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stry Philosophy2

 “Being a pastor is like being a stray dog at a whistler’s convention(작자 미상).”(서문, 9쪽) 호루라기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니 길 잃은 개는 누가 주인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도대체 알지 못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의사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듯, 목회자들은 하나님과 교단 앞에서 서약을 하고 안수받는다. 또 개인적으로 목회 철학과 목회의 마음가짐 및 자세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계획이 있는데, 이번 호에는 그와 관련된 시리즈 두번째 글을 나누고자 한다. 
 
오늘 소개하는 책의 배경은 기원전 6~7세기 중국의 철학자 노자(老子)의 도덕경이다. 도덕경 81장을 바탕으로 각 장을 목회에 적용한 81개의 짧은 시들과 그 묵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흥미롭다.
지은이가 속한 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의 신임 목회자 수련회에서 개인 독서용으로 추천하는 책자로, 처음에는 종교다원주의적인 접근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러웠는데, 평소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통찰들을 발견할 수 있어 추천할 만 하다. (Vital Health Resources 펴냄, William C. Martin 지음, 제목에서 Pastoring이라고 동사형으로 표현한 것과 목회를 Art 예술/기술로 표현한 점이 눈에 뜨인다. 한국어로 번역된 것은 아니고, ‘목회를 예술로 하기’는 필자의 의역임.)

1장 - The Word

You are a minister of the Word / but not of words. / The Word was in the beginning before words
and beyond words. / And whether they weave sophisticated patterns / of intellectual magic, / or they strike with passion / at the heart of the people’s emotions, / words are not Word / For the Word is inexhaustible. / One can only stand in wonder / and point.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고 하는데, 인간의 말들 (words)이 아니라 진정한 하나님의 로고스(Word)를 잘 전하라는 내용이다. 말씀을 전할 때 하나님을 전했는지, 아니면 내 생각과 내 철학을 전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21장 - Shining Through


A true pastor shines with peace and love, / because he is always in communion with the Word.-* // He is at one with the Word / because he does not depend on words./ The Word Itself shines through him. // Since words do not exhaust the Word / and the Word is more than mere ideas, / how does he know even these words are true? / Because he looks inside himself.
말씀(the Word)과 교통할 때 목회자는 평안과 사랑으로 넘쳐난다. 사람의 말에 의존하지 않고, 단순한 생각과 사상 그 이상인 말씀이 목회자를 통해 밝게 드러난다. 지은이는 위 시에 대해 다음 묵상을 전한다. “말들(words)에 의존하는 것을 줄일 방법이 있을까? 설교 시간 10분을 줄일 수 있는가? 목회 기도에 침묵의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는가?  항상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보다 모임에 앉아 좀 더  들을 수 있는가?  병원 심방 가서 위로의 말들로 채우기보다 그저 앉아 있을 수 있는가?”(21쪽)

17장 - Congregation


When your congregation despises you, / it is a great sorrow. / When your congregation holds you in awe, / it seems somewhat better. / When your congregation praises you far and wide, / it seems even better still. / But when your congregation hardly notices / that you exist, / you have become a pastor. / How do you feel about your congregation / deep within your heart? / That is what they will become. // When the pastor’s work is done, / the congregation will truthfully say, / “We did it ourselves.” / And the pastor will rejoice.
가시적인 성과를 내어야 목회를 잘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시대를 살고 있다. 예를 들어, 부임해서 1년만에 교인이 얼마나 늘었는지? 교인들이 “너무 좋습니다!”하는 프로그램이 도입되었는지? 이런 것들이 요구되고, 목회자 또한 그런 방향을 쫓는 것을 본다. 여기서 지은이는 사역이 행해져도 목회자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고, 사역이 끝났을 때 교인들이 “우리가 해냈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목회를 제안한다.  

33장 - Good or Wise?


You are told that the good pastor / will know her people well. / But the wise pastor knows herself well. / You are told that the good pastor / will inspire her people to goodness. / But the wise pastor inspires herself to truth. // You are told that the good pastor / will bring great accomplishments to her parish. / But the wise pastor already has accomplished all. / You are told that the good pastor / will bring new life to the congregation. / But the wise pastor teaches them how to die to live.
존재(Being)와 행함(Doing)에 대한 것으로 목회의 행함 이전에 목회자 됨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유능한(good) 목회자보다 지혜로운(wise) 목회자를 제안한다. 좀 다른 차원의 예를 든다면, 새 교회에 부임해서 교회를 부흥시키라는 요구를 받을 때,“사실 하나님의 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우리 교회의 문을 닫는 것도 필요합니다.”라며 교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목회자가 지혜로운 것 아닐까? 실제로 구조적으로 병든 교회들은 일정 기간 아예 문을 닫고, 이름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접근들을 하고 있다. 

68장 - Play


The wise pastor approaches the serious / business of the church / with a spirit of laughter and play, / like a child at frolic with her playmates. / Because she has nothing to gain, / she has no need to compete / with herself, / with her colleagues, / or with the congregation. / The work is important, / the spirit is light.
목회자가 목회를 힘들어하고, 교인들까지 “힘드시죠?”라고 인사한다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목회자의 얼굴에 미소가 넘쳐나야 하고, 이왕 하는 일 즐겁게 하자는 것이다. 누가 싸우려고 덤벼들어도 가벼운 유머로 넘길 수 있으면 일이 즐거울 텐데, 언제 그런 여유와 성숙함으로 살 수 있을까? 하나님 지혜를 주옵소서!
 이 책에서 좋은 통찰들을 발견한 장점은 놔 두고,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도덕경을 응용해서 목회에 적용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왕이면 성경 구절과 연결시키는 작업을 했더라면 하는 점이다. 이 책을 읽는 분 가운데 누군가 그런 작업을 해서 더 풍성한 내용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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