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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소박한 꿈이 하나 있다. 옆집으로 이사 온 남자에게 전도하는 것. 그 남자는 사십대 초반에 대기업에서 명퇴당하고, 얼마 되지 않은 퇴직금 가지고 창업을 시도했다가 다 털어먹고, 몸뚱이 달랑 하나 가지고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수년 전에 이민왔다. 그 집 여자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교회의 언저리에서 자랐으나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축복이 무엇인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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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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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세상사 다 뿌리치고 큰 마음먹고 찾아간 충청도 산간 지방의 어느 기도원에서 무릎을 꿇은 고 집사의 고백이다.내 나이 마흔 아홉. 20대말 팔팔한 패기를 가지고 사회에 입문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년의 문턱을 넘었다. 내 사회생활은 늘 도전의 연속이었다. 다행히도 다양한 경력을 통해 눈에 띌 만큼 성장은 했다. 소위 출세의 가도를 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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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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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에게는 주일이 특별하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주일이 주님의 날이 아니라 주로 일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새벽 조찬기도모임부터 시작해 주일 예배, 오후 간사모임과 셀 그룹 멤버들과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보통 9시가 넘는다. 집에 들어와 아이들 챙기고 또 한 주간 계획 세우고 나면 자정을 알리는 종이 친다. 월요일 아침 눈 뜨자마자 고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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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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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는 요즘 배가 나와 고민이다. 사십이 넘어가면서 나오는 배는 대책 없이 허리띠만 늘리게 만든다. 젊었을 때 고 집사는 너무 말랐었다. 신장 175cm에 몸무게가 55kg 정도였으니 가히 상상이 안 갈 정도로 마른 것이다. 대학 다닐 때 그 누구도 고 집사가 나중에 배가 나오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을 거다. 이제 웬만큼 직장 생활도 하고, 아이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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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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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한 번 무너지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다. 빈틈없는 외모와는 달리 고 집사의 또 다른 면은 ‘한번 충격에 휩싸이면 헤어나질 못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때 어린이 고상한이 옆집 아이와 싸워 코피가 터져 집에 들어온 일이 있다. 패배의 분함과 자신의 무기력함에 대한 후회가 한 달 내내 갔다. 고등학교 2학년때 부모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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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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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가 미국으로 비즈니스 출장을 떠났다. 마침 주일이 가운데 끼어 있어 현지 주재원의 소개로 그가 다니는 한 한인교회를 찾았다. 이 교회의 예배는 시종 고집사네 한국 교회의 예배하고는 달랐다. 예배 시작 전 준비 찬양에서부터 목사의 설교 그리고 광고에 이르기까지 순서와 내용에서 이전에 고 집사가 경험했던 전통적인 예배에서 탈피한 듯했다. 예배 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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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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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 동네에 녹차로 만든 삼겹살집이 생겨 복작거리더니 얼마 안 돼 녹차 삼겹살집이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옆에는 비디오 가게가 있었는데 장사가 잘되자 얼마 안 돼 그 옆집에 더 싼 가격으로 빌려 주는 비디오방이 하나 더 생겨났다. 고 집사 회사 앞에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가 하나 생겨 바쁜 회사원들의 출근 발목을 붙잡았다. 장사가 잘 되자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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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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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는 한 가지를 오래 못한다. 무엇 하나를 시작하면 용두사미로 끝나는 게 다반사다. 그런 탓에 두루 잘한다는 말은 듣는다. 한 마디로 잡사다. 고 집사의 잡사 경력은 이렇게 시작한다. 추운 겨울, 형에게 물려받은 녹슨 스케이트를 들판에 물 채워 만든 야외 스케이트장에서 겨우내 빠짐없이 출근하며 서는 법을 배웠고 달리는 법을 터득했다. 제법 달릴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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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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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 부인은 좀처럼 자기 남편 자랑하는 타입이 아니다. 늘 남의 이야기만 즐겨 듣지 좀처럼 자신의 남편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녀가 오늘은 말 좀 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고 집사는 그다지 가정적인 사람은 아니에요. 평일에는 자기 직장밖에는 모르고 주말에는 보통 잠으로 때우지요. 교회 가는 것 빼고는요. 결혼한 지 10년 넘어 그에게 젊을 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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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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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집사는 첫 직장을 버리고 돈 많이 주는 다른 직장으로 과감히 옮겼다. 세월이 조금 흐르자 고 집사는 이 회사의 비전(vision)에 대해 회의가 생겼다. 한 마디로 주먹구구식인 회사였다. 그 회사에서 1년을 용케 버티고 고 집사는 다른 회사로 옮겼다. 그곳에서 2년 있다가 또 다른 벤처회사로 옮겼다. 이렇게 옮긴 회사수가 고 집사 직장경력, 사회경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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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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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에 들어와 아내하고 식탁에서 마주앉은 시간이 8시. 