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넓게 잘 포장되어 있어서 RV로 달리는 데 너무 좋았지만, 흙먼지 바람이 앞을 가릴 정도로 많이 불어서 시야가 보이지를 않아 방향을 잃을 뻔했습니다. 텍사스 엘파소에서 휴스턴까지 가려면 752마일의 사막 길을 달려야 했습니다. 같은 땅덩어리고 몇 마일 사이인데도 지형에 따라 여러 가지 변화가 많았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광야 길을 RV에 복음을 싣고 달려가는 우리의 마음에는 깊은 감동 속에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가 넘쳐흘렀습니다. 개스 걱정하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개스 카드를 주신 김 집사님께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기도가 되어 축복하며 열심히 달렸습니다.

RV 엔진이 뜨거워져 2-3시간마다 쉬어 가야 하기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또 달렸습니다. 너무 많이 운전하는 남편의 모습이 피곤해 보였습니다. 벌써 어둑해지기에 자고 가려고 내린 곳은 시골의 작은 도시였습니다. 잘 곳을 찾다가 자동차 수리하는 곳을 발견하고 수리할 것은 없지만 하룻밤을 자고 가겠다고 하니 친절하게도 주차할 자리까지 안내해 주고 내일 아침까지 게이트를 잠그겠다고 했습니다. 외지고 낯선 곳에서 안전하게 잠을 자도록 잠자리를 예비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아침에 떠나려고 인사하니 조심해서 가라고 염려하며 손을 흔들어 주는 친절한 천사의 배웅을 받으니, 복음 전파를 위해 떠나는 순례자의 길에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이틀을 꼬박 운전하여 사막을 통과할 때 보이는 나무들은 거의 회색이었는데 휴스턴에 가까이 오니 나무들이 초록색을 띠고 자연환경이 다른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우선 RV를 쇼핑 몰에 세워 놓고 먼지투성이의 몸을 씻기 위해 YMCA를 찾았습니다. 개운하게 씻은 후 초청한 교회를 찾아 갔는데 엉뚱한 곳이었습니다. 주소가 잘못된 것을 알고 다시 30분 이상 45번 North를 타고 갔는데 그곳은 아주 딴 세상 같았습니다.

나무가 울창하고 한적한 곳에 미국교회가 있고 아름다운 공원의 호수에는 오리들이 놀고 있어서 마치 휴양지에 온 듯했습니다. 미국교회의 건물을 같이 쓰고 있는 한인교회에서 주일에 간증하기로 했기에, 하루 동안 피곤에 지친 몸과 마음을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고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편 23:1-2).

주일에 많은 성도들이 왔고 이웃 교회도 초청하여 교회 벤을 타고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부족한 우리의 삶의 결단이 많은 성도를 회개하게 하고 도전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은퇴하신 목사님의 사모님께서 방송국을 운영하시는데 우리의 간증을 들으시고 텍사스의 많은 영혼들이 들어야 한다고 하며 월요일에 방송국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평신도로서 이렇게 귀한 사역을 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사역을 하려면 건강을 돌보라고 권면해 주셨고, 교회에서 주시는 사례비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꼭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필요한 곳에 쓰기도 하지만 혹 사정이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통로 역할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들의 사역을 이미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셨기에 선한 곳에 사용하는 물질을 계속해서 공급해 주실 것이라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복음 전도의 목적 외에는 우리 자신들을 위한 그 어떤 즐거움도 멀리하는 것을 눈치채신 사모님은 사랑의 충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도 하지 않고 지나가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섭섭하시겠느냐며, 너무 자기 생각과 율법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사역하라고 권면해 주셨습니다. 우리들은 사모님의 깊은 마음을 받아들이고 주님 안에서 더 큰 자유와 감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간증 녹음을 한 후 이사라 사모님과 식당에 가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팔방미인으로 재능이 많아 못하는 것이 없는 분으로 연극, 성가대 지휘, 방송국 일은 물론 항상 가만히 있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나이 60이 넘으신 분인데 사모이기에 자제하려면 몸이 아프고 쑤셔서 집에서라도 거울 보고 울고 웃고 찬양하며 춤을 춘다고 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사랑이 풍성한 사모님은 앞으로 우리를 위한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헤어지기 섭섭해 하시면서 손 좀 잡아 보자며 덥석 잡으시고 꼭 안아 주시며 또다시 만나기를 기다린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방송 사역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신 물질을 조금 헌금했습니다. 주님 안에서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지요” (시편 133:1).

끊임없이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엄청나게 밀려오는 쓰나미가 되어 앞으로 만날 사람들의 심령에 새 힘과 능력과 하나님의 비밀을 깨닫는 또 다른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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