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홈스(Homs) 도시의 굶주린 실향민들이 WFP에서 공급받은 콩으로 죽을 만들어 먹고 있다. 디나 엘 카싸비 촬영

세계식량계획기구(WFP)는 시리아 국내실향민 4백만 명도 돌보고 있는 유엔 단체이다. 지난 4월 8일, 이 기구는 "올해 가뭄 때문에 시리아 식량 사정은 앞으로 더 악화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중동의 계절은 전형적인 사막성 기후로, 우기(10월부터 5월 중순)와 건기(5월 말부터 9월)로 나뉜다. 이 기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 중순까지 시리아의 강수량은 연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한 달 남은 우기에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시리아에 급격한 곡물 수확량 감소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4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으로 관개시설도 포격을 받아, 수로와 댐이 무너지고 펌프 시설 파괴와 정전까지 이어졌다. 가뭄과 포격으로 농부들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더욱이 목축업 종사자들은 가뭄으로 말라버린 목초 때문에 짐승들에게 먹일 꼴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년 동안 시리아 곳곳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WFP의 요르단 지부 미디어 담당자 디나 엘 카싸비 씨는 “시리아는 2008년에도 가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에는 내전까지 겹쳐서 가뭄이 이전과 전혀 다른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뭄으로 타격을 입은 시리아 북동쪽 까미쉴리의 한 여인이, "언제 음식이 바닥날지 몰라, 어느날 아이들에게 밥을 주고, 어느날 굶겨야 할지 몰라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디나 씨는 시리아 거주 실향민 상황에 대해 "난민들은 지금 생활(Living)이 아니라 생존(Survival)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고대로부터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이라는 천혜의 자연 조건 덕택에 밀과 보리의 기원지이자 중동의 빵바구니(Bread Basket)로 알려진 나라이다. 그러나 지금 오랜 내전과 극심한 가뭄으로 밀과 보리까지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시리아의 한 해 밀 수요량은 5백만 톤인데, 가뭄으로 인해 올 밀 생산량은 2백만 톤이 예상된다고 한다.

중동의 5월은 밀 수확 시기이다. 내전으로 실향민이 된 저들의 타는 목마름과 허기진 배를 채워 줄 만나를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지, 사랑의 손길이 생명의 밧줄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