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환자 한 분은 무릎이 아파서 내원했는데 다른 환자분들과 달리 다리와 엉덩이 근육이 유난히 말라 있었다. 그분은 힘도 없었으며 호흡기 문제인 만성 폐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질문을 하던 중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분은 젊은 시절부터 집에서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하고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 했다는 거였다. 심한 운동 부족 때문에 그분은 다른 사람들보다 근육량이 현저히 감소하고, 육체가 전반적으로 기능부전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움직임의 양이 줄어들면 우리의 몸은 어떻게 될까? 대개 우리들은 확실한 질병을 진단받을 때에만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령의 연장자들이 신체 활동 없이 가만히 있는 걸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신체의 움직임이 감소하거나 없는 상태가 지속됨으로써, 신경계와 근골격계는 물론, 심혈관계, 호흡기계, 위장관계, 비뇨기계 등 모든 내장 기관까지 모든 기관들의 기능 저하가 초래돼 발생하는 합병증 등을 통칭해 ‘부동증후군’이라고 한다.

21세기에 들어와서 많은 연구자들이 부동의 악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장기 침상 안정, 부동, 비활동 등이 생리적 변화를 가져오고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부동증후군의 대표적인 변화는 근골격계에서 일어난다고 보고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근육의 변화와 구축(拘縮)이다. 사람의 종아리 근육을 연구한 결과,  침상 안정 2개월째 12%, 4개월째 39%이 근육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근육량 감소는 근육단백 파괴보다는 근육단백합성의 감소 때문으로 보인다. 근육단백합성은 침상 안정 14일째에는 초기 수준의 50%로 감소한다고 한다.

근육량 감소가 초래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근력의 감소는 근위축의 기능적 결과이며, 이로 인해 거동이 점점 불편해진다. 바로 누운 자세로 지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심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준다. 또 누운 자세에서는 중력에 의해 체위의 아래쪽 폐엽에 분비물이 축척된다. 위쪽 폐엽이 건조해져서, 섬모의 분비물 제거가 원활하지 못해  분비물이 아래쪽으로 모이는 것이다. 또 복근이 약해지면 기침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폐렴에 걸릴 위험이 있다.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인 질병들이다.

이미 부동후증후군을 겪었을지라도,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근력이 회복된다. 그러나 회복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부동에 의해 근력이 약화되는 데 걸린 기간의 두 배 이상이다. 수개월, 혹은 수년 이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불용성 근위축과 근약화의 경우,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나이 들고 노화가 진행될수록 게을러지고 움직이는 게 귀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반대로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면서, 더 많이 걷고 운동도 더 많이 하시는 분들도 있다. 인간의 몸은 움직일 때 비로소 기능을 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으면 모든 기능에 부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 번 더 일어서고, 한 번 더 걷고, 한 번 더 밖에 나가서 적극적으로 신체 활동 하기를 바란다.

* 강태경(PT, DPT) 필자는 네이퍼빌과 나일스에서 APR 물리치료 클리닉을 운영하며, 매체를 통해 건강 운동법을 소개하고, 한인 파킨슨 모임에서 운동법을 가르친다. 문의 전화는 1-847-868-9068이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