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을 비롯한 한류 열풍과 함께 모국(母國)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이제는 한국의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많은 외국인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 시골 버스 정류장에 경상도 할머니와 미국 여행객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참 만에 버스가 나타나자 그동안 지루하게 기다리던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왓데~이”

옆에 있던 미국인이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묻는 줄 알고, “Monday”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그 외국인이 저기 오는 것이 뭐냐고(먼 데이) 묻는 줄 알고, “버스데~이”라고 말해 주었고, 그러자 외국인은 오늘이 할머니 생일(버스데~이, Birthday)인 줄 알고,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축하의 말을 해주었습니다. “해피 버스 데이!(Happy Birthday)” 그러자 할머니는 그 미국인이 버스 종류를 잘 모르는 줄 알고, 다시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아니데~이, 직행버스데~이.” 유동우씨가 쓴 『현대 착각 백서』에 나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가상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사실이라면, 서로의 언어가 다른데도 이렇게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분명히 서로가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가상의 이야기이든 사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이든,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중요한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더라도 얼마든지 자연스런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면, 아무리 자연스런 대화라 할지라도 결코 더 이상 길게는 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가 “말씀”이신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닮은 존재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주신 대화 능력의 수단인 언어는 이 지구상에 약 6,700여 가지가 있습니다. 일평생 습득해도 절반도, 아니 그 반의 반도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창세기 11장은 왜 그렇게 많은 언어가 이 땅에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 줍니다. 원래 하나님은 “하나의 언어”“하나의 말”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창 11:1). 그런데 인간이 흩어짐을 면하고 자기 이름을 내는 데 주력하자 하나님께서 인간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셔서 온 지면에 흩으셨습니다. 원래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의도중의 하나가 땅에 “충만하여 생육하고 번성”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창 1:28).

언어 사용 대상이 누구이든지 언어가 다르면 결코 긴 대화를 이어가지 못합니다. 반면에 아무리 언어가 달라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자연스런 대화를 하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일어난다면, 그래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문제는 아주 심각해집니다. 바벨탑을 쌓았던 당시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하나님과 대화할 때 우리가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언어가 있습니다. “진실의 언어”와 “성결의 언어”입니다. 진실한 마음과 성결한 마음에서 나온 언어를 하나님이 받으십니다. 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하나님과 긴 대화를 이어갈 수 없습니다. 물론 짧은 시간 동안 자연스런 대화를 하는 것처럼 위장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온전하고 긴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하나님과 대화할 때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까? “진실의 언어”와 “성결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까? 혹시 하나님이 들으실 수 없는 “가식적이고 불결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래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은 자연스런 대화를 하는 것처럼 위장하지만, 결코 긴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은 우리와 대화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말을 듣고자 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진실과 성결의 언어를 사용하기를 원하십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은 한 분도 예외없이 “진실”과 “성결”의 언어를 사용하여 너무도 자연스럽고 오랜 대화를 하나님과 일평생 나누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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