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in Movies

 
영화 ‘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이 수퍼맨의 새로운 시리즈로 나왔다. ‘미국 사람들은 성경은 안 보아도 영화는 본다’는 것을 감안해 ‘영화 장면 설교’, ‘영화속 성경’ 글을 소개하면서 영화를 통해서도 말씀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전 호에서 나눈 바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영화의 홍보를 위해 목회자들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기도 하고, 목회 자료 웹사이트까지 마련해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싫든 좋든 영화가 우리의 삶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교회를 대상으로까지 영화 마케팅을 할까? 먼저 영화를 구경해 보자.

수퍼맨은 멀리 지구 바깥 외계에서 아기때 보내진 존재로, 캔사스 어느 시골에서 살게 된다. 지구의 부모님들만이 그의 유래와 초능력을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조심시킨다. 일례로, 10대 학생 시절, 타고 가던 버스의 타이어가 펑크나면서 버스가 다리 위에서 떨어져 학생들 모두 익사할 위험에 처한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그냥 있을 수는 없어서 수퍼맨은 물에 잠기는 버스를 엄청난 힘으로 끌어내는데, 옆에 탔던 여학생이 그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이어서 추락 직전 자신을 놀리던 남학생을 물에서 건져내어 악을 선으로 갚는 모습까지 보여 준다.

문제는 이런 초능력을 감사하거나 환영하기보다 별종 취급을 해대니 주인공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나?’고민하면서 혼란을 겪는다. 부모님이 조심시키지만 어려운 경우를 당한 사람들을 어떻게 그냥 내버려두란 말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생부, 생모로 알고 있는 분들이 “너는 외계에서 왔다. 이유는 모르지만 너의 초능력이 언젠가 쓰일 것이다”라고 말을 해주니 본인은 더 혼돈스러운 것이다.

영화의 반전은 먼 외계에서 누군가가 주인공을 찾으러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먼저 생부를 만나게 되어 자신의 출생 이야기와 ‘왜 지구에서 살게 되었나?’에 관한 사연을 듣게 된다. 그런데 또 다른 무리들이 파괴자의 모습으로 수퍼맨을 찾는다. “수퍼맨을 내놓아라!”하고 그 외계인들은 지구를 협박하고, 대도시를 그야말로 박살내는 굉장한 전투 장면들이 나온다. 고층빌딩들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날아다니는 헬기와 비행기까지 격추시키는 등 도대체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지구인들은 자연스레 ‘수퍼맨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외계에서 온 존재들이 자기네들의 문제로 지구를 무대로 싸운다는 점이 황당하기도 하다.

한편 수퍼맨의 가슴에 있는 ‘S’가 영화의 주제 한 부분을 설명해 준다. 그냥 단순한 글자 ‘S’가 아니고, 외계에서는 ‘희망’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제 수퍼맨이 지구의 희망이 되어 파괴자로서 온 외계인들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이번 수퍼맨 영화를 기독교적으로 해석하는 몇몇 내용은 이렇다. 예수님이 하늘 나라에서 이 땅에 온 것처럼 수퍼맨이 외계에서 지구로 왔다.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다가 잡히신 것처럼 수퍼맨이 지구 군대에 의해 외계인들에게 넘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결국 인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수퍼맨의 모습이 기독교적이라는 것이다. 수퍼맨의 나이를 33세로 언급하며 예수님의 나이와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내용까지도 등장한다.

이어서 목회 자료 웹사이트(www.manofsteelresources.com)에선 이번 영화를 바탕으로 설교문까지 제공한다. 내용을 보니 영화 속 수퍼맨이 생부를 만나는 장면, 또 지구에서 길러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는 아버지의 날 자료 가이드가 제공되고, 수퍼맨이라는 존재와 관련해서는 예수님이 오리지날 영웅으로 묘사된다. 예수님이 수퍼맨 이상이라는 자료와 설교문이 제공된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한복음 1:14).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이사야 53:2).

1938년 만화로 시작된 수퍼맨은 1970년대 후반에 영화로 출시되었으며, 한 시리즈가 끝나면 새로운 시리즈가 그 뒤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 사람들이 시대별로 수퍼맨 영웅을 계속해서 기다리는 마음이 반영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수퍼맨을 은유적으로 해석해, 지구에 온 메시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생각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 아닐까? 사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이미 거하시매’ 인데 무슨 새로운 구세주 영웅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또, 메시야는 사실 땅과 하늘을 순식간에 오가며 초능력을 발휘하는 강한 영웅이라기보다는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한다. 그래서 뭔가 멋있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보다 원래 있는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아쉬운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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