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마리아 아시리아 동방교회에서 아람어로 부활절 예배

 
시카고 북부의 로젤에 위치한 세이트 마리아 아시리아 동방교회의 부활절 예배에 대한 기사가 4월 20일자 시카고 트리뷴에 헤드라인으로 게재되었다. 이 신문은 내전으로 황폐해진 조국을 떠난 아시리아 크리스천들이 시카고에서 괴로우면서도 즐거운 부활절을 지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세인트 마리아 아시리아 동방교회에 갈 때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조국에 남아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51세의 에디트 추크로는 미국에서 첫 부활절 예배를 드렸다. 미국 시민인 시누이가 초청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과 함께 지난 해 7월 시카고에 도착했다. 시리아에서 크리스천 소수였던 추크로의 가족처럼 도피처를 찾는 이들에게 부활절은 괴롭고도 즐거운 날이었다. 그들은 바다 건너에 있는 혈연들이 잘못될까봐 두려워한다. 아울러 다수 크리스천들의 탈출로 인해 그들의 문화와 정체성이 희미해질 것을 염려한다.

자유롭게 예배드리기 위해 고대 기독교의 요람인 시리아를 떠나야 하는 모순을 그들은 겪어야 했다. 사도 바울은 신약에서 다마스쿠스로 가는 도상에서 개종했고, 예수님이 사용하셨던 언어인 아람어는 지금도 시리아에서 쓰이고 있으며, 이번 부활절 미사에서도 빛을 발했다. “예수님이 설교하러 시리아에 가셨다. 사도 바울도 설교하러 시리아로 갔다. 베드로도 설교하러 시리아에 갔다”면서 아시리아 동방교회의 파울루스 벤자민 주교는 “시리아에는 기독교의 풍성한 역사가 있다. 불행하게도 크리스천들이 그 땅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이 4년째로 접어들면서 오랜 전통을 이어온 크리스천들이 시리아를 떠나고 있다. 연방 통계에 의하면 2011년 이후 1천여 명이 미국에 난민으로 이주했다. 민족성과 종교를 지키고자 하는 아시리아인들은 세인트 마리아 아시리아 동방교회의 신자석 곳곳에서 고향의 친척들을 위해 기도하고 시카고에서 안식처를 찾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종려나무로 장식된 제단을 바라보며 1천여 명의 신자들은 아시리아어로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찬송가를 불렀다.

에디트 추크로의 오빠 마이클(58세)은 부활절에 무슬림과 함께 만찬을 즐기던 일을 떠올렸다. 무슬림의 축제인 라마단의 마지막 날에도 함께 만찬을 나누었다. 시리아에서 다양한 종교들이 수백 년간 평화롭게 공존해 왔다면서 그는 시리아에서 평화가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시리아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크리스천 소수는 2011년 반군과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 정권간에 내전이 일어난 이후 배로 피해를 입게 되었다. 내전은 지난 해 텔 좀마와 같은 시골까지 번져서 카부르 강가에서 한때 풍요로웠던 크리스천 마을은 주민이 4천 명에서 2백 명으로 줄었다고 그는 말했다.

코소보나 전 소련에서의 통합적인 봉기와는 달리, 시리아의 반대 세력은 각종 이데올로기의 혼합체이다. 세속주의자에서 종교적 극단주의자까지, 비폭력주의 학자들로부터 테러리스트와 해외 용병들까지 다양하다. “시리아에서 반대파는 분열되어 있고 연합하지 못한다.”고 존스 홉킨스 대학의 다니엘 서워 교수는 말했다. 비영리단체인 오픈 도어즈 USA는 전 세계에서 시리아를 북한과 소말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극심한 기독교 박해국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12월에 폭도들은 십수 명의 그리스 정교회 수녀들을 크리스천 마을인 말룰라에 위치한 수녀원에서 납치했다가 포로 교환의 일환으로 지난달에 풀어 주었다. 독재 정부는 수녀들이 반기독교적인 협박에 의해 납치된 것이라 주장했고, 반군들은 정부의 포격으로부터 수녀들을 보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 본부가 있는 인권감시단체인 The Syrian Observatory for Human Rights는 미국이 알 카에다 유관 단체로 분류한 알-누스라 프론트의 반군 소행으로 본다.

마이클 추크로는 자신의 친척이 시골 농장에서 최근 납치되어 몸값을 치르기까지 6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에 따르면, 추크로의 고향에서 세 시간 가량 떨어진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상업 도시 라카에선 이라크의 알 카에다로 알려진 Islamic State of Iraq and Levant(ISIL)가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은 세금을 물리거나 죽게 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젠 끝이다”라고 마이클 추크로는 말했다.

추크로 가족의 고향에서 몇 마일 떨어진 텔 타메르 마을에선 교회 밖에 모두가 모여서 어둠 속에 불을 밝히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선포했다. 지난 해에는 이 행사도 하지 못했다. 한밤중은 너무 위험해서 예배 시간이 아침으로 바뀌었다.

“모든 게 사라졌다.”면서 20세의 아쇼리나 아담은 “부활절 기분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18세의 여동생과 함께 지난 해 9월 미국으로 이주했다. 고향에 있는 청년들은 교회에 더 이상 가지 않고, 마을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장 경비를 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를 비롯한 나머지 가족은 레바논에 남아 있다. 유엔 난민기구의 자료에 의하면 레바논으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은 이달에 1백만 명을 넘어섰다. 수십만 명은 요르단, 터키, 유럽과 이라크로 탈출했다.

세인트 마리아 아시리아 동방교회의 타우어 안드리우스 사제는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터키에서 유서 깊은 아시리아 크리스천들을 묶어 주던 언어와 종교적 유산의 미래를 걱정했다. 안전한 조국이 없어지면 신자들은 뿌리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사제는 말했다.

타우어 사제는 이라크 출신이며 사담 후세인이 실각하기 작전인 2002년에 미국으로 왔다. 그의 친구와 친척들은 번영과 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좋아했으나, 지난 10년 동안 기독교 인구의 절반 가량이 테러와 박해를 피해 해외로 이주했다. 지난 성탄절에도 바그다드의 크리스천 지역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30여 명이 희생되었다. 아시리아인 다수는 시리아가 이라크의 전철을 밟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미래가 암울하다”고 아드리우스 사제는 말했다.

아담 자매는 지난 해 9월, 미국에서 난민 지위 신청을 했다.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그들은 시리아로 돌아가야 한다. 이렇듯 기로에 서 있는 시리아 난민들이 시카고 지역에서 한밤중에 예배를 드리면서 어둠을 헤쳐 나갈 준비를 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고 유서 깊은 찬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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