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 포이에마

-나침반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북쪽을 가리킨다. 한 번에 정확하게 북극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흔들리면서, 그러나 올곧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수십 년 동안 교회에 다니며 확신에 차 있다가도 어느 순간 자신이 하나님을 믿는지, 안 믿는지 알 수 없어 회의를 느끼는 그리스도인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죽어야 산다. 죽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죽어야 한다. 제대로 죽어야 제대로 산다. 참 복이란 죽어야 할 자리에서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등불을 밝혀들고 어둠을 향해 온몸으로 돌진하다가 죽은 이들이 있다. 무릎을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택한 이들이 있다. 평화의 제단에 온몸을 바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죽어서 산 자들이다. 살아 있는 시체가 아니다. 하지만 제발 비루하고 구차한 기득권 유지를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과 욕망의 신에게 헤픈 웃음을 팔면서 예수의 이름을 부르지는 말라. 부활 신앙을 기롱하지 말라.(본문 중에서)
산상수훈을 묵상하며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던 『삶이 메시지다』 에 이어 출간된『오래된 새 길』또한‘길 찾기’의 연속이다. ‘예수를 길이라 고백하는 이들은 그 길을 자기 길로 삼은 사람들이다. 그 길은 외길이 아니다. 사방으로 열려 있다.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 따라 그 길은 각기 다른 모양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길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가 있어야 한다.’라며, 저자는 ‘예수’라는 중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 거룩한 세 가지 나침반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세 가지 나침반은 출애굽의 대강령인 ‘십계명’, 예수 정신의 핵심인 ‘주기도문’ 그리고 교회의 신앙고백인 ‘사도신경’이다. 기독교인들겐 너무나 익숙하고 식상했을지 모르는 내용이지만 입으로는 외우면서 몸으로 실천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아직 걷지 않은 길’이며 ‘새로운 길’일 수밖에 없다면서 저자는 이 길을 ‘오래된 새 길’이라 부른다. 십계명과 주기도문, 그리고 사도신경의 삶의 자리를 짚어 보면서, 저자는‘행위로 표현되지 않는 믿음은 온전한 믿음이 아니다. 수고를 거부하는 사랑은 아직 사랑이 아니다. 조급증에 시달리며 안절부절못하는 소망은 참 소망일 수 없다. 신앙생활은 고백과 실천의 일치를 지향한다. 고백 없는 실천은 건조하고, 혹은 실천 없는 고백은 공허하다.’고  강조한다.
김기석 목사는1997년부터 청파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삶이 메시지다』,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아씨시의 프란체스코』,『예수 새로 보기』, 『자비를 구하는 외침』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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