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9:1-4, 10:17-2

기스라는 이름을 가진 농부가 나귀 몇 마리를 잃어 버렸습니다. 아들인 사울에게 나귀를 찾아오라고 일렀습니다. 아들이 하인과 함께 나귀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으나 발자국도 못 찾고 기진맥진 지쳐 버렸습니다.

사소한 이 이야기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초대 왕을 찾는 일과 연결되고, 파란만장한 이스라엘 왕국 역사의 시발점이 됩니다. 작은 사건이 큰 역사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고구려의 평강공주는 어렸을 때 잘 울었습니다. 어느 날 부왕이 울고 있는 공주에게 “너 같은 애는 바보 온달에게나 시집을 보내야겠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평강공주는 이 말을 새겨들었다가 혼기가 차자 정말 온달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실없는 한 마디 말 때문에 소중한 딸의 일생을 망치게 되었다고 왕은 땅을 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주의 내조를 받은 온달은 바보의 때를 벗고 대장군이 되어 조국 고구려를 위난에서 구출하는 공을 세웠습니다.

문짝 하나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조사해 보니 경첩을 이어 주는 작은 못이 반쯤 빠져 있었습니다. 못을 바로 꽂았더니 큰 문이 쉽사리 열리고 닫혔습니다. 크고 무거운 문짝도 실은 작은 못 하나에 매달려 움직입니다. 사울은 잃은 나귀를 찾다가 결국 나귀 대신 왕국을 얻었습니다.

성경은 인간의 작은 행동이 하나님의 큰 목적을 이루는 계기가 되는 많은 예를 보여 줍니다. 이 진리를 깨달은 다윗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나의 행보를 주의 말씀에 굳게 세우소서”(시 119:133). 행보는 발걸음입니다.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다 중요합니다. 뜻 없는 발걸음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것도 하나님은 거룩한 목적을 위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 시시한 걸 거들떠보실까?” 아닙니다. 오병이어를 기꺼이 받아 놀라운 역사를 일으키신 주님입니다.

그러므로 작은 일을 귀하게 여기고,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울은 잃은 나귀를 찾는 임무에 충실했습니다. 비록 작은 책임이었지만, 큰 특권이나 되는 것처럼 기진맥진해질 때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작은 책임 배후에 종종 큰 특권을 숨겨 두고 계시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아는 자만이 작은 일의 중요성을 헤아릴 수 있고, 큰 특권까지 누리는 그릇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작은 일의 중요성을 헤아리는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사울도 처음에는 작은 일을 계산할 줄 알았으나, 이 지혜와 믿음을 끝까지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사울의 최후는 비참한 자결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한 마디로 작은 일을 계산하는 지혜를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왕이 스스로 작게 여길 그때에 이스라엘 지파의 머리가 되지 아니하였나이까?”(삼하15:17). 사울은 왕이 된 후 점점 작은 일을 바르게 계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목적과 기회를 위해 봉사하지 않고 자기 뜻과 욕심대로 행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사울의 나귀 찾는 일을 이용하셨습니다. 그 결과 사울은 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작은 일을 이용하신 것은 사울 자신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서였습니다. 사울이 이것을 깨달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큰 기회를 부여하셨습니다. 그러나 사울이 이것을 망각하고 하나님의 목적에서 빗나갈 때 하나님도 그를 버리셨습니다. 아, 참으로 아깝고 애석한 일입니다.

우리가 늘 행하는 일상적인 일들은 시시하고 그 결과는 보잘것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때로 거기서 성스러운 역사를 일으키십니다. 작은 일에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작은 일의 배후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작은 일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십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 25:21).

그러나 작은 일 속에 있는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봉사하기를 거부하고 불순종할 때 하나님도 그를 버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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