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가진 아들 돌보기로 한 친구와의 약속 지켜

십수 년 전 완다 르누아는 조안 스미스와 약속을 했다. 둘 다 싱글맘이었고, 자폐증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식사 시간에 조안이 말했다. 만일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의 아이를 돌보아 달라는 거였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 되었다. 조안은 대장암으로 4년간 투병하다가 지난 해 봄 56세에 사망했다. “조안이 죽었을 때 데이비드에게는 돌보아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를 잘 이해하고 그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않게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라면서 완다는 “나는 약속을 했다.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데이비드가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나는 그를 돌보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데이비드와 완다는 한 가족이 되었다.

그녀는 마케팅 부서에서 카피 매니저로 주일 내내 일한다. 그러나 일요일 아침은 아이들을 위한 시간이다. 아침을 준비한 다음 28세의 데이비드 홀트에게 한 방 친구를 불러오라고 말하면 몇 분 후에 블레이크와 함께 나타난다. 데이비드는 270파운드의 거구이고, 블레이크는 키가 크고 조용하다. 이들 셋은 거실에서 손에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이고 기도한다. 아멘 다음에 식사를 하는데 블레이크는 자신의 접시를 가득 채운 다음 “I'm good"이라고만 말하곤 접시를 이층의 침실로 가져간다. 완다는 ”오우! 네가 사라지고 있어!“라고 웃으며 말한다.

데이비드가 합류했을 때, 그와 블레이크가 친해지길 원했지만, 그들은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두 명의 남자일 뿐이다. “자폐증을 가진 이들은 소란을 피우거나 많은 활동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57세의 완다는 말했다. 그녀는 오래 전에 아들들에게 그들이 아닌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는 일을 포기했다. “내 목표는 블레이크와 데이비드가 가능한 최고의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라며 완다는 “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90년대 중반에 조안과 완다는 친구가 되었다. 조안은 월그린의 캐셔였고 등 부상을 입은 후에는 일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칼리지를 졸업하지 않았다. 완다는 학교에서 우수생이었고 가족 중에서 최초로 루즈벨트 대학을 나와 안정된 직업을 얻었다. “조안과 나의 연결 고리는 자폐증을 가진 아들들이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좀더 나은 일을 해주고 싶었다.”고 완다는 말했다.

잘 웃는 데이비드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텔레비전으로 스포츠 구경을 하면서 고함을 지르는 걸 좋아한다. 응석이 많고 개구쟁이인 그는 자폐증과 연관된 감정 폭발이나 기타 행동 문제를 드러내곤 한다. 검은 눈의 우아한 용모를 가진 블레이크는 숲의 정교한 드로잉을 창조하는 예술가이다. 그는 환경 문제에 대해 대화하길 좋아하고 지적이며 호기심이 많다. 그러나 자폐증 때문에 단조로운 어조로 말하고 사람들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좋은 친구가 되었다”라며 잭슨 초등학교에서 5년 이상 이들을 가르쳤던 수 머콘은 “그들의 어머니들 역시 친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데이비드와 블레이크는 항상 함께였다. “블레이크가 돈이 필요하면 조안에게도 돈을 달라고 했다”면서 “그녀는 자신의 아들과 완다의 아들 사이에 전혀 구분을 두지 않았다”고 수는 회상했다. 몇 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풀타임 직업에 동생 카일까지 챙겨야 하는 완다에게 조안은 다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고마운 존재였다.

사무실에 가려고 완다가 자동차 키와 지갑을 챙기면 데이비드가 코트 입는 것을 도와 준다. 간단한 대화를 나눈 뒤 데이비드는 그녀의 뺨에 키스를 한다. 평일의 아침 의식이다. 엄마가 죽은 뒤 데이비드는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 분명 마음이 아플 텐데도 속을 드러내지 않았다. 요즘 완다가 여행을 가려고 하면 데이비드는 어디로 가고 언제 올 것인지를 알고 싶어한다. “자주 그는 ‘아줌마는 안전할 거야”를 반복한다.”며 완다는 “그의 삶에서 중요한 사람들을 모두 잃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이 흐리기라도 하면 “우산이 필요해?”라고 걱정 어린 어조로 데이비드는 묻는다고 한다.

조안은 5년 전부터 아팠다. 임종 직전 수술을 받으러 가기 전에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겼다. “나를 위해 내 아이를 돌봐 줘.” 생전에 약속이나 메시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조안은 자신의 가족에게 데이비드가 완다의 보살핌을 받길 원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데이비드는 그녀의 생명이었다. 데이비드는 그녀의 모든 것이었다.”며 완다는 “그런 그녀가 나를 믿어 주었다는 것은 나를 매우 겸손하게 만들어 준다.” 고 말했다.

장례식 저녁에 완다는 데이비드를 집으로 데려와 엄마의 유언대로 그녀와 살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얼굴에서 안도감을 엿보았다.”며 완다는 “그는 엄마와 외할머니를 잃었다. 오랫동안 그가 알고 있었던 사람들을 잃은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태였기에 안심하는 듯했다. 데이비드는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버팔로 애비뉴의 이층집에서 세 사람은 서로에게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완다와 블레이크는 데이비드의 소음에 적응하고 있다. 그는 텔레비전 스포츠를 보면서 여전히 비명을 지른다. 데이비드는 완다의 규칙, 집안을 깨끗이 한다거나 늦게 귀가할 경우에 전화를 해야 하는 등의 규칙에 적응하고 있다.
데이비드는 의사 표현이 서툴지만 완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분명하게 전한다. “그녀는 대단하다. 그녀는 멋지다. 나는 그녀를 너무나 사랑한다. 그녀는 엄마 같다. 나는 그녀가 오래 살기를 바란다.”
“데이비드와 함께 사는 일에 만족한다. 그가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와 가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블레이크는 말한다.

두 남자는 장애인들을 위한 아트 스튜디오에서 일한다. 그러나 함께 일하면서도 서로 소통하지는 않는다. 완다는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데 더 안전하다고 말한다.

지난 해 어머니의 날에 데이비드는 완다에게 카드를 주었다. “세상에서 최고인 엄마에게”라는 구절을 보고 완다는 놀랐다. 조안이 죽은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데이비드에게 그의 엄마가 얼마나 특별한가를 설명해 주었다. 아무도 엄마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설명해 주었다. 나는 삶의 동반자가 되어 필요한 일들을 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면서 완다는 “그의 엄마가 주고자 했던 사랑을 그에게 주길 원한다. 그에게 좋은 삶을 주고 싶다. 가능하다면 그가 최고가 되길 원한다. 그게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의 친척들은 완다에게 늘 고마워한다. “조안이 죽은 뒤 완다에게 데이비드 일을 물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친구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거나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을 것이다.”면서 조안의 남동생은 “그녀는 데이비드에게 너무나 잘하고 있다. 데이비드가 전화를 걸어 불평을 한 적이 없다. 그는 행복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완다는 데이비드에게 컴퓨터를 사주었고 수영 프로그램에 등록을 시켰다.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아직도 성장할 여력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얼마 전 데이비드는 완다에게 호칭에 대해 물었다. 완다는 이렇게 대답했다. “대모(Godmother)라고 불러 주면 좋겠다. 하나님이 너를 내게로 보내 주셨으니까. 이제 우리는 함께 삶을 시작하는 거야.”(외신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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