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미 언론에 미국 크리스천들이 운영하는 몇몇 헬스 케어 쉐어링 미니스트리(Health Care Sharing Ministry 이하 HCSM)들만 소개되고, 기독의료상조회가 언급되지 않아, 일부 회원들과 일선에서 홍보를 해오던 사역자들이 불안한 감정을 본부에 드러낸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3일자로 워싱턴 디시에 위치한 미 보건복지부, DEPARTMENT OF HEALTH & HUMAN SERVICES/Center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이하 CMS)로부터 로고스선교회 산하의 기독의료상조회(이하 CMM)가 HCSM의 한 기관임을 확인해 주는 인증서를 받아 모든 불안이 일소되었다.

CMS가 제시한 조건은 1) 연방정부에 등록된 비영리단체로 501(c)(3) 코드를 받은 단체, 2) 종교기관, 3) 회원들의 의료비 지원을 해온 단체, 4) 1999년 12월 31일 이전에 설립해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사역해 온 단체, 5) 공인 계리사가 지속적으로 감사를 해온 단체 등이다.

1976년에 이미 로고스 선교회는 연방 및 주정부에 등록을 마쳤지만, 미국 사회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당시에는 왜 이렇게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하나 하는 불만이나 의구심도 없지 아니했기에 모든 것을 생략하고 그냥 일만 해볼까도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이 아니라,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떠밀어서 변호사나 전문가에게 의뢰할 엄두도 못 내고, 관계 부처를 일일이 찾아 다녔던 일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솔직히 변변치 못했던 영어 실력 때문에 깨알 같은 단어들 중에서 몇 개의 단어만 눈에 들어왔다. 관계 부처 사무실에 출근하다시피 해서 서류들을 겨우 작성하여 제출하면 퇴짜 맞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관계 직원이 옆에 앉아 하나하나 가르쳐 주며 작성하도록 했을까. 그렇게 해서 연방정부 등록, 주정부 등록을 했다. 그런데 501(c )(3)코드는 또 무엇인가. 거의 자비량으로 하는 판에, 이런 것은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당시의 짧았던 소견을 돌이켜 보면 지금도 아찔해질 때가 많다. 만일 그때 귀찮다고 IRS에 등록을 하지 아니했더라면 오늘의 기독의료상조회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손이 등을 떠밀어 하나하나 갖춘 것들이 CMS가 제시한 조건에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게 될 것을 그 당시에는 누구 한 사람 생각도, 예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런데다 단체 하나 만들어 놓고 제대로 유지를 못해 그만둘 뻔했던 위기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 1년에 기천 불도 안 되는 예산에 직장 다니며 쥐꼬리 만큼 받은 급료를 몽땅 털어 넣었지만 흔적도 남지 않았다. 날마다 쌓이는 부채를 감당할 길 없어 맨땅에 주저앉아 탄식했던 일도 잊히질 않는다.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 즉 족한 줄로 알겠습니다 그러니 사역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딤전 6:8)라고 입버릇처럼 뇌까리며 “지금껏 꾼 것이 많으니 우리도 갚고 도울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간구했던 응답이 바로 1996년 기독의료상조회를 시작하게 된 동기다. 그러나 이 일조차도 손에 쥐고 있던 마지막 소유까지 털어넣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어서 거리로 나앉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놀랍기 그지 없다. 그 보이지 않는 손이 연간 천만 달러 의료비를 서로 나누는 사역을 눈 앞에 보여 주셨다.  거기에서 떨어지는 남은 조각으로 열두 바구니를 채우고 또 채워도 남는 놀라운 기적을 이루게 하셨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우리 선교회를 여기까지 키우셨으니, 우리는 끝까지 겸손하게 그 보이지 않는 손길을 따를 것이다. 그리고 그 손길이 지시하고 가리키는 방향을 좇아 순종하고 전진할 것이다. 그 손길은 우리를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영원한 기업”으로 키우실 것도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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