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듣던 중에, 마이클 유셉 목사님이 들려 주신 말씀이 내 마음에 큰 감동을 주었다. 유셉 목사님이 들려 주신 이야기는 텍사스 주 어느 교회의 특별 집회때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음성에 즉시 순종했던 한 아버지의 감동 깊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싶다.

바다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아버지 집에 여름 방학을 맞은 아들이 친구를 데리고 방문했다. 아버지는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내려고 여러 가지 할 일들을 접어두고 아들을 기다렸다. 대학 생활 일년에 훌쩍 어른스러워진 아들이 친구를 데리고 왔기에 두 젊은이와 대화도 나눌 겸 모처럼 셋이서 바다 낚시를 가고 싶었다. 아버지의 계획을 들은 아들과 그의 친구도 잠시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넓은 바다에서 하루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을 무척 기뻐했다.

다음날, 아버지는 바다 낚시에 필요한 장비들을 갖추고 두 젊은이를 재촉해서 바닷가로 나갔다. 큰 고기를 낚으려면 물이 깊은 곳까지 가야 한다며 아버지는 둘을 배에 태우고 육지에서 두어 시간쯤 떨어진 바다 한 가운데에 배를 세웠다. 바다 낚시를 해본 경험이 없다는 아들의 친구에게 아버지는 열심히 큰 고기를 낚는 기술과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어떤 고기가 어떤 미끼를 좋아한다는 것도 물론 알려 주었다. 세 사람이 배의 갑판 위에 자리를 잡고 깊은 물 속으로 낚싯대를 던졌다. 이젠 고기가 미끼를 보고 달려 오기만 기다리면 되었다. 얼마를 그렇게 꼼짝 않고 낚싯대에만 온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데, 문득 배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직감적으로 주위를 살펴 보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바다에 어느새 바람이 일고 있었다. 맑았던 하늘에 검은 구름이 덮이고 금세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배가 평정을 잃고 몹시 기우뚱거렸다. 아버지와 두 청년이 배를 바로 잡고 육지를 향해 돌아 가려고 애를 썼지만, 높은 파도에 밀리고 있는 배를 바로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파도와 씨름하던 배가 한순간 중심을 잃고 한쪽으로 기우는 찰나 아들의 친구가 발이 미끄러지면서 바닷속으로 떨어졌다. 친구의 비명을 들은 아들이 그를 구하려고 파도 속으로 뛰어들었다. 세차게 쏟아지는 폭우와 거센 파도 속에서 두 친구는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구명대 없이는 도저히 살아 나올 가망이 없는 절망적인 순간에 아버지는 배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구명 밧줄을 찾아냈다. 이제 하나밖에 없는 구명 밧줄을 아들과 아들의 친구 둘중 누구에게 먼저 던져야 하나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었다. 누구에게 먼저 던져야 한단 말인가?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 아버지의 귀에 분명한 음성이 들려왔다. 마치 아버지의 귀에 대고 누군가가 고함을 치는 듯했다.

"네 아들의 친구를 구하거라."
"예???"
한치도 머뭇거릴 여유가 없는 위급한 상황에 또 다시 분명한 음성이 아버지의 귀에 들려왔다.

"그 애는 예수를 모르는 아이란다."

그 순간 아브라함의 순종이 아버지의 기억을 때렸다. 비장한 결심을 해야 하는 순간 다시 한 번 분명한 음성이 아버지의 귀에 들려왔다.

"그 애는 아직 예수를 모르는 아이란다."
"예? 예.... 하나님! "

성난 파도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두 청년 중 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구명 밧줄을 아들의 친구를 향해 힘껏 던졌다. 심장이 멎은 듯하던 순간에 다시금 분명한 음성이 아버지의 마음에 들려왔다.

"네 아들은 영원히 내 품에 안겨 있을 것이니 안심하거라."
"예! 주님......"

아들의 친구는 아버지가 던져 준 구명 밧줄에 의지해서 가까스로 배 위로 올라왔다. 그러나 아버지의 눈에 아들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아들을 삼킨 파도만 사정없이 배를 흔들어 대고 아들은 영원히 다시 볼 수 없었다.

아들은 유치원을 다니던 여섯 살 때에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한 후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지난 가을 대학에 갓 입학해서 만난 친구가 아직 복음을 듣지 못했다는것을 알고 방학 동안에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 아버지 집에 그를 초대했다. 어렸을 때부터 곧잘 아버지를 따라 바다 낚시를 다녔던 아들은 친구에게도 바다 낚시의 스릴을 맛보게 해주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예수님을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나님의 방법대로 그의 친구에게 예수님을 소개하셨다.

그날 교회의 특별 집회에서 설교가 시작되기 전, 단 위에 서서 그 이야기를 들려 준 평안한 모습에 백뱔이 성성한 그 노인이 바로 절박한 순간에 들려오던 하나님의 음성에 온전히 순종한 아버지였다. 그날 강사로 초빙된 그 젊은 목사님이 바로 하나밖에 없던 구명 밧줄에 의지해서 구조된 아들의 친구라고 온유한 아버지의 음성이 교회 안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다.

오직 믿음만이 순종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온전한 순종 후에 임하는 평안은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주시는 영원한 천국임을 깨닫게 해준다.

(마이클 유셉 목사님은 현재 조지아 주에서 목회를 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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