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은 교회행전이다. 사도행전은 하나님행전이요, 예수행전이요, 성령행전이면서 동시에 교회행전이다. 사도행전은 전도행전이요, 선교행전이요, 기도행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참된 교회행전이다.

신학대학원에서는 참된 교회는 건물이 아니며, 조직이 아니라고 배운다. 그리고 교회는 결코 사람들만의 모임이 아니라고 선언한다. 원론적으로는 그게 맞다.

그러나 그건 단지 신학 교수의 주장일 뿐이다. 목회현장에서 그런 주장은 절반 정도만 통할 뿐이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지만 건물 없는 교회는 오래 가지 못한다. 교회는 단순히 사람들만의 모임은 아니지만, 사람이 없으면 교회는 성립되지 않는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무조직교회를 주창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런 교회들이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교회행정을 아는 사람들은 ‘우리 하나님은 조직가(organizer)이시다’라고 자신 있게 외친다. 아담과 하와를 부부조직으로 만드셨고, 가인, 아벨, 셋 등을 더해서 가정을 조직하셨다. 가정의 달에 참고할 일이다. 이어서 열두 지파라는 가문조직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모세 시대에는 천, 백, 오십, 십 부장의 조직으로 온 백성을 통치하도록 하셨다.

이런 전통 위에서 예수님도 열두 제자로 교회조직을 시작하셨다. 그것이 온 천하에 복음을 전파할 열두 사도의 기초였고, 그것이 곧 교회의 모습을 구체화시킨 조직이었다. 그리고 열두 제자 훈련은 실상 조직원 육성(MT)이었다. 이것이 70제자, 120제자, 500제자로 확대되었다.

교회가 더 섬세한 조직을 갖게 된 것은 사도행전에 기록된 초대교회였다. 배신자 유다 자리에 맛디아를 뽑아 열두 사도단을 보선했다. 조직 정비였다. 이렇게 조직을 정비한 뒤에 교회는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하여 강하여졌고 회원이 폭발적으로 늘어갔다. 팔레스타인 유대인과 헬라파 유대인들 사이에 편싸움이 생기자, 일곱 일꾼(행 6:3)을 선택하여 생활필수품의 관리와 공정분배를 맡겼다. 그 일곱 사람은 주로 피해자인 헬라파 유대인이었다. 그렇게 했더니 교회가 또 한 번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졌고, 제자의 수가 더 많아졌으며, 허다한 제사장 무리도 이 새로운 진리를 따르게 되었다(행 6:7).

이런 조직 정비는 사울이 회심하여 사도단에 편입되면서 또 한 번 교회성장의 모범사례가 되었다.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졌다.”(행 9:31). 그래서 사도행전을 ‘조직행전’으로 부르게 된다.

그런 전통을 이어 받아 오늘의 교회에도 수많은 조직들이 있다. 하지만 이름만 있고 감투만 썼을 뿐 시체가 된 조직도 많다. 어서 속히 삐쩍 마른 뼈다귀들을 지극히 큰 군대로 만드시는 하나님에게 자문을 받아야 한다(겔 37:10). 군대처럼 철저한 조직이 어디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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