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방의 그라보보 마을 인근,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 보잉 777기의 잔해 위에 무장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서 있다.

17일(현지 시각), 295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되어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안톤 게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여객기가 고도 3만3,000피트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었을 때 부크 발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게라센코 보좌관은 "탑승객 280명과 승무원 15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주요 언론들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면서 공격의 배후와 격추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BBC는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레이더 유도를 받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전투기를 이용한 공대공 미사일 공격도 꼽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반군은 휴대용 방어무기의 도달거리가 최대 3~4㎞에 불과하므로 항공기를 격추한 주체로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의심해야 한다는 반군 대변인의 주장도 전했다.

한 항공전문가는 가디언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 사태 이후에도 민항기들이 이 지역 영공을 정상적으로 이용해 사고를 불렀다"고 말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격추사건은 단순한 사고나 재난이 아니라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규정했다.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에 대해 혐의를 제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러시아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사고 직후 이 지점의 항로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로이터-본지 사진 게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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