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정이 있다. 남편은 감리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아내는 천주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지만, 성결교회에 이적해 와서 또 세례를 받았다. 자녀들 셋이 있었는데 고등학생 때 모두 성결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는 대학생 시절에 침례를 다시 받았다. 손주들은 모두 침례를 받았다. 

복잡하다고 할까 아니면 복도 많다고 해야 할까...... 세례나 침례는 평생 한 번 받으면 되는데 두 번이나 받았다면 처음 것은 무효가 된다는 뜻이다. 종교개혁 이후에 ‘재세례파’(anabaptist)라는 것이 있었다. 유아세례 받은 것이나 다른 교단에서 받은 세례는 무효이므로 다시 세례를 받도록 한 기독교 종파들의 이름이다. 글쓴이도 이단 종파에서 받은 세례를 무효로 하고 다시 세례를 베푼 일도 있었다. 

지난해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였다.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다섯 표어를 기독교 신앙의 근간으로 선언한 대단한 개혁이었다. 아니, 개혁이라기보다는 ‘원위치’라고 해야 한다. 기독교의 근본진리로 돌아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개혁운동은 폐해도 있었다. 가장 큰 폐해가 바로 교회의 분열, 갈등, 증오, 투쟁이었고,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목숨을 죽인 그런 전쟁도 있었다. 그것은 명백하게 기독교의 자해행위였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네 기둥 곧 ‘우나, 쌍타, 카톨리카, 아포스톨리카’ (una sancta, catholica, apostolica) 곧 일치성,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을 근본적으로 변질시키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일치운동’ 곧 에큐메니칼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 에큐메니칼 운동에 반대하여 에반젤리칼(복음주의) 운동이 대항세력이 되어 지금까지 100년 넘게 갈등을 겪고 있다. 더 있다. 한국교회에서는 하나님파와 하느님파, 성경파와 성서파, 기독교파와 예수교파, 통합, 합동, 연합, 일치, 합신 등으로 갈라져서 격렬한 투쟁을 벌여왔다. 세례파와 침례파도 그 하나였다.

성경에는 세례나 침례나 모두 ‘밥티스마,’ 라틴말로는 ‘밥티스무스,’ 영어로는 ‘뱁티즘’이다. 그런데 한국말로 초기 선교사들은 ‘밥팀례’라 했고 그 뒤에 세례로 번역했다. 이어서 침례교회가 들어오면서 근년에는 침례라는 말을 공인성경(개정개역판)에 난외에 첨가했다. 예수님 당시에는 대체로 물속에 깊이 잠그는 침례였지만 물을 뿌리거나 붓는 세례도 있었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상징한다는 점에서는 침례가 더 원형에 가깝다. 하지만 세례받은 자들이 지옥에 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제안한다. 세례와 침례를 통합하여 ‘세침례’로 단일화해야 한다. ‘침세례’는 어감이 좋지 않다. 감리교회, 성결교회, 순복음교회, 장로교회 등은 세침례란 이름 아래 현재처럼 물을 붓거나 뿌리면 된다. 침례교회도 세침례란 이름 아래 물 속 깊이 잠그면 된다. 그래야 예수님의 간곡한 기도처럼 교회의 일치성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요 17:11).  

<대표저서: 목회자의 최고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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