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중 중에 70대의 한 할아버지는 만성질환인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그분은 “밥을 먹고 나면 몸이 늘어지고, 축 처져서 누워 있다가 잠들기 일쑤였다”고 말하곤 했는데, 병원에 가서 진찰받은 결과, 의사는 ‘노인성 근감소증’진단을 내렸다. 노인성 근감소증은 노년기에 겪는 퇴행성 변화 중 하나이다. 노년기에는 심신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퇴화하는데, 근육이나 근력은 물론, 시력 및 청력, 기억력 등 신체 거의 모든 부분에서 퇴화 현상이 나타난다.

장수 의학의 최근 화두는 근육

만성질환 연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장수 의학’의 최근 화두는 근육이다. 두 사람의 몸무게나 체형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체내의 근육량이 얼마나 존재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신체 건강 지표는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근육이 화두인 이유는 현대 의학에서 새로운 개념의 노인성 질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근감소증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골격이 부실해지는 골다공증과 유사한 현상이 근육에도 발생한 것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20년 전 골다공증이 처음 등장했을 때, 대다수 의사들은 골다공증이 질병인 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진단 기준에 따라 치료제를 투여하는 질병이 됐듯이, 근감소증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일상생활에서 근육량 감소를 알 수 있는 징후는 다음과 같다.
(1) 걸음 속도가 줄어든다.
(2) 앉았다가 일어나는 시간이 길어진다.
(3) 손으로 쥐는 악력이 떨어진다.
(4) 조금만 오래 서 있어도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5) 오래 서 있으면 발바닥, 뒤꿈치, 종아리가 피곤하고 아프다.
(6) 체중 변화 없이 허리 둘레가 늘어난다.
(7) 하체의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의 살이 점차 빠진다.
(8)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의자와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50대부터 근육량 눈에 띄게 줄어

50세가 넘으면 근육량은 매년 1%씩 줄어든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육량은 50대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얼마나 꾸준하게 근육량을 늘리고 유지하느냐가 노년기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 상태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근감소증은 만성질환의 원인

근감소증이 만성질환의 원인인 이유는, 다음과 같은 크고 작은 증상들이 근감소증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근감소증이 심화되면, 넘어지는 빈도수가 늘어나고, 신체 기능 장애 발생 위험이 커지며, 입원율이 증가한다. 호르몬의 변화와 신체 활동 감소, 만성 염증의 지속 등에 의해 근육이 더 빨리 약해지면서 그 자리를 지방이 채우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근육 내에 지방이 쌓이게 되면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이 분비되면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효율을 떨어뜨려 당뇨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근육량이 만성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강조되고 있다. 평소에 좋아하는 운동을 취미로 삼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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