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지금 "비비의 석방이나 신성모독법 폐지를 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자 크리스천인 파키스탄 여성 아시아 비비(51세)에 대한 최종 항소심이 10월 13일, 연기되었다. 이크발 하미드 우르 레만 대법원 판사는 연기한 이유에 대해, 공적으로 비비를 옹호했던 살만 타시르 펀잡 주지사를 2011년에 살해한 뭄타즈 카드리(올해 3월 사형 집행)의 항소심을 담당해 왔으며 비비의 사건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슬라마바드 법정에서 설명했으나, 다음 심리 날짜를 구체적으로 공표하지는 않았다.

비비는 2009년에 투옥되어 11월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동료 일꾼과 논쟁을 하는 중에 예언자 마호멧을 모독한 혐의였다. 동료 일꾼들이 그녀가 크리스천이라는 이유로 "부정하다"면서 그녀가 쓰던 컵으로 물을 마시길 거절하자, 비비는 “나는 내 종교와 인류의 죄를 대속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믿는다. 예언자 마호멧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신성모독죄 위반 혐의로 판사 앞에 끌려갔지만 그녀는 계속 혐의를 부인해 왔다. 지난 해 자경단원들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녀는 파키스탄 동부의 물탄 교도소 독방으로 옮겨졌으며, 독을 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음식을 손수 만들어 먹는 것이 허용되었다.

박해받는 이들을 돕는 자선단체 Release International의 앤드류 보이드는 “그녀는 6년간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로 감옥에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재판은 파키스탄에서 유명해진 신성모독 재판이다. 1987년 이후 파키스탄에서 1,300명의 주민들이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되었다. 이 중 크리스천이 몇 명인지는 불명확하나, 비비 재판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석방과 억압적인 신성모독법의 폐지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극단주의 수니파 무슬림 단체 Sunni Tehreek의 정상급 무슬림 지도자 150명은 신성모독법을 어긴 비비와 다른 죄수들을 교수형에 처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월드 워치 모니터(WWM)가 전했다. 신성모독법을 어긴 사람들은 구조되거나 도움을 받아도 살해되어야 한다고 ‘구두 명령’을 내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10월 13일, 라호르의 레드 모스크 성직자는 파키스탄 수상이 아시아 비비를 석방해도 파트와 법을 그녀에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가 재판을 연기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00명 이상의 폭동 진압 경찰이 법원을 둘러싸고 있었다. 게다가 타시르 암살에 이어 샤흐바즈 바티 소수 민족 장관도 비비를 옹호하다가 2011년에 살해되었다”고 보이드는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신성모독 재판과 관련된 60여 명이 살해되었다. 보이드는 “자경주의의 기류가 보인다. 신성모독한 사람을 죽여야 하는 종교적 의무가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무죄 판결을 받아도, 그들이 그녀를 죽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신성모독 재판을 이끌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보이드는 덧붙였다. 비비에 대한 초기 재판이나 항소심에서, 사형 판결을 뒤집는 판사를 위협하기 위해 극단주의자들이 법원을 에워쌌다. 결국 대법원에까지 이르게 되었으나, 생명의 위협 때문에 무죄 판결을 내릴 판사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라호르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판결을 뒤집을 만한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고 영국 파키스탄 크리스천 협회(BPCA)의 윌슨 초드리 의장은 말했다. 이어서 그는 ”판사들은 겁을 먹었고 이 재판을 적당히 넘겨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어서 “재판 연기는 고의적인 것”이라고 초드리 의장은 덧붙였다.

마지막 재판을 맡을 판사를 찾지 못하면 파키스탄 대통령이 즉각적인 사면 조치를 하여 비비를 석방시켜야 한다고 보이드는 말했다. 그러나 과격파들 때문에 이 일도 어려울 것이다.

“신성모독법은 극단주의의 불꽃에 끼얹는 석유 깡통으로 이용된다. 경영권이나 땅을 빼앗기 위해서 이 법이 악용된다”면서, 보이드는 “파키스탄 수상이 비비를 석방하거나 신성모독법을 폐지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대법원 역시 아시아의 재판을 뒤집으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보이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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