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안녕감은 행복이라는 경험에 내포된 주관성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안녕감은 곧 행복감이다. 우리는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행복하길 원한다. 현대인들은 대개 성공하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주관적 행복감이 클수록 성공과 장수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날마다 믿음 안에서 감사하는 사람은 주관적 안녕감 지수가 높다.

주관적 안녕감 지수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으로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행동 요인이 있다. 유전적 요인은 50%, 환경적 요인은 10%, 행동 요인은 40% 영향을 미친다. 이 중 유전적 요인은 타고나는 것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환경적 요인과 행동 요인은 조율할 수 있다.

환경적 요인은 주관적 안녕감에 10%밖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학벌, 직장, 집, 자동차, 자녀의 성공은 분명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데 이런 행복감에는 내성이 있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행복감이 사라진다. 하루 종일 바다가 보고 싶어 바닷가의 집을 구했다고 치자. 한동안은 바다로 인해 행복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바다는 그저그런 일상의 풍경이 될 것이다. 이렇게 환경적 요인으로 행복을 얻기란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40%의 영향력을 가진 행동 요인이다. 내가 당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가가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몸이 아플 때 병만 나으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는데 이 경우에 병은 환경 요인이다. 하지만 병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하나님께서 병을 허락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깊이 생각하면서 말과 행동을 개선해 나간다면, 아픈 동안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

주관적 안녕은 감성의 영역에 속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감성을 무시하고 이성만 존중해 왔다. 모든 일을 이성적으로 해결하고자 했기에 감성은 늘 보조 역할만 해왔다. 하지만 감성을 계속 억누르면 어느날 감성이 반란을 일으키고 횡포를 부릴지 모른다. 혹시 이성에 눌려 감성적으로 불행한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길 바란다.

불면, 짜증, 기억력, 정서적 허기는 감성 문제이다. 감성적으로 안녕하지 못하면 잠이 안 온다. 짜증도 이성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감성의 안녕이 회복되어야 짜증이 나질 않는다. 기억력의 경우, 나이 들면 기억력이 떨어진다고들 말하는데, 사실 감성적으로 안녕하지 못하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건망증을 나이 탓으로 돌리지 마라.  행복감이 클수록 기억력은 강화된다. 좋은 감정은 기억하고 싶어 하고 나쁜 감정은 망각하고 싶어 한다. 보고 또 보고, 외우고 또 외우면 기억력이 좋아진다고 채근하면서 감정을 소홀히 하지 마라. 그리고 정서적 허기는 아무리 먹어도 사라지질 않는다. 정서적 허기에 시달리는 이들은 우울증, 불안증을 앓고 있다. 허기는 폭식을 낳고, 폭식은 비만을 낳고, 비만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반대로 주관적 안녕감이 높을수록 절제도 잘한다.

오늘부터라도 감성을 존중하자. 30% 정도 날라리가 되자. 30% 정도 여유를 누리고 감성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삶을 지향하자는 말이다. 그래야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 도덕적, 신앙적, 영적, 육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느라 감성을 죽이지 말자. 용납하고 용납받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허물을 날마다 용서해 주시는데, 너와 나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갖자. 성경적으로 주관적 안녕감이 높은 사람은 바로 형제인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 김양규님은 경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김양규 한의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GoodTV에서 ‘성경적 한의학’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성경으로 보는 재미있는 한의학』『라디오 닥터, 성경적 한의학편』『몸도 마음도 독수리같이 새롭게』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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