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14

“땅에서는 평화로다.” 2천 년 전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천사들의 노랫말입니다.

그러나 이 평화의 노래가 진주만에 떨어지는 일본의 폭탄을 막지 못했습니다. 일본에 투하된 미국의 원자탄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도, 스탈린의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도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민족상잔의 한국전쟁도, 베트남 전쟁도, 걸프 전쟁도 막아낼 수 없었습니다. 탈레반, 알카에다, IS, 보코하람 등 국제 테러 집단의 잔인무도한 인명 학살도 방지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끌어안고 “서울 불바다”를 외치며 끊임없는 무력도발을 벌이고 있습니다.

“땅에서는 평화로다.” 이 말씀이 틀렸습니까?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의 참뜻을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 당시는 이른바 팍스 로마나의 시대였습니다. 로마제국이 무력으로 여러 나라를 정복했습니다. 식민지 통치를 위해 도로망을 건설하고 곳곳에 군대를 주둔시켜 치안을 확보했습니다. 반란이나 소요가 없는  안정된 세월이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이것이 소위 팍스 로마나의 실상입니다.

팍스 로마나는 군사력에 의한 위협과 침략 위에 세워진 평화였습니다. 엄격히 말해서 팍스 로마나는 강요된 억지 평화였던 것입니다.

참 평화는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도 군대와 무기가 세계 평화를 보장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 그 대표입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궤변을 농하고 있습니다.

70년 전 일본에 투하된 두 개의 원자탄으로 21만 4천 명이 죽었습니다. 오늘의 살상무기들이 충돌한다면 인류는 거의 전멸할 것입니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세계가 이대로 나간다면 장차 언젠가는 인간이 막대기를 들고 전쟁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팍스 로마나와는 다른 종류의 평화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잘 아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28).

그리스도의 평화는 군대나 무력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평화입니다. 깊은 산속이나, 머나먼 바닷가와 같은 피난처에서 얻을 수 있는 평화도 아닙니다.

예수님의 평화는 아버지 하나님과 하나가 되실 때 누리신 평화입니다. 예수님은 항상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사셨고 하나님의 뜻은 언제나 예수님의 삶 속에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살고,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 안에 계실 그때, 우리는 세상이 주는 것과 전혀 다른 평화, 곧 참된 영적 평화를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극심한 고난과 시련의 폭풍우 속에서도 맛볼 수 있는 신령한 평화, 어떤 원수도 빼앗을 수 없는 절대 평화입니다. 예수님은 이와 같은 평화의 소유자이셨고, 바로 자신의 평화를 제자들에게 주시마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는 죽음 앞에서도 평화를 누리셨습니다. 예수님의 흔들리지 않는 능력은 예수님과 하나님이 하나 되신 결과였습니다.

한편 그리스도의 평화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실현된 평화였습니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혼자 즐기는 달콤한 평화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 가치 있는 관계를 맺게 합니다. 참 평화는 이해와 사랑과 용서의 다리를 건설하게 합니다. 상처를 싸매어 낫게 하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고, 화해를 이루게 하는 것이 참 평화입니다.

왜 천사의 노래가 들려오지 않습니까? 탐욕과 교만과 이기심과 증오와 같은 잡초들이 평화의 꽃나무를 질식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 속에 동전 한 개가 떨어질 때 세미한 평화의 노랫소리를 듣습니다. 젊은이들이 국제 봉사단원이나 단기 선교사가 되어 세계를 향해 떠나가는 모습을 볼 때, 개미 소리만한 평화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낍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가난한 자들, 병든 자들, 무숙자들을 위해 시간과 물질과 수고를 즐겁게 바치는 모습에서 나는 그 노랫소리를 듣습니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부드럽고 친절한 말 한 마디가 전해질 때 속삭이는 듯 평화의 노래가 들려오는 것을 느낍니다.

오 하나님, 천사들의 노랫소리를 다시 듣길 원합니다. 오 하나님, 평화의 왕을 따라가는 법을 가르쳐 주시고, 화목케 하는 자가 되는 길을 배우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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