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민족의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어야 온전한 복음 전해질 수 있어

구약은 원래 그것을 처음으로 받은 백성들의 언어인 히브리어와 일부는 아람어로 쓰였고, 신약은 그리스어로 쓰였다. 이후 복음이 전 세계로 전파됨에 따라, 각 민족의 언어로 된 번역본들의 필요성이 증가했다. 한글 성경이 번역됨으로써 한국에 복음이 널리 전해지고 한국의 교회가 부흥하였듯이, 각 민족의 언어로 성경이 번역돼야 온전한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 (이효정 기자)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의 번역

<한글 성경>

1882년 최초의 한글 성서인 누가복음(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과  요한복음에 이어 1887년에 신약 전체의 번역을 완료하여 「예수셩교젼셔」가 출판되었다. 한국에 선교사로 온 존 로스 목사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번역한 최초의 한글 신약전서이다. 먼저 한국인 번역자들이 중국어 신약(1852년)을 보면서 한국어로 번역하였고, 로스 목사와 매킨타이어가 한국어 번역문을 그리스어 개역 및 영어 개역과 철저하게 대조하면서 검토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번역하였다.

신명 번역으로는 ‘하늘’과 ‘님’에서 찾은 말로 ‘하느님’ 또는 ‘하나님’을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중국어 번역은 주로 상제(上帝) 또는 신(神)으로 번역하고 있었다. 로스는 이렇게 기록했다. “한국인에게 ‘heaven’은 ‘하ᄂᆞᆯ’[hanal]이고, Lord 혹은 prince는 ‘님’[nim]이다. ‘hananim’은 어느 곳에서든 위에서 다스리시는 분이고, 지상에서 가장 높은 분이라고 조선인들이 알고 있는 낱말이다.”

이 번역을 위하여 스코틀랜드 성서공회와 영국 성서공회가 경비를 지원하였고, 스코틀랜드 교회들도 지원해 주었다. 「예수셩교젼셔」를 통해서 한국에 복음이 널리 전해졌고, 교회가 시작되었다.

<영어 성경>

1382년 존 위클리프 (John Wycliffe)는 라틴어로 쓰인 성경 전체를 영어로 번역하여 영어 성경을 만들었다. 당시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아 이 성경은 필사본으로 대중에게 전해졌다. 위클리프는 신앙의 유일한 표준은 교회가 아니라 성경이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가 번역한 영어 성경 덕분에 그 당시 성직자들만 읽을 수 있었던 성경을 일반 성도도 읽을 수 있게 되어 종교개혁의 불씨가 되었다.  존 위클리프는 사망 후 31년이 지난 1415년, 콘스탄츠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몰려 그의 저작들은 불태워지고 그의 무덤이 파헤쳐졌다.

위클리프 성경의 영향을 받은 틴데일 성경(1525-1535년)은 히브리어, 헬라어 원문을 기초로 윌리엄 틴데일(William Tyndale)에 의해 번역된 영어 성경이다. 구약 일부(창세기에서 역대하까지)와 신약이 번역, 인쇄되어 영어 성경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언어로 성경을 소유하고 성경 말씀을 읽게 되면, 교회의 권력과 재정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성직자들은 영어 성경을 가진 사람들을 핍박하였고, 윌리엄 틴데일은 화형당했다.

카버데일 성경(1535년)은 최초로 전문 인쇄된 영어 성경이다. 윌리엄 틴데일의 동료였던 마일스 카버데일(Miles Coverdale)은 틴데일의 죽음 이후 성경 번역 사업을 계속 진행하여 신구약 전체를 영어로 출판하였다.


성경 보급 사역을 하는 대표 기관들

<세계 성서공회연합회>

세계성서공회연합회(United Bible Societies)는 전 세계 성서공회들의 세계적인 연합체이다. 각국 성서공회들은 그 나라 국민들의 삶에 뿌리를 두고 더 많은 사람들이 성경 말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존 번역본을 개정하고 새로운 번역을 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초교파 기관이다.

1804년 영국 성서공회가 최초로 설립되었으며, 1946년에 13개국 성서공회가 모여 세계성서공회연합회를 설립하고 전 세계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나눌 수 있도록 섬기는 사역을 하고 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는 “모든 사람이 복음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성경이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믿기에 모든 사람들이 그들이 원하는 언어와 매체로 성경을 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한성서공회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각 나라 언어로 된 성경의 20%를 한국에서 제작, 출판하여 각국에 수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위클리프 성경 번역 선교회>

세계에서 가장 큰 성경 번역 사역단체는 미국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Bible Translators)이다. 이 선교회의 밥 크레슨 회장은 2025년까지 모든 언어로 성경 번역을 완수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크레슨 회장은 과거와 달리 성경 번역 기술의 축적과 발전에 의해서 성경을 한 언어로 번역하는 데에만 걸리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30년 전만 해도 한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기 위해서는 사역자들이 직접 그 언어를 쓰는 곳으로 가서 그 지역의 언어와 관습을 배워서 번역을 해내기까지 평균적으로 신약성경을 번역하는 데는 20년이 걸렸다. 하지만 현재는 사역자들이  직접 언어가 사용되는 지역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지역인 사역자들과 신속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함께 일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성경 번역이 가능해졌다. 오늘날 신약성경의 번역에 걸리는 기간은 8년으로 단축됐다.

그뿐만 아니라 이미 번역된 언어와 유사한 언어의 경우, 집약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거의 70%까지 정확한 번역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되어 있다.


아직 3,700여 개 언어의 성경 번역 필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에 따르면 , 2017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최소한 단편이라도 번역된 언어의 수는 총 3,324개에 이른다. 전 세계 7,097개의 언어 중에 성경전서는 674개, 신약전서는 1,515개, 단편(쪽복음)은 1,135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2017년에는 약 1천 4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20개 언어의 첫 번역이 이루어졌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는 현재 400개 이상의 번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번역된 남수단의 마반어 성경은 한국의 대한성서공회에서 제작하여 2017년 12월 13일에 봉헌되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81% 사람들이 각자 사용하는 언어로 성경이 존재할 만큼 성서 번역에 발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약 2억 9백만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3,773개의 언어로는 성서 번역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 세계의 교회는 매년 대림절 둘째 주일을 성서주일(The Bible Sunday)로 지키고 있다. 성서주일은 복음 전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경 보급 사역을 위해 기도와 후원으로 동참하는 날이다. 하나님 말씀을 읽고 싶어도 성경이 없거나, 자신의 언어로 된 성경이 없어서 읽지 못하는 세계 여러 나라에 성경을 제작하여 공급하는 사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동참하는 날이다.

(자료제공 : 대한성서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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