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생애 마지막 예루살렘 방문을 위해 길을 떠나시던 중,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 중의 두 사람인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와서 주님의 나라가 임하면 자신의 두 아들을 예수님의 좌 우편에 앉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마 이 어머니의 마음 속에는 예수님의 이번 예루살렘 방문이 뭔가 큰 일을 이루는 방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큰일은 있었지만, 그 큰일은 그녀를 포함한 당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던 큰일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큰일이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야고보와 요한,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에게 “나의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고 되물으셨습니다. 여기서 주님이 말씀하신 “나의 마시려는 잔”은 당연히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의 잔”을 의미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야고보와 요한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의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예,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대답이 원인인 것으로 보이는 일이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직후에 일어났습니다. 요한의 형제 야고보가 열두 제자들 중 가장 먼저 순교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야고보가 했던 말대로, 그는 예수님이 마신 잔을 똑같이 마신 것입니다.

성경에 “잔”이라는 단어는 68회 등장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 잔의 의미가 정죄의 단어로도 쓰이고, 구원의 단어로도 쓰인다는 사실입니다. 진노의 잔도 있고, 축복의 잔도 있습니다. 똑같은 잔인데 의미는 180도 다른 뜻으로 나뉘어집니다.

왜 그럴까요? 원인과 결과의 문제입니다. 잘못된 원인이 있으면 “진노의 잔”이라는 결과가 주어졌고, 바른 원인이 있는 곳에는 “축복의 잔”이라는 결과가 주어졌습니다. 예레미야 25장 15절에서 하나님께서 “진노의 잔을 모든 나라들에게 마시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모든 나라들로 하여금 이스라엘을 심판하는 도구로 쓰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0장 16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우리가 축복하는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함이 아니며 우리가 떼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함이 아니냐.”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의 잔은 다름 아닌 예수님의 보혈을 기념하는 성찬의 잔이라는 의미입니다. 주님의 대속의 은혜가 진노의 잔을 축복의 잔이 되게 한 것입니다. 어떤 원인이 있느냐에 따라 주어지는 결과가 달라집니다.

주님의 부활은 “죽음”이라는 원인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부활은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죽지 않으면 부활이 없습니다. 부활은 반드시 죽음을 전제하며, 죽음이라는 원인 이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의 부활에 동참하는 새 생명을 받은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옛 사람이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다면, 우리의 부활은 없습니다. 부활은 반드시 죽어야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따라 함께 죽는 사람들은 자신만 사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생명의 열매를 맺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

그런데 부활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심판의 부활”과 “생명의 부활”이 있습니다(요 5:29).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한 사람들은 생명의 부활로 다시 살아나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무관한 사람들은 심판의 부활로 일어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것이 맞습니까? 그래서 현재의 모든 삶에서 생명의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뿐만 아니라, 장차 주님을 따라 생명의 부활을 경험하게 될 것을 확신합니까? 그게 아니라면,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와 무관한 육신의 삶을 살고 있으며, 죽으면 모든 게 끝이어서 부활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무릇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우리는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은 줄을 알지 못하느냐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 만일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가 되었으면 또한 그의 부활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도 되리라"(롬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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