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stry Philosophy1

“나이를 더 먹는다는 것이 나를 에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게 했는가? 25년간 성직 생활을 했지만 기도도 제대로 못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편이며, 긴급한 문제들에만 사로잡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아주 잘하고 있다고 했지만 나의 성공이 나의 영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하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14쪽) 

이번 호부터‘어떤 철학,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목회를 할 것인가?’를 시리즈로 엮어 살펴 보고자 한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In the Name of Jesus』(헨리 나우웬 지음, 두란노 펴냄)는 ‘21세기 크리스천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강연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이며, 목회자의 목회 철학과 자세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있어 소개한다.  이 책은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마귀에게 받은 세 가지 시험과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베드로에게 목자가 될 것을 명하는 세 가지 질문을 연결하여, ‘유혹-질문/과제/도전-훈련’의 형식으로 전개된다.

현실 지향에서 기도로

유혹) 예수님이 받은 첫 시험은 ‘현실적이 되라!’즉 돌들을 빵으로 바꾸라는 것이었다. 지은이는 페루의 리마에서 배고프고 병든 이들을 보며 똑같은 필요를 느꼈다고 한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시면서 ‘말씀 선포’라는 자신의 사역을 고수하셨다는 것이다.

질문)
베드로가 받은 첫 질문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였다. 지은이는 사탄의 시험과 연결해, 능력과 성취와 업적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와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으로 이해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무조건적이요 무제한적인 ‘제1의 사랑’이라 표현한다. 반면, 사람들로부터 받는 인정, 애정, 연민, 격려는 ‘제2의 사랑’으로 제한적이라고 정의한다.

“제2의 사랑은 제1의 사랑의 깨어진 모습일 뿐이며 하나님께서 그 안에 어두움이 없는 제1의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다는 사실은 정말 좋은 소식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어두움이 없는 하나님의 제1의 사랑이 구체화된 것입니다. ”(29쪽)

훈련 - 묵상기도)
“현실에 적절하려는 욕망의 지배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제1의 사랑을 아는 지식 안에 거하려면 신비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신비주의자란 하나님의 제1의 사랑 안에 자신의 존재 의미를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사람입니다.”(31쪽) 지은이는 묵상 기도 훈련을 통해 긴급한 문제들을 쫓아다니는 것으로부터 또, 하나님의 마음이나 자신의 마음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과의 깊은 인격적 관계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불붙는 이슈를 다루면 분열을 조장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미처 깨닫기 전에 우리의 자의식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에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생명의 원천에 우리의 인격적 친밀함이 견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다면, 상대적이지 않으면서도 유연할 수 있고, 독단적이지 않으면서도 확신에 차 있을 수 있고, 불쾌하지 않게 대처할 수 있고, 너무 무르지 않으면서도 온화하게 용서할 수 있고, 교활함 없이 진정한 증언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33~34쪽)  

유명세에서 목회로

유혹)
예수님이 받은 둘째 시험은 ‘뭔가 큰 일을 해보라! 스타가 되라! 성전꼭대기에서 뛰어 내리라!’는 것이었다. 지은이는 이런 모습을 박수를 기대하는 외로운 줄타기 곡예사에 비유한다. 경쟁 사회에서 혼자 뭔가 이루려는 개인적인 영웅주의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해 보이려 하지 않으시고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답하신다.

과제)
베드로에게 세 번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하신 예수님은 “내 어린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하신다. 곧 목회의 사명을 주시는 것인데, 목회란 공동체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것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그 예로 예수님이 열두 제자를 둘씩 짝지어 보내셨다고 말한다.

“우리가 ‘함께’ 사역할 때는 언제든지 우리들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를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더욱 쉽게 인식시킬 수 있습니다... 믿음의 공동체의 지체들이 진정으로 자신들의 목자를 알지 못하거나 사랑하지 않는다면 목양 자체가 재빠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교묘히 힘을 행사하는 한 방법이 되어 버리거나 권위주의와 독재적 특성을 보이게 됩니다.”(42~45쪽)

훈련 - 고백과 용서)
“미래의 크리스천 지도자는 깊은 기도에 몰두한 신비주의자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족과 연약함을 기꺼이 고백하고 그들이 목회하는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어야 합니다... 나는 목회자들이야말로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제일 죄를 고백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종종 갖습니다.”(47쪽)

지은이는 AA(알코올 중독 치유 모임), ACA(알코올 중독자 가정의 성인아이 치유 모임)와 같은 치료 공동체에서 이루어지는 고백의 중요성을 말한다.

인도하는 자리에서 인도받는 자리로

유혹)
예수님이 받은 셋째 시험은 ‘힘을 갖고 지배하라!’는 것이었다. 복음을 선포하고,  하나님과 동료들을 섬기는 데 힘을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합리화를 통해 십자군, 종교재판소, 인디언 노예 등이 생겼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반면 예수님은“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고 답하신다. “힘에 대한 유혹이 막기 어려울 정도로 강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마도 사랑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대한 손쉬운 대체물을 힘이 제공하기 때문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보다는 하나님 되는 것이 더 쉽고, 사람들을 사랑하기보다는 사람들을 컨트롤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58쪽)

도전)
베드로에게 세 번 질문하신 후 목자가 되라고 명하신 예수님은 “젊었을 때에는 원하는 곳으로 다녔으나, 늙으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 갈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세상은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어렸을 때는 의존적이었고 네가 원하는 데로 갈 수 없었지만, 네가 자라서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있을 때는 네 독자적인 길을 가고 네 운명을 지배하도록 하라.’ 그렇지만 예수님은 성숙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성숙이란, 자신이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기꺼이 이끌려 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60~61쪽)

지은이는 힘과 지배가 아닌 무력과 겸손의 리더십을 말한다. “내가 말하는 크리스천 리더십은 단지 자신의 환경의 수동적인 희생물이 되는, 그런 심리적으로 유약한 리더십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사랑 때문에 힘의 사용을 계속적으로 포기하는 그런 리더십을 말하는 것입니다.” (61~62쪽)

훈련 - 신학적 성찰)
“신학적으로 사고하는 목회자들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진정한 신학은 거의 가르치지 않고 심리학이나 사회학과 같은 행동과학이 지배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아 왔습니다. 오늘날 기독교의 많은 지도자들이 제기하는 질문들은 성경적 용어로 포장된 심리학적이거나 사회학적인 질문들입니다... 신학적으로 성찰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일상의 고통과 기쁨의 현실들을 깊이 생각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의 의식을 하나님의 부드러운 인도하심을 아는 데까지 끌어올려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종종 숨겨져 있으며, 우리가 그것을 발견해야 하기 때문에 신학적 성찰은 힘든 훈련입니다.”(64~67쪽)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 18:20). ‘묵상 기도, 고백과 용서, 신학적 성찰’을 잘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교인과 재정과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예수님이 빠진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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