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동안 대륙횡단을 한 끝에 2003년 5월 중순에 워싱턴 DC에 도착하였습니다. 2002년 6월에 LA를 떠나 라스베가스, 애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 아칸소, 테네시, 켄터키, 버지니아 주를 지나온 것입니다. 2003년도는 내비게이션이 없었던 때라 미국 지도 한 장 들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떠난 길을 하나님께서는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태평양 바다를 보고 떠났는데 대륙횡단을 하고 하나님 은혜로 대서양 바다를 보는 마음에 깊은 감동이 일었고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우리의 삶을, 아니 일생을 하나님께 의탁하고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지시하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고백하며 다녔습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라”(로마서 14:8).

우리의 결단은 날이 갈수록 더욱더 굳어졌고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작년 9월, LA 동양선교교회에서 전도폭발 임상훈련을 했을 때 잠시 만난 후 전화로 통화하며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셨던 김용오 집사님을 아주 반갑게 만났습니다. 우리에게 “복음 외에는 시간 낭비하지 말자”고 말했던 김 집사님을 만난 것입니다. 바울과 아굴라와 브리스길라같이 우리 세 사람은 주 안에서 굳은 악수와 포옹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복음 전하는 비전이 같은 우리들을 만나게 하셨고 동역자로 세워 주셨습니다. 주안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가 넘쳤습니다.

지구촌교회(담임 김만풍 목사)에서 6월 초순에 며칠 동안 국제 전도폭발 지도자 임상훈련이 또 진행되었습니다. 각처에서 오신 목사님들과 평신도 지도자들과 함께 우리도 강훈련을 받았습니다. 훈련받으신 목사님들이 각자 교회에 가셔서 성도들에게 전도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일 년 동안 대륙 횡단을 하면서 다닌 교회에서 만난 무수한 영혼들이 복음이 없어 고통 가운데 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임상 훈련이 끝난 후 김만풍 목사님께서 지난 일 년 간 사역을 보시고 우리 부부에게 국내 선교사로 임명해 주셨습니다. 또한 미주 전도폭발 본부의 간사로 임명해 주시고 앞으로 계속해서 진행될 미주본부사역에도 함께 동역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동안 어려움과 아픔 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직 복음을 위해 헌신한 우리에게 주시는 상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디모데전서 1:12).

복음밖에 아는 것이 없는 부족한 우리를 복되신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전하는 자로 삼아 주심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주셨던 수많은 동역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사실 일 년 동안 대륙횡단을 하면서, 평신도로 사역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평신도를 세웠다가 문제가 생길까 봐 외면과 멸시도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선교사 직분을 받았으니 앞으로 많은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참 기뻤습니다.

우리의 동역자 김 집사님은 우리에게 자기가 다니는 병원에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사역을 하면서 일 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했습니다. 우리가 떠날 때 의사인 작은 아들이 건강검진을 받고 떠나시라고 해서 받았는데 검사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도 일 년 지났으니 가자고 해서 병원에 갔는데 남편의 간 수치가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간 전문 의사에게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문 의사를 만나려면 쉽지 않아서 3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3개월 후면 우리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되는 전도폭발 임상훈련에 가야 하기에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병원의 스케줄도 조절해 주셔서 곧바로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간 경변이 시작되고 있어 무리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메디케어가 없어 검사 비용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는데 김 집사님은 병원비를 다 지불해 주면서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박 집사님을 섬길 수 있는 기회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나에게 섬기라고 하나님께서 물질을 주신 것이기에 감사할 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고 하나님의 사람을 동역자로 만나게 해주신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되는 사역을 위해서 무리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지난 1월에 애리조나에서 어떤 장로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아침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으니 오라는 곳 다 가지 말고 빨리 도망가라. 50개 주를 다니려면 건강도 생각해야지” 하고 사랑으로 권면해 주신 어르신의 말을 듣지 않고 무리한 때문이었습니다.

뒤돌아보면 잠 못 자고 잘 먹지 못하고 복음 전하는 기쁨으로 뛰어 다녔던 것입니다. 영적으로는 사용해 주심에 기뻤지만, 육신은 피곤해 지친 상태로 지내왔던 것입니다. 우리는 은혜동산이라는 기도원으로 갔습니다. 1991년도 우리 부부의 병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고쳐 주신 경험을 생각하고 하나님께 엎드렸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인 몸을 잘 관리하지 못함을 회개하면서 하나님의 능하신 손길을 기다리며 간절함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원에는 각 교회에서 여름 수양회로 온 청년들이 많았습니다. 목사님은 우리가 하는 사역을 아시고 말씀을 부탁하셔서 순종하며 전하였는데 의외로 청년들이 은혜받고 눈물로 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교회 목사님과 장로님들은 청년들이 은혜받고 회개하는 모습을 보시고 교회에 와서 간증해 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러 오신 다른 목사님들도 간증해 주기를 원하셨습니다. 기도원에서 몸을 좀 쉬면서 기도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더 바빠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기도 응답은 쉬는 것이 아니라 내일 죽더라도 오늘 주어진 사명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사도행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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