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지음 / 아도라 펴냄

 
<교도소에서 핀 선교의 꽃(Blossoms from Prison Ministry)>은 변화 프로젝트 교도서 문서 선교를 위한 책으로서, <예수님과 걷는 길(Journey with Jesus)>, <나는 산이었다, 믿음과 영적 부흥의 길을 찾아서(I was the Mountain, In Search of Faith and Revival)>, <승리의 행진, 미국 교도소와 문서 선교 회상록(Victory Parade, Extraordinary Stories of Maximum Saints and Former Prisoners)> 세 권을 묶어서 펴낸 책이다.

<예수님과 걷는 길>운 1998년과 1999년에 저자가 기도하며 묵상하는 가운데 얻은 말씀들을 기록한 책이며, <나는 산이었다, 믿음과 영적 부흥의 길을 찾아서>는 교도소 사역을 하기까지 과정을 담은 이영희 목사 개인의 간증기이며, <승리의 행진>은 재소자들의 신앙 간증문과 출옥한 재소자들의 선교 활동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 이영희 목사(Yong Hui V. McDonald)는 수원장로교신학교, Multnoma 대학, Iliff 연합감리교 신학대학원을 거쳐 아담스 카운티 교도소의 채플레인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5년 감옥 문서 선교 비영리단체인 변화 프로젝트를 설립하여 수많은 책과 비디오를 교도소와 노숙자 보호소 등지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아래에 소개하는 글은 이 책에 수록된 재소자 간증기 중 한 편이다.

'뉴 멕시코 형무소의 데오도어 산체스'

교도소를 수없이 들락거리다가 나는 다시 감옥에 들어가면서 하나님을 위해 살기로 다짐하고 모두에게 내가 기독교인임을 밝혔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했는데, 그 중에는 갱단에 속한 사람들도 있었다. 교도소에서는 내가 갱에 속해 있지는 않았지만 갱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조폭 멤버로 오해했다. 결국 나는 뉴 멕시코의 라스쿠르소로 보내졌다. 그곳은 악명 높은 뉴 멕시코 갱단이 장악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감옥이었다. 하루 24시간 독방에 감금되어 있었고, 샤워를 할 때에는 두세 명의 교도관이 수갑을 채워서 마치 개처럼 샤워실로 끌고 갔다. 감옥 안의 갱단 멤버들은 같은 멤버가 아니라는 이유로 나를 괴롭히기 위해 하루 종일 고함치고 잠을 자지 못하도록 벽을 두드렸다.

두 달이 지난 후 그들의 광기 어린 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는데 갑자기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주의 깊게 들어 보니 거친 스페인어 액센트를 가진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환청인가 의심도 했지만, 아래층에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는 내 이름을 물었고, 자신은 데이빗이라고 소개한 뒤, 조금 잠잠해지면 서로를 알아가면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혹시 나의 정보를 얻기 위한 속임수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계속 대화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문이 열렸다. 그는 마약 중개인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기독교인이 되어 20년 넘게 복역 중이며, 조폭 멤버가 아니라고 말했다. 데이빗은 내게 성경을 가르쳐 주었다. 한 장을 먼저 읽고 난 후에 설명을 해주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게임을 통해 매일 주요 구절을 암기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16)고 암송 구절 중의 하나였다. 데이빗은 컨닝하지 말라고 했다. 놀랍게도 그는 내가 얼마나 빨리 그 구절을 대답하는지,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아니면 내가 표현하는 방법이 어떤지를 모두 알아차렸다.

어느날 데이빗이 내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데오, 혹시 너도 편견 같은 거 가지고 있어?”
“어떤 거?”
“예를 들면 흑인에 대해?”
“난 괜찮아, 왜?”
“그냥 물어본 거야.”
나는 혼자서 별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잊어 버렸다. 어느날 데이빗이 환호성을 질렀다.

“데오, 짐을 싸. 이제 네가 떠나야 할 때가 되었어. 하지만 떠나기 전에 직접 얼굴을 보면서 이별 선물을 주고 싶어.”

나는 이제야 배출구 대화의 상대를 만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서둘러 짐을 싸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내가 태어나 본 사람들 중에 가장 크고 검은 피부를 가진 남자를 보았다. 거친 스페인 억양으로 오랫동안 하나님에 대해 가르쳐 준 사람이 흑인이었다니... 깜짝 놀랐다.
“내 이름은 데이빗 월틀리야.”
우리는 악수를 나누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게 성경을 선물했다. 그 성경은 20년 이상 죽음과 같은 형무소에서 데이빗이 보던 것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 성경을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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