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 간호사·영양사

어린이의 저혈당과 비만

임신 중 고혈당으로 백합이 인슐린 과다증이 될 줄이야
백합이 만 2살 때 배뇬 의사의 저서에서 임산부의 고혈당은 태아에게 인슐린 과다증을 오게 하고, 그 결과 아기가 저혈당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읽고 너무 놀랐다. 이제까지 백합에게 저혈당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 했다. 배뇬 의사는 “엄마의 고혈당은 그대로 태아에게 전해져 태아의 췌장을 자극시키고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게 하면서 태아의 인슐린을 분비하는 조직들이 커지게 한다”고 했다.


태아의 췌장이 엄마의 고혈당을 처리하다 보니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들이 늘어나면서 태아에게 인슐린 과다증이 생기고, 그 결과로 태아에게 비만과 저혈당이 온다는 것이다.
당뇨 임산부는 고혈당 문제로 인슐린 과다증이 있는 아기와 거대아를 낳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당뇨 임산부는 이런 아기가 태어나지 않도록 임신기간 동안 혈당검사와 식이요법을 철저히 하고 출산 즉시 아기의 저혈당을 검사한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내당능장애가 있는 임산부의 아기도 인슐린 과다증을 가지고 거대아로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나는 당시 임신당뇨는 없었지만 내당능장애로 식후 2시간 고혈당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하루 6시간은 고혈당이었으니 백합에게 인슐린 과다증이 생겼던 것이다.

 

태아 인슐린 과다증은 거대아 출산과 저혈당을 가져온다
태아의 인슐린 과다증은 산부인과에서 잘 알려진 아기의 심각한 문제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숨겨진 병이다. 태아의 인슐린 과다증은 임산부의 고혈당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결과 가장 많이 나타나는 문제는 거대아 출산과 아기의 인슐린 과다증, 저혈당이다.


태아 인슐린 과다증으로 인해 비만한 아기가 태어나는 이유는 인슐린은 살을 찌게 하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태아의 과다하게 분비되는 인슐린은 엄마의 고혈당을 지방으로 빨리 만들어 저장해버린다. 태 속에서 운동도 못 하니 지방이 저장되는 대로 크게 태어난다.


백합은 나의 고혈당으로 생긴 인슐린 과다증 때문에 태 속에서 비만해지고 있었다. 임신 말기에 몸무게가 너무 늘어 농구공 만한 배를 붕대로 감고 두 손으로 받치고 다닐 정도였다. 그때 아기가 너무 크고 있다는 것과 아기에게 인슐린 과다증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백합이 4.1kg의 거대아로 태어난 것만 보아도 인슐린 과다증이 있는 것이 확실했으나 의사도 나도 아기가 무사히 태어났으니 모든 게 정상인 줄 알았다. 태아의 인슐린 과다증은 태 속에서도 태아에게 저혈당을 일으켜 태아의 뇌와 신경과 성장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태아의 인슐린 과다증은 태어난 후에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 아기에게 저혈당을 일으키며 뇌와 신경이 한창 증가하는 신생아시기에 뇌와 신경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간질, 경기, 불면증, 짜증 같은 증세가 올 수 있다. 태아의 인슐린 과다증은 아이의 일생 동안 계속 따라다니며 여러 가지 정신적·육체적 문제를 일으킨다. 결국 췌장이 지치면서 어린 나이에 성인당뇨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

 

백합은 태어날 때부터 저혈당 증상을 보였다
임신 말기에 백합이 유난히 밤중에 발길질을 심하게 해서 자다가 여러 번 깨어났다. 나는 밤에 잘 때 분명히 혈당이 낮았을 것이며 동시에 백합의 인슐린 과다증으로 온 저혈당 때문에 백합의 혈당이 더욱 떨어져 괴로워서 발길질을 했을 것이다.


백합이 태어난 후 45분만에 젖을 물리니 얼마나 세게 빨아대던지 “이 아이 식성 정말 좋네” 하면서 웃었다. 지금 돌아보니 아기가 배가 많이 고팠던 것이다. 혈당이 많이 낮았다는 이야기이다.


태어난 지 3일 만에 백합을 집에 데리고 왔는데 어찌나 배가 고파 하는지 1시간 반마다 젖을 먹였다. 다른 아기들은 밤에 두 번 젖을 먹였는데 백합은 네 번이나 젖을 먹였다. 젖 달라고 울 때는 아주 높은 고음으로 신경질적으로 짜증스럽게 울었다. 백합은 인슐린 과다증이 있어 혈당이 빨리 떨어져 그렇게 배가 고팠던 것이다.


기저귀를 갈 때마다 백합의 뚱뚱한 넓적다리를 보면서 “너 이 다음에 커서 왜 이렇게 넓적다리가 굵냐고 엄마를 원망하지 마라. 넌 태어날 때부터 이랬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다리는 나의 고혈당 때문에 온 비만이었다는 것을 아이가 두 살 되어서야 알게 되었으니 이 엄마는 죄스럽기 한이 없다.


백합이 어렸을 때 나는 저혈당으로 항상 아프고 기운 없이 하루하루 살았기에 백합의 어린 시절 저혈당 증상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저혈당이 있는 아이들은 귀앓이, 천식, 아토피, 기관지염, 알레르기가 많다 백합도 아토피가 있었고 귀앓이를 자주 했고 첫 번째 귀앓이 때 페니실린을 먹였더니 온몸이 빨갛게 두드러기로 뒤덮였다. 페니실린 알레르기였다. 지금도 계절 알레르기로 고생한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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