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요르단 한국대사관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기도하는 추모자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렬이 전국은 물론 해외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애도 물결은 인도양을 건너 8천 킬로미터 떨어진 중동 요르단의 분향소에도 이어졌다.

주 요르단 한국대사관은 29일 이메일과 전통 메시지로 요르단 600여 명의 한인들에게 분향소 설치 소식을 알렸다. 요르단 암만의 한국대사관 1층 로비에 설치된 분향소는 한국의 희생자 합동 영결식이 거행되는 당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최홍기 주 요르단 한국대사는, “수많은 젊은 학생들이 희생된 이번 사건을 생각하면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최근 주 요르단 각국의 대사들과 요르단 인사들로부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많이 받았다고 했다. 최 대사는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쥬데 외무부 장관도 전문과 서한으로 각각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의 국민적 슬픔에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요르단 한인회는 슬퍼하고 좌절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성금 모금도 벌이고 있다. 성금이 모아지면 5월 17일 고국으로 송금할 계획이라고 한인회는 밝혔다. 또한 한인회 주최로 5월 1일 요르단 노동절에 예정되었던 교민체육대회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유가족과 슬픔을 함께하기로 했다. 이런 슬픔 동참 운동은 요르단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한인회 총연합회 산하 74개 나라에서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주 요르단 대사관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국화꽃을 들고 기도를 올렸다. 그들의 기도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눈물의 간구일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경제선진국에서, 안전선진국으로 거듭나기를 비는 기도이기도 했다. 이들 기도의 간절함은 해외에 사는 재외동포로서 조국의 경제발전에 늘 자긍심을 가져왔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받은 깊은 마음의 상처와도 비례한다. 즉 ‘세월’을 등진 ‘세월호의 참사’가 ‘세월과 함께하는 새로운 한국호’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기도였다.

성경에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로마서 12:15)라는 말이 있다. 슬퍼하는 이들을 향하여 우리는 때로 할 말을 잃지만, 다른 나라에서 함께 울어 주는 우리의 눈물이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고 새로운 대한민국 갱생에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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