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브 핀치 지음 /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펴냄(2018)

 

『그 겨울의 일주일』은 아일랜드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메이브 빈치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작가가 72세에 세상을 떠난 뒤 책으로 출간되었으며, ‘아이리시 북워드’를 수상했다.

‘손님들은 있을 법하지 않은 조합이었다. 스웨덴에서 온 진지한 청년, 프리다라는 이름의 사서, 둘 다 의사라는 잉글랜드인 부부, 뭐가 못마땅한지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넬이라는 여인, 비행기를 놓쳐서 충동적으로 오게 되었다는 미국인 존, 위니와 릴리언이라는 친구 사이 같지 않은 친구, 그리고 이벤트에 당첨되어 여기 아일랜드 서부, 스토니브리지에 자리한 스톤하우스 호텔로 오게 되었지만 그 사실이 못내 불만인 부부. 이 사람들은 다 여기 무엇을 하러 왔는가?’(본문 일부)

그 겨울, 일주일을 지내러 온 손님들뿐 아니라, 호텔 주인 치키 스타는 물론이고 호텔에서 같이 일하는 젊은이들, 마을의 주민들 모두 저마다의 사연과 문제를 가지고 있다. 삶의 전환이 필요하거나 쉼이 간절한 그 때에 이들 모두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을 구심점으로 삶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고 힐링을 경험한다. 그들을 사랑한 사람들과 아일랜드의 자연이 아낌없이 힘을 보태 준다.

저자는 가감 없이, 담담하고 따스하게, 유머를 섞어가며 그들의 이야기들을 독자에게 들려준다. 캐릭터 혹은 사건의 극대화를 위한 과장이나 삭제도 없다. 특별히 선량한 사람도 그 반대의 악당도 없다. 소설이 전개될수록 시대적으로, 문화적으로, 의식적으로 해체되어 있던 각 개인들이 시나브로 서로에게 이웃이 되면서 작은 마을의 작은 호텔 속에서 아름다운 공동체로 거듭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작가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있는 듯하다. 소설의 무대인 스톤하우스의 바다, 절벽, 야생 조류를 포함한 자연의 세세한 부분까지 작가의 애정 어린 눈길이 오래 머무는 것 같다. 전통 음식, 유서 깊은 저택, 전통 음악 등 아일랜드의 전통과 문화를 아끼는 마음도 그대로 전해져 온다.

「피플」지는 ‘아일랜드가 사랑하는 작가의 이 마지막 작품은 그 자체로 고국에 보내는 러브레터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차가운 비를 피해 웃음이 넘치는 따뜻한 선술집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라고 이 책을 소개했다.

‘그녀의 유작이 된 이 소설은, 그래선지 그녀가 지금껏 살면서 경험한 모든 일과 그녀가 만나온 모든 사람과 그 순간순간의 모든 비밀이 압축된 하나의 집약체라 해도 될 것 같다,’ ‘이처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들은 삶에 대한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비밀들의 보고가 된다. 이 소설은 슬프거나 기쁘거나 각자의 음색이 각자의 선율과 리듬으로 합쳐져 불협화음마저 하나의 화음으로 통합해내는 고즈넉한 합창 같다. 삶을 격려하는, 삶을 위로하는, 삶의 비밀을 알려주는.’이라고 옮긴이는 책의 말미에 기록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메이브 빈치(1940~2012)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칼럼니스트이다. 그녀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4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1982년 『Light a Penny Candle』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Circle Of Friends』 『Tara Road』 『 Minding Frankie』 등 발표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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