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기로 소문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날도 역시, 모두 밭으로 일하러 가고 그 농부만 집에 남아 대청마루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결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게슴츠레 눈을 떠보니, 어느 간 큰 도둑이 대낮에 담을 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도둑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농부는 마음 속으로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 도둑이네… 저놈, 담장을 넘어 마당에 들어오기만 해봐라.”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이내 ‘쿵’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농부가 다시 힘겹게 눈을 떠 보니, 도둑이 담에서 뛰어내려 마당 안쪽으로 살금살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농부는 무겁게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속으로만 중얼거렸습니다. “이놈 방안으로 들어가기만 해봐라…”    
농부가 깊이 잠이 든 줄로 안 도둑은 살금살금 대청마루로 올라와 농부의 옆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농부는 잠에 취한 채 중얼거렸습니다. “저놈이 안방으로 들어가네… 뭘 가지고 나오기만 해봐라…”

얼마 후, 도둑은 안방에서 값이 나갈 만한 물건들을 한 보따리 짊어지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게으른 집주인은 대문을 열고 나가는 도둑의 뒷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잠꼬대처럼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놈, 다시 오기만 해봐라.” 김남준 목사님이 쓰신『게으름』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었습니다.

게으름과 관련하여 잠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눕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눕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같이 이르리라”(잠 6:9-11). “게으른 자는 그 손을 그릇에 넣고도 입으로 올리기를 괴로와하느니라”(잠 19:24). “게으른 자는 말하기를 사자가 밖에 있은즉 내가 나가면 거리에서 찢기겠다 하느니라”(잠 22:13).

사실, 이국 땅에서 부지런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 ‘게으름’이란 단어는 거리가 먼 말일 수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일자리가 없어서 그렇지 만약에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이민자들보다 더 부지런히 매일의 삶을 충실하게 살고 계시는  분들도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진짜 중요한 것은 ‘영적 게으름’입니다.

바쁜 일상의 삶이라는 대청마루에 누워 천근만근 짓누르며 내려오는 영적 게으름의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여, 사탄이 담을 넘고, 마당을 지나, 우리 마음의 안방으로 들어오기까지, 그리고 우리 심령의 영적인 보화들을 한 자루 짊어지고 나갈 때까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다만 스스로에게 “이놈 다시 오기만 해봐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하루 세 번 식사를 하는 것처럼 하루 세 번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섭취하고 계신지요? 호흡이 멈추면 죽을 것을 알기에, 더 맑은 공기를 마시려고 애쓰는 것처럼 영적 호흡인 기도를 생활화하고 계신지요?

대청마루에서 잠을 자는 농부는 자기가 게으르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농부 주위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그 농부가 게으른지 그렇지 않은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나태하고 게으르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위에 있는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은 잘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더 정확히 아십니다.

2013년도 벌써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2013년의 남은 시간들을 바라보며, 영적으로 더 부지런하고, 영적으로 더 깨어 있기 위해 달음질해 보면 어떨까요? 하나님 말씀을 더 많이 읽고 묵상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 더 많이 엎드려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를 비롯하여,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예수님 오시는 그날까지 영적으로 가장 부지런하고 가장 깨어있는 분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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