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 birthday ~ …….. ~ dear me~ Happy birthday to me."

날마다 아침 양치질을 하면서, 삭삭삭삭 칫솔질 소리에 맞추어 마음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스스로에게 불러 준다.  난 아침마다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의 일생에 큰 영향을 줄 인생 하나가 아침 여섯 시에 태어났다. 오늘이라는 생 앞에는 어떤 일이 기다릴까? 기쁜 일? 부끄러운 일? 슬픈 일? 또는 행복한 일? 시간이 어떤 모양의 사건을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날지라도 관계치 않는다. 미지의 계곡을 향해 달려가는 탐험가가 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루, 내가 지나갈 열 대여섯 시간, 또 곳곳의 장소에서 나를 기다리며 숨어 있을 사건들을 만나는 기대로 인해 상기된 얼굴을 하고 힘차게 발길을 옮기리라 다짐한다.

하루를 한 인생으로 사는 이유가 있다. 몇 년 전 감당하기 힘든 문제가 생겼다. 끙끙거리면서 한숨도 자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고, 가슴이 답답하여 숨 쉬기도 어려웠다. 가까운 선배에게 의논했을 때 그분의 말씀은 내 머릿속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왜 그리 큰 힘을 낭비하나. 네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끌려 다니다 오늘을 잃어버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 그날을 살아라. 내일은 새로운 오늘이다.“

그분의 말대로 최소한 오늘만은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몇 날이 지난 후 앞이 보지지 않았던 문제의 뒤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결할 수 없을 것처럼 크게 보였던 일들이 작게 느껴졌다. 그 후, 날마다 태어나는 사람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했다. 아침마다 생일 축하노래로 새로 태어난 사람임을 상기시키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한 주일은 하루살이 인생 일곱이 모아져서 만들어졌다. 세상 어디에 똑같은 인생이 있다던가, 나라는 한 사람이 만드는 한 주일을 되돌아봤다. 하루하루가 흔들리는 마음과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빚어진 각색의 인생 모임이 되었다.

기분 좋은 날에는 누군가의 실수도 제법 용납해 주는 후덕한 사람이 되었다. 이런 날에 어지간한 일들은 행복하고 기쁜 일로 연결되었다. 기쁨은 또 다른 기쁨을 불러오는 것을 실감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작은 몸짓과 눈길에 발딱 송곳 마음이 일어나는 날도 있었다. 잠잠히 해결될 일도 가슴 안에서 회오리가 되어 타오르기도 했다. 분노와 미움이 스스로를 찔러 아프기 일쑤였다. 일주일이라는 한 줄에 꿰어진 시간이 불그락, 푸르락, 총천연색이었다. 슬픔이 만든 잿빛의 날도 조화에 일조를 했다.

이런 습관을 갖다보니, 자신을 훨씬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큰 아픔이 엄습해 와서 헤어나기 어려운 날에는 한 걸음 떨어져서 나를 바라 볼 수 있었다. 어제의 결과로 온 아픔이라면 오늘 탓이 아니라 원인을 만든 어제의 탓이었다. 자책보다는 어제의 삶보다 성숙해질 의무가 있는 오늘의 난 어제를 책망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 뛸 듯한 기쁨도 침착한 마음을 잃어 다른 삶인 내일이라는 삶에 혹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조심하며 나를 내려놓았다.

한 달, 일 년, 흘러가는 세월 속에 그 만큼 많은 수의 하루살이 삶이 들어있다. 긴박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간에도 변함없이 멈추지 않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은 속도로 유유히 흐르는 시간. 그 속에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온다. 한 걸음 물러난 자세로 나를 시간의 흐름 속에 슬쩍 밀어 넣어야 하리라. 그리고 세파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한결같이 인도하여 주실 묵직한 추 하나, 바로 하나님의 법을 마음 안에 넣어두면 되리라.

정상에 우뚝 선 인생들과 비교하지 않으리라. 비록 초라한 내 오늘이나 남아 있는 내일 속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 슬피 우는 인생이라 괄시하지 않는다. 깊은 골이 높은 뫼를 만들듯 행복은 불행을 더 확실하게 증명해 주고, 절망 또한 어느덧 변하여 희망을 부채질하지 않았던가! 내게 찾아온 어려움은 가면을 쓴 행복이라고 했다. 나를 훈련시키기 위함임을 지난 시간들이 증명하질 않던가!

한결 같은 하루인 듯하나 심심계곡을 돌아서 그 여정이 끝나고 어느덧 밤. 조용히 앉아 하루를 돌아본다. 아침을 열며 가볍게 흥분했던 기대와 단단한 각오 속에 시작했던 삶이건만 또 많은 실수로 점철된 하루였음에 가슴이 아프다. 주님 앞에 또 회개할 수밖에.

그러나 지나가버린 하루를 붙들고 번민하지 않으련다. 내일 아침, Happy ~ day~~ to me~ 축복의 노래를 받을 작고 연한 또 다른 나를 위하여 단잠을 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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