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FIFA 월드컵이 멕시코에서 열렸습니다. 국가간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그 중 처음으로 본선 진출을 위해 경쟁해야 하는 두 나라가 있었습니다. 바로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였습니다. 1969년 6월 9일, 1차전이 온두라스에서 열렸습니다. 온두라스가 1:0으로 승리했습니다. 온두라스의 국민들은 너무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선수들은 억울해했습니다. 경기 전날 온두라스의 축구팬들이 엘살바도르 대표팀 숙소 근처에서 밤새도록 소란을 피우며 잠자는 것을 방해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엘살바도르 축구 팬들은 흥분했습니다. 게다가 그 경기를 보던 엘살바도르의 소녀 한 명이 경기가 끝나자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은 그 분노를 온두라스에 쏟아부었고 대통령은 소녀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국민들의 감정을 더 자극했습니다.

6월 15일 2차전이 엘살바도르에서 열렸습니다. 이번엔 엘살바도르의 시민들이 온두라스 축구팀 숙소에 가서 창문을 부수고 쥐를 집어던졌습니다. 밤새 잠을 못 자도록 소란을 피웠습니다. 경기 중에는 관중들이 난동을 피워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엘살바도르가 3:0으로 승리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온두라스의 시민들이 자기 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엘살바도르 사람들에 대해 폭행하고 테러를 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 긴장이 점점 고조되었습니다.

3차전은 두 나라가 아닌 멕시코에서 열렸습니다. 경기는 육탄전을 방불했고 연장전까지 가야만 했습니다. 접전 끝에 엘살바도르가 3 대 2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온두라스의 국민들은 자기 나라에 살고 있는 엘살바도르 국민들을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이 일에 흥분한 엘살바도르는 69년 7월 14일 새벽, 온두라스를 침공합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축구 전쟁 또는 100시간 전쟁이라고 말합니다. 전쟁의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2천 명 사망, 1만7천 명의 부상자들 그리고 15만여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인간들은 어떤 것에 자신의 모든 자존심과 에너지를 쏟아붓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그럴 만한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대체 축구가 뭐길래, 월드컵이 뭐길래 전쟁까지 치러야 한단 말입니까? 스포츠의 기능이 운동과 정당한 경쟁을 통해 친선과 평화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축구 전쟁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목적과 수단이, 결과와 과정이 잘못된 예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목숨까지 던져가면서 지켜야 할 가치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그것은 아주 최소한의 것입니다. 왜냐하면 목숨은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의 구별이 필요합니다. 비본질적인 것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잘못되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망적이진 않습니다. 본질적인 것만이 끝까지 남으며 또 남아야 합니다. 우리는 비본질적인 것들을 구별하고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과도한 집착이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비본질적인 것들에 매달리게 되면 인생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됩니다. 훗날 후회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전해 내려오는 계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을 구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본질이고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에 대한 나의 의견은 양보해도 되고 또 타의에 의해 뒤로 밀려도 됩니다. 내가 먼저 하지 않아도 되고 지금 채택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때문에 자존심이 상할 수 있고 분노감이 밀려올 수도 있지만 잠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상처가 고정관념이 되고 콤플렉스가 되면 안 됩니다. 누구나 그런 일들을 겪으니까 억울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자신의 전부와 다른 사람의 운명을 걸지 마십시오. 전부를 걸어야 할 때는 따로 있습니다. 꼭 필요한 때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을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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