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식 / 홍성사

-한국 교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교회 내의 자성의 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책들도 왕왕 출간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 속에 법조계의 이단아로 『헌법의 풍경』,『불멸의 신성가족』을 써서 불평등한 법의 실상과 법조계의 비리를 특유의 필치로 파헤치며 화제를 모은 김두식 법학과 교수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교회 문제에 관한 책을 펴냈다.

목사를 하나님의 대리자인 양 여기는 한국 교회 현실에서 신학자나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가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란 쉽지 않기에 저자는 이 책을 쓰는 일을 “피할 수만 있으면 피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의 신앙 양심은 한국 교회를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 처음엔 성경답지 못한 교회에 화가 나 글을 썼다가 퇴고를 거듭하며 교회다운 교회, 예수 있는 교회를 “기대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마음으로 원고를 다듬어 나갔다. 그 때문인지 그의 책은 여느 교회 비판서와 사뭇 다르다.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픔을 느끼며 읽다 보면, 어느새 성경으로 돌아가 예수의 뜻을 담은 교회, 예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은 ‘희망’을 품게 한다. 특히 이사, 임지 변경, 유학 등을 이유로 여러 교회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독특한 신앙 경험은 사변적이거나 학자연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그의 글은 다른 교회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다니는 교회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한국 교회 현실에서 시작해 4세기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기독교 공인, 16세기 기독교 국가화 된 유럽 교회의 모습, 그리고 역사 속에 나타난 실험적 기독교까지, 인문학적, 신학적, 문학적, 경험적 요소를 총동원하여 ‘교회다운 교회, 예수 있는 교회’를 위한 ‘문제 제기’는 물론 ‘공동체적 대안’까지 제시하는 데 있다. 다행히 그가 제안한 작은 실험들은 교회 안에서 충분히 실현가능한 것들이다. 대체로 교회에 불만을 품으면 다른 교회로 옮겼다가 그 교회에서도 상처를 입으면 아예 교회를 떠나는 게 수순이다. 하지만 김 교수의 제안처럼 “교회다운 교회를 상상해 보고, 그런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이야기가 모여 새로운 실험이 시작되면, 그 실험이 교회의 생명력을 회복시킬” 것이다.

예수께서는 ‘~을 해볼래?’라고 제안하지 않으셨다. 실천을 강조하며 ‘~하라’고 명하셨다. 실천이 따를 때 한국 교회에 희망이 있다. 저자는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으로 ‘높은뜻푸른교회’와 ‘열매나눔재단’을 통해 빈곤층 이웃들을 돕기로 하고 이 책의 인세 전액을 내놓았다.(홍성사의 책 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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