관계를 열어나가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17쪽)

폴 투르니에가 쓴 고전『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가 1962년에 나오고, 30년이 지난 1992년에 기념비적인 책 두 권이 나왔다. 하나는 개리 채프먼의『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Five Love Languages』이고, 다른 하나가 오늘 소개하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John Gray 지음, 동녘라이프 펴냄)이다. 400쪽이 넘는 방대한 내용인데, 여기선 남녀 차이에 대한 비유와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자 한다.

책 제목에서 보듯이 처음 설정이 흥미롭다. 아주 먼 옛날 화성(Mars)에 사는 남자가 망원경으로 금성(Venus)에 사는 여자를 발견한다. 서로 사랑하게 된 두 남녀는 지구로 옮겨온다. 그런데 지구 환경의 영향으로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들이 서로 다른 행성 출신이고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해 갈등과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어서 남녀의 차이를 비유로 소개한다. 감정은 무시한 채 문제에 대한 해결책만을 제시하려는 남자를 ‘미스터 수리공’이라 하고, 원하지도 않는 조언, 좀더 심하게 표현하면 잔소리하는 여자를 ‘가정진보 위원회’에 비유한다.

남자의 동굴 vs. 여자의 우물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자들은 혼자 있기 위하여‘동굴’로 들어가는 반면, 여자들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야 속이 풀린다.“…한 아메리카 인디언이 자기 부족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자기네 부족에서는 어머니가 곧 시집 갈 딸에게, 남자들은 기분이 나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동굴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은 이따금씩 있는 일이므로 공연히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데, 이는 남자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이 아니며, 그는 곧 동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들이 가장 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절대 동굴로 따라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일 그러면 동굴을 지키고 있던 용이 불을 내뿜어 타 죽게 될 것이라고 했다.”(5장, 113~114쪽)

인간관계에서 남자는‘고무줄’같아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순환 주기가 있다.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경우에도 때로 그녀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때/주기가 있어서 여자로서는 무척 당황스럽지만, 본능적인 일이지 정말 마음이 멀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여자는‘파도’와 같아서 기분이 최고조로 오르다가도, 기분이 바뀌면 사정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앞에서 남자가‘동굴’속으로 들어간다고 했는데, 여자는‘우물’바닥까지 내려간다 하고, 이때가 감정을 정리하고 대청소할 때라고 비유한다. 다만 동시에 여자는 우물 안에 있고 남자는 동굴 안에 있을 때 서로 오해하기 쉬우므로, 주기가 엇비슷하게 겹칠 때를 조심하라고 한다.

같은 말이지만 남녀 각각 다른 의미의 언어

남녀가 의사소통할 때 형식상의 표현은 거의 비슷하지만 말의 속뜻이나 감정적으로 강세를 두는 부분이 서로 다르다고 한다. 남자는‘사실’에, 여자는‘감정표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므로 통역관이 필요할 정도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여자가 ‘당신은 내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군요’라고 말할 때 그녀는 ‘전혀’라는 낱말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전혀’라는 말은 다만 그 순간 자기가 느낀 좌절감의 정도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사실에 입각한 표현인 양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5장 97쪽) 이와 같은 차이에 대해 지은이는 남녀 각자의‘관용어’가 있다면서 여러 실제적인 예를 보여 준다.

어떻게 논쟁을 피할 것인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상하되 논쟁하지는 마라. 논쟁하거나 싸우지 않고도 얼마든지 정직하고 솔직하게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다.”(11장, 224쪽)

어떤 문제에 대해 생각을 달리할 때 ‘의논’이 ‘논쟁’이 되고, 논쟁이 ‘싸움’으로 번지는데, 인간관계에 있어서 논쟁은 가장 파괴적인 요소로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고 지은이는 강력히 주장한다.

“논쟁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상대방이 못마땅해 하는 것은 말하는 내용이 아니라 말을 하는 방법, 즉 태도라는 사실이다. 논쟁은 두 사람이 하지만 그 논쟁을 멈추는 일은 한 사람이면 된다... 의견의 차이가 논쟁으로 발전하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라. 잠시 말을 멈추고 타임 아웃을 선언하라... 잠시 동안의 휴식이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혀 주고 상처를 어루만져, 여유를 갖고 상대방을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227~228쪽) 

“그게 아니고 이거야!”해명한다든지! 자존심 상한 것을 따지다 보면 이성적으로‘이게 아닌데’싶으면서도 걷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인해 문제가 커지는 것을 본다. 그래서 잠시 타임 아웃하라는 실제적인 조언이 반복해서 나온다. “논쟁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일 때 낮게 엎드리는 것이다. 서로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에 다시 마주 앉으면 훨씬 나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255~256쪽)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그러나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신 같이 하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경하라”(에베소서 5:31, 33).

성경에선 남녀가 서로 다르지만 둘이 하나가 되라고 한다. 아내를 자기자신처럼 사랑하고 남편을 존경하라는 구절은  남녀의 정서적 욕구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준다. 때로 아는 것을 통한 인식의 전환이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것을 보는데, 아무쪼록‘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남녀의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그동안 서로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관계가 좋아지는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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