그날 집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아내로부터 구구절절이 보고 받고 침대에 누워 성경책을 집어 든 고 집사. 성경구절 하루 2장씩 읽고 묵상하기로 한 연초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거워진 눈꺼풀을 잡아당기며 어제의 열왕기하에 이어 역대상으로 들어간다. 아담에서부터 포로생활까지의 계보와 지도자들의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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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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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집사에겐 명품병이 있다. 결혼 후에 발견된 고 집사의 명품병은 가히 고질이었다. 군것질용 빵부터 구두 등 신변잡화에 이르기까지 고 집사는 ‘명품'을 입에 달고 다녔다. 자신의 수입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기만 하면 사제꼈다. 그나마 믿음이 들어선 이후 명품병을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그래도 아직 기존의 습관이 남아 있다. 고 집사는 기업체의 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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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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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교 무허가촌에 살았던 한 아이의 이야기다. 그 아이네는 못 살았다. 고학력자인 아버지의 밥벌이는 시원찮았다. 어머니의 술상 차리는 일이 많아졌다. 부모의 말다툼이나 싸움 횟수도 자연발생적으로 많아졌다. 그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은 밀린 등록금을 가져오라고 성화다. 그 아이 어머니는 신발가게에서 자식들을 길러낸다. 그 아이는 다행히 잘 자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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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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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끝난 후 중고등부 예배를 위한 교사 모임. 늘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결연한 교육전도사는 지식도 많지 않은 예비교사들에게 교사의 사명과 예배 인도시 강령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했다. 원론적인 지시로 일관하는 전도사에게 예비교사중 연장자인 고 집사는 이전의 교육 경험을 배경으로 이런저런 문제점을 털어 놓았다. “전도사님, 아이들에게는 어떤 말씀을 전하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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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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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가 회사에 대해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회사의 교육제도가 공평(fair)하지 않다는 것이다. 직급이 승격될 때마다 받는 계층교육 외에 외국 견학과 어학 연수를 비롯한 각종 노른자위 교육은 늘 정해진 인간들만 받는 혜택이라는 것을 회사 짬밥 어지간히 먹은 고 집사는 다 안다. 사회의 불공정과 불공평에 식상한 고 집사이지만 막상 그의 가정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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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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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집사에게는 자기만의 독특한 습관 몇 가지가 있다. 그는 식사할 때 상대방이 말을 걸어오거나 자신이 말할 때에도 먹던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밥상에 내려 놓지 않는다. 고로 그의 젓가락은 춤을 춘다. 어떤 때에는 젓가락의 사용을 자제하지 못해 상대방의 눈을 거의 쑤실 뻔한 적도 있다. 또한 김치를 비롯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젓가락으로 집을 때에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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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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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집사의 눈에는 외국에 이민 가서 궁핍한 생활을 하는 동생네가 안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잘 나간다던 동생이 기껏 이민 가서 허드렛일을 하며 보장되지도 않는 장래를 위해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 더군다나 자신의 학력과 실력에 걸맞게 치열하게 살아야 할 나이에 그날그날 힘들게 사는 것이 한국의 화이트칼라 고 집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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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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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다른 간부들과 점심을 하는 자리에서 고상한 집사는 어제 TV에서 봤던 가수들의 이미지에 대해서 왈가왈부 단다. “내가 어제 말이야, 모 쇼를 봤는데 그 가수의 이미지는 이렇고 저 가수는 저래….” 옆에서 잠자코 있던 고 집사 동료가 밥숟가락을 내려 놓고는, “고 팀장, 당신 이미지는 어떤지 알아?”라고 반문한다. 갑자기 자신의 이미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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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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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 담임이 호출해 학교에 간 고상한 집사, 원인을 알고 보니 아이의 성적 부진이 중심 화제였다. 새 학년에 진학하면서 고 집사네 큰 아이의 성적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급속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담임 선생 왈, “다른 아이들은 영어 때문에 외국도 다녀오고 수학 및 과학을 보충하기 위해 특별과외도 받곤 하는데 고 선생님네 아이는 별다른 교육을 안 시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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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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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고상한 집사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생겼다. 일전에 아내 몰래 사회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돈을 적잖이 빌려 주었는데 상환 날짜가 지나도 그 친구가 갚질 않는 것이다. 몇 번 전화를 해서 점잖게 이야기를 했건만, 그는 바로 갚겠다고 말만 하고는 계속 차일피일 미룬다. 사실 그 돈은 고 집사가 여유 있어서 빌려준 것은 아니다. 빠듯하지만 그 친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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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2011.03.1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