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무거운 가방 두 개를 들고 낑낑거리며 길을 가고 있는데, 한 사나이가 오더니 시간을 물었습니다. 한숨을 쉬며 가방을 내려 놓은 남자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여 주며 시간을 말해 주었습니다. “6시 10분 전이군요.”

시계를 본 사나이가 “와! 시계가 참 멋지군요.”라고 감탄했습니다. 그러자 시계 주인인 남자는 기분이 좋아서 자신의 시계를 자랑하기 시작했습니다. 버튼을 누르자 세계지도가 나타났습니다. 그 중에 한 나라를 택하자, 그 나라 시각을 또렷하게 알려 주는 음성이 흘러나왔습니다. 화질도, 음질도 최고였습니다.

놀라는 사나이에게 시계 주인은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이 정도 가지고 놀라시긴…” 다른 버튼을 누르자 이번에는 3D 영상으로 자신들이 서 있는 도시의 골목골목을 실제 모습처럼 보여 주는 화면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서 있는 곳입니다.” 다른 명령을 주자 지도가 서쪽으로 움직이면서 마치 가보지도 않은 그 도시의 거리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눈앞에 상세한 건물들과 골목길이 펼쳐졌습니다.

“이 시계, 저한테 파십시오!” 흥분한 사나이가 소리쳤습니다. “안 됩니다. 아직 미완성품이거든요. 물론 TV, 전화, 100만 단어 사전, 계산기, 전자 수첩 등등 32가지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저한테 파십시오. 얼마 드리면 되나요?” “글쎄, 안 된다니까요.” “5,000불이면 되겠습니까?” “아니, 사실 이거 만드는 데 투자한 금액이…” “만 불!” “어허, 안 된다니까요. 그렇게 이야기했는데도…” “5만 불 드리겠습니다.” 사나이는 그 자리에서 수표를 꺼내 적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시계 주인인 남자에게 5만 불은 본전을 뽑고도 남는 금액이었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시계를 두 개까지 만들 수 있는 액수였습니다. 안달이 난 사나이는 수표를 주며 소리쳤습니다. “자 파시든가 말든가 어서 결정하세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시계 주인이 “좋소!” 라며 시계를 풀어 주었습니다.

시계를 받아든 사나이는 아주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떠나려 하는데, 시계의 원래 주인이었던 남자가 두 개의 큰 가방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배터리도 가져가셔야죠”『유머 네비게이션』이라는 책에 실린 내용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시계였어도 배터리 문제 만큼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계였습니다. 손목시계 하나를 위해서 어떻게 그 큰 두 개의 가방을 항상 낑낑거리며 들고 다닐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 이야기 속에서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성급하면 반드시 봐야 하는 것을 놓칠 수 있다는 것과 둘째, 아무리 좋아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 이면에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잠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처음에 속히 잡은 산업은 마침내 복이 되지 아니하느니라”(20:21). “지식 없는 소원은 선하지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잘못 가느니라”(19:2). “부지런한 자의 경영은 풍부함에 이를 것이나 조급한 자는 궁핍함에 이를 따름이니라”(21:5).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에게 요즘 뭔가 서두르는 일은 없습니까? 그래서 정작 봐야 할 것들을 못 보고 지나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로버트 맥케인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목표가 성취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두 번째로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급한 것과 중요한 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중요하지 않은 일임에도 급하게 보이는 일을 중요한 일인 것으로 착각하여 그 일에만 매달릴 수 있습니다. 마치 달리는 말 위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대충 보고 지나가는 것처럼(주마간산) 말입니다. 그러면 결국에는 차선(次善)으로 넘겨도 될 일을 우선순위에 두게 되고, 시계가 너무 좋아 보여 두 개의 가방 크기만한 배터리는 보지도 못하고 5만 불을 지불한 사나이와 같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맞이하는 매일의 일과 중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매일 그 일을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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