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권사 임직식

언니의 권사 임직식을 겸해서 플로리다를 다녀왔다. 맘에 기쁨과 위로를 가득 주시는 주님 앞에서 불과 10년 조금 넘는 세월 동안 언니에게 일어난 일들이 생각난다. 남묘호렌게쿄 회원인 집으로 시집 가서 오랜 세월 그 속에서 살다가 뒤늦게 만난 주님 앞에 얼마나 빨리, 그리고 깊이 그 사랑에 빠져 들던지... 언니는 성경 쓰기에 이어 영어 성경 필사를 하고, 새벽예배에 빠지지 않고, 모든 봉사를 기쁨으로 했다. 주님이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언니와 언니의 딸들을 구원하시는 걸 보며,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시고 기다림의 대가를 주신다고 확신 또 확신했다.

언니를 전도하던 중에 언니에게 전도 편지를 예닐곱 장 써서 보내면 “순연아, 너는 너의 예수님을, 나는 나의 부처님을 잘 믿자” 하고 완곡하게 거절을 표했다. 그러나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구원 사업을 내 속에서 역사하시는 주님께서 해내셨다. 절에 가서 삼천 배를 하고, 탑 돌기를 수백 번씩 하고 지친 몸으로 돌아와 자기를 비워냈다고 말한 언니였던지라, 언니의 권사 임직식은 내게 더욱 감동이었다.

이제 친정 식구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 되었다. 7명의 형제자매와 어머니 중 오빠 하나만 빼고 모두 주님께 굴복했다. 그 오빠를 위해서 아직도 눈물로 기도한다. 때로는 절규도 한다. 오직 그분 앞에 마지막 오빠가 서는 그날까지, 그 오빠 입술에서 마태복음 16장 16절의“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라는 베드로의 고백이 나오는 순간까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우리 주님은 누구의 부르짖음도 외면치 않으신다. 가족이나 형제나 친지나 친구나 이웃을 향한 구원의 부르짖음을 절대 외면하지 않으신다. 그 모든 일들을 주님이 원하시고 다만 우릴 사용하신다고 믿는다. 할렐루야~

가을이다!

시카고에 온 지 6년이 되어간다. 2011년 1월 31일에 왔는데, 그 다음날 어린 시절 이후로 그렇게 많은 눈을 처음 보았다. 집안에 고이 갇혀서 보낸 미국에서의 첫 겨울이 지나고 가을이 왔을 때 정말 행복했다. 너무 아름다운 나무들!! 나무들이 많은 시카고의 가을 풍경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그해 가을은 유난히 길었다고 사람들이 말해 줬다. 두번째 가을에도, 세번째 가을에도 정말 행복했다.

올해도 가을이 왔다. 나뭇잎이 색깔 옷을 입는 걸 보니, 가을이 왔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을 수 있는 그 가을이 또 왔다. 가끔 운전 중에 바람따라 도로 위에 흩날리는 낙엽 때문에 가슴이 쓸쓸해지기도 하지만, 나는 이 가을이 좋다.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야겠다. 낙엽을 밟으면서 오래오래 추울 시카고의 겨울을 맞이해야겠다. 남편의 따뜻한 손을 잡고 가을 풍경 속으로 걸어가야겠다.

작은 여유를 부려야겠다. 늘 바빠서 24시간을 다 써도 부족한 것 같은 남편에게 잠시 일손을 놓으라 하고 함께 나가야겠다. 커피 한 잔 마시는 가벼운 여유도 누려야겠다. 홀로 계신 어머니도 모시고 가야겠다.
아들 내외와 바람 쐬는 걸 유일한 낙으로 여기시는 그분과 함께 걸으며 사랑을 나누어야겠다. 가을이다!!
추운 겨울 온다고 걱정하느라 가을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가을을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